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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짧디 짧은 몇 분의 장면에는 지난 영화사의 여러 해와 달이 뒤섞인 채 담겨 있어. 이제는 자리에서 은퇴한 이름들. 이제는 이 세상을 떠난 어떤 이의 이름. 그리고 극장에서 그들을 처음 만났을 때의 감정들. 몇 번이고 들었던 대사를 그때 그 순간 다시 들을 때 전해져 오는 새로운 느낌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간들. 분명 이 순간도 언젠가는 길가에 떨어진 숱한 낙엽들 가운데 하나쯤의 것처럼 희미해져버릴지도 모르지. 하지만 어떤 것은 끝내 잊지 않고 계속해서 기억해두고 싶은 감각들로 가득해, 그것이 가능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떠올릴 때마다 너무도 생생한 것들이 아직 사라지지 않은 채로 남아 있고, 그건 단 한 개의 장면만으로도 도저히 형언할 수 없는 것들의 합으로 생생하게 다가오는 것 같아. 180분짜리 영화의 단 5분으로부터. 우리는 왜 이렇게 시간에 매여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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