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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하게 알 수 있는 건 오직 그게 계속 반복된다는 사실이잖아. 반복되는 것의 의미가 아니라 반복하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을 수도 있지. 물론 나는 과학자가 아니고 요리사니까 반복해서 요리를 할 뿐이야. 너에게 오늘 아침은 김치볶음밥을 해 주고 저녁은 된장찌개를 해 주는 거지. 다른 날 이런저런 다른 음식들도 먹겠지만 어느 날엔 또다시 김치볶음밥과 된장찌개를 먹을 거야. 그땐 김치볶음밥에 네가 좋아하는 달걀프라이를 올리거나 신선한 잎채소를 가니시로 올릴 수도 있고 된장찌개가 조금 짤 수도 있고 그래도 맛있게 먹을 거고 이런 날들이 반복되겠지." (124쪽)
-우다영, 「태초의 선함에 따르면」, 『소설 보다 : 가을 2020』
이 대화는 대체 언제부터 나누고 있었을까? 지금 하고 있는 이 생각은 언제 어디서 처음 생겨났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어느 특별한 순간이 있다. 어떤 수신인을 상정하고 쓴 누군가의 이야기가 또 누군가의 이야기를 지나 내게 오기까지의 그 많은 시간들. 만약 내게 온 어떤 생각이 다른 누군가로부터 전해온 것이라면, 그에게는 그것이 어느 때 처음 생겨났을까. 이런 것이 단지, 돌고 도는 반복의 심상에 불과할까. 아니면 이것도 그저 누군가의 기억의 일부일까. 이 이야기는 어쩌면 전부터 계속 존재해왔던 게 아닐까. ("내 인생은 마치 누군가의 기억인 것 같아."(셀린, <비포 선라이즈>(1995)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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