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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밖에서

미지의 경험이 내 삶을 씻어내도록 열어둘 수밖에: 영화 '소울'(2020)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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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신작 <소울>(2020)을 본 뒤 꼭 그런 기분을 안고 극장을 나섰다. 살아온 삶을 다시 살게 만드는 방식으로, 아직 다가오지 않은 새로운 삶을 마주하게 하면서 삶 전체를 관통하는 목적이 아니라 매 순간 살아 있다는 감각 자체의 가치를 상기시키는 이야기. 생전 세계, 재즈, 뉴욕, 세대. <소울>의 몇 가지 키워드를 이런 식으로 떠올려볼 수 있지만 실사 영화가 아니라 애니메이션만이 구현할 수 있는 방식의 스토리텔링은 숱한 걸작들을 통해 높아질 대로 높아진 기대치와 기억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보지 못한 영역이 있다는 걸 깨닫게 한다. 'The Great Before'. 음악만이 자기 운명이라고 굳게 생각해왔던 중학교 밴드부 교사 '조 가드너'의 삶은 <소울>의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는 동안 그제야 관객 자신에게로 스며와 정말로 시작된다.

*주로 데이빗 핀처 영화에서 그 진가를 보여온 트렌트 레즈너&아티커스 로스 조합의 스코어가 픽사 애니메이션에 어울릴 수 있다는 것도 아마 <소울>을 만나기 전까지는 생각지 못했던 것일 테다.

*시작을 여는 5분 분량의 단편 '토끼굴'도 귀엽다.

 

전문 브런치: brunch.co.kr/@cosmos-j/1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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