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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밖에서

영화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2021) 엔딩 크레딧곡 '할렐루야'(Halleluj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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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스나이더는 이 곡을 이미 <왓치맨>(2009)에서 쓴 적이 있고 이번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2021)의 예고편에도 'Hallelujah'는 다른 편곡으로 등장했었다. 스나이더의 특기야 주로 고딕 호러스러운 영상 연출과 고속 촬영, 그리고 R등급일 때 특히 빛을 발하는 화려하고 스타일리시한 액션에 있지만 스나이더 영화에서는 선곡도 중요하다. 이번 영화의 엔딩곡을 부른 앨리스 크로우는 <맨 오브 스틸>(2013)에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다. 엔딩 크레디트 서두에는 'For Autumn'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는데 이는 물론 자신의 딸 어텀 스나이더를 위한 말이다. 영화 중간에는 "You are not alone"이라 적힌 옥외광고가 지나가는데 그건 미국 자살 예방 재단(AFSP)의 표어다. <저스티스 리그>(2017)에서 스나이더가 포스트 프로덕션 도중 하차했던 중요한 이유도 딸의 죽음으로 인한 것이었고 이번 영화가 다시 만들어지게 된 그간의 과정들을 돌이키면 이 마지막 곡은 특히 오래도록 맴돈다.

 
https://youtu.be/PUKoUaapK9A

 
2017년에 만났어야 하지만 그럴 수 없었던 진짜 <저스티스 리그>를 이제야 본 기분을 들게 한다. 거의 유일한 아쉬움은 극장에서 관람하지 못했던 것일 텐데, 다시 생각하면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2021)가 과연 2017년에도 이렇게 제대로 만들어질 수 있었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요컨대 2017년과 2021년 극장 및 OTT 업계 상황과 동향이 많이 달라졌고 워너의 DC 확장 유니버스 역시 그때와 지금 사정이 같지 않다. 이것 역시 <아쿠아맨>(2018)이나 <원더 우먼 1984>(2020) 등을 본 이후에 할 수 있는 생각이겠지만, 결국 워너와 DC는 그간의 패착을 통해 지금의 결과물을 HBO Max로 선보일 수 있었고 잭 스나이더 역시 오히려 극장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 작품이라는 특성을 기반으로 현재와 같은 작업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는 241분 49초에 걸친 유장하고 촘촘해진 서사로 지난 이야기가 이야기 바깥과 호흡하는 방식으로 재창조될 수 있다는 걸 증명해낸다. 단순 팬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확고한 주관과 철학이 어떤 전환점을 만났을 때 합당한 결과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례로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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