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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밖에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억지로 말하지 않는 일: 영화 '비밀의 정원'(2019)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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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정원>에서 과거를 둘러싼 대화의 주체가 '정원'과 '상우'만은 아니다. 염혜란과 유재명이 연기한 이모와 이모부는 물론, '정원'의 동생인 '소희'(정다은), 엄마 '은숙'(오민애) 등에 이르기까지. <비밀의 정원>은 숲에 있는 나무 하나하나를 눈여겨보고 그것들 사이의 관계와 그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여러 인물들의 감정과 그들 사이의 시선, 침묵 등을 섬세하게 담아낸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 등에 초정되었던 영화 <비밀의 정원>은 박선주 감독의 첫 번째 장편이다. 대단한 사건이나 복잡한 플롯이 아니어도 인물의 내면을 가까이에서 바라보고 그 감정을 설득력 있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비밀의 정원>의 연출과 각본, 연기를 만나고 나면 끄덕이게 된다. 이미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서 좋은 역할을 맡아온 전석호는 물론이고 장편에는 첫 주연인 한우연의 필모그래피 역시 주목하고 기대하게 된다. 이런 영화를 볼 때, 삶이 꼭 앞으로 나아가야 하고 과거를 딛고(잊고) 현재와 미래만 바라보는 일은 아니라고 여긴다. 누군가에게는 나아가는 것보다 이 자리에서 현 상태를 유지하는 일이 더 어려운 것일 수 있다. 지난 일을 묻어두고 좋은 일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과거로부터의 상흔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자신에게 최선인 방법으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치유해내는 것. 수영장에서든 바다에서든, '정원'이 이제 그렇게 살아갈 수 있기를 힘껏 응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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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억지로 말하지 않는 일

영화 '비밀의 정원'(2019) 리뷰 | 담담하면서도 사려 깊게, 섣부르지 않은 위로를 천천히 건네며 조금씩 나아가는 이야기. 불필요한 플래시백 없이도 충분히 입체적이고, 전부 다 설명하려 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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