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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어떤 빛나는 날에. (<작은 아씨들>(2019)에서 '베스' 역을 맡았던) 엘리자 스캔런이 주연한 <베이비티스>(2019)는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시한부 삶을 사는 10대 주인공의 로맨스'의 전형을 상당 부분 벗어나는 작품이다. '사랑'이나 '우정'과 같은 몇 개의 단어로 정의될 수 없는 '밀라'의 입체적이고 변화무쌍한 감정을 엘리자 스캔런의 연기는 물론이고 연출과 각색, 촬영, 편집, 음악 등의 각 요소들이 알맞게 살려낸다. 동시에 그를 지켜보는 가족들의 무너져가는 마음, 이를테면 딸이 곧 세상을 떠날 거라는 것을 아는 데에서 오는 마음까지 놓치지 않는다. 그런 슬픔을, 그런 고통을, 동시에 그들 가운데 숨어 있는 '오늘도 빛나는 날'('Just Another Diamond Day', 삽입곡인 Vashti Bunyan의 'Diamond Day'에서)들을 <베이비티스>는 끌어안는다. 풍성한 사운드트랙, 그리고 탁 트인 바다와 끊이지 않는 파도소리가 선물처럼 다가왔다. <작은 아씨들>에서는 조연이었지만, <베이비티스>에서 엘리자 스캔런은 완벽한 주연이 된다. 영화가 끝나고 난 뒤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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