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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밖에서

영화 '킬러의 보디가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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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풀과 닉 퓨리의 화끈한 구강액션이 돌아왔습니다. 짠내폭발 라이언 레이놀즈와 Mother *ucker 형님의 케미가 정말 기대됩니다.

일단 이 영화는 1편이 아예 <보디가드>(1992)를 패러디한 포스터를 내놓기도 했었죠, 케빈 코스트너와 휘트니 휴스턴이 출연했던 영화죠. 보통 이렇게 코미디 성격이 강한 액션 영화들은 외적인 면에서부터 그 유머 감각이나 재치를 드러내는 경우가 많은데 예를 들면 <데드풀>은 영화 오프닝 크레딧에 쥬스 뉴턴의 1981년 곡 ‘Angel of the Morning’이 쓰이기도 했고 <킬러의 보디가드 2>도 예고편부터 선곡이 기억에 남았는데 전혀 안 어울릴 것 같은 노래나 의외의 선곡이 그 자체로 인상적이기도 하지만 장르적 틀을 깨는 역할도 하는 것 같고요.


이번에 나오게 된 속편도 제작 확정 단계부터 저는 제목이 너무 재밌었어요. <The Hitman’s Bodyguard>에서 <The Hitman’s Wife’s Bodyguard>로 이어온 거죠. 보통은 그냥 2 붙이거나 : 넣고 부제 붙일 텐데 이것도 제작진의 재치가 반영된 걸로 볼 수 있죠. 전편이 순 제작비 대비 다섯 배가 넘는 흥행을 한 덕분에 이렇게 R등급의 코믹 액션이 또 하나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1. 가장 잘하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

두 캐릭터는 자신이 가장 잘 맞는 옷을 입고 연기하는 느낌입니다. 
헐리웃에서 가장 욕을 잘하는 욕쟁이 배우는 사무엘 잭슨일 것 같아요. 상스러운 욕이든 살벌한 욕이든 입에 착착 감기잖아요. <장고>에서도 너무 좋았고, 거의 뭐 영어인데 전라도 사투리로 욕하는 느낌이에요. 그러면서도 자신의 연인에 대해서는 한없이 약한 로맨티스트 킬러죠. 
이 영화에서 라이언 레이놀즈는 액션을 하지만 사실상 리액션을 담당하는 캐릭터예요. 사무엘 잭슨과 셀마 헤이엑의 연애질(?)을 보고 역겨워한다든지, 자기는 쉬려고 안식년을 가졌는데 갑자기 총알이 빗발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든지, 심지어 다리우스와는 원수지간인데 보디가드 역할을 맡게 된 거잖아요. 이런 점에서 사실상 라이언 레이놀즈의 리액션 연기는 굉장히 탄탄하고 착 감기는 느낌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배우가 영화 안에서의 캐릭터만이 아니라 바깥에서도 아주 캐릭터와 일체가 된 듯한 이미지를 주는 좋은 예가 라이언 레이놀즈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알려진 것처럼 애비에이션 진이라는 주류업체의 대주주이기도 했었고 민트모바일이라고 우리로 치면 알뜰 통신사인 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직접 광고에도 출연하죠. <데드풀>에서도 보면 자기 출연작인 <그린 랜턴>에 대한 셀프 디스 같은 것이 담기기도 하잖아요. 수퍼히어로 영화와의 어떤 악연이랄지 하는 것, 그리고 이미 코미디 영화에서 두각을 많이 나타내왔던 자기의 필모그래피, 게다가 타고난 재치와 감각까지 더해져 최근 다시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복면가왕>에도 잠깐 나왔었죠? 코로나로 개봉을 미루고 있는 ‘프리 가이’도 점점 더 기대되네요.
보통 이런 류의 버디무비를 보면 두 캐릭터의 역할이 완전히 반대예요. 하나는 굉장히 말도 많고 거칠고 마초적인 쪽이 있으면 다른 쪽은 굉장히 신중하면서 날카롭고 촌철살인 같은 역할이 있어요. 이런 게 일반적인데, 이 영화는 미친놈이 더 미친놈을 만난 느낌이랄까요? 그러니까 그 사이에서 '이놈봐라?' 하면서 서로 더 잘났다고 이빨(?) 털고 쎈척하면서 행동으로 나서고 이런 부분에서 코믹함이나 인간적인 케미가 두드러지는 것 같아요. 다시 말해 A가 B를 살려주는 역할이 아니라 A와 B가 같이 개성과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거죠.

네, 전편에서도 이미 제대로 보여주었던 그런 매력이 이번 영화에도 온전히 발휘가 되는 것 같고 게다가 셀마 헤이엑이 합류해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가 중요한 관람 포인트일 것 같습니다. 제목부터 히트맨의 와이프의 보디가드인데 바로 그 와이프잖아요. 보통의 이런 장르 영화에서는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사이퍼 같은 전사 캐릭터가 아닌 한 여성 캐릭터들이 흔히 말하는 민폐 역할을 하거나 보호의 대상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소니아 킨케이트라는 캐릭터는 단지 다리우스 킨케이트의 아내이기만 한 게 아니라 액션 측면에서도 좋은 활약을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시리즈가 전 너무 웃긴 게, 주인공들만 나사가 하나씩 풀려있고 빌런들은 시종일관 진지하다는 거예요. 배우만 놓고 보더라도 1편에서 게리 올드만이라는 정말 살벌하고 걸출한 배우가 러시아어까지 구사해가면서 두코비치 연기를 하잖아요. 심지어 영화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농담 하나 던지지 않아요. 마치 주인공과는 다른 세계에 있는 것 같이 묘사가 되는데, 거기서 오는 대비효과도 있을 것이고, 쓸데없이 진지한 병맛미가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도 최근에 <패인 앤 글로리>에서 정말 진한 여운을 주는 연기를 선보였던 안토니오 반데라스를 데려와서 피 한방울 나지 않을 것 같은 캐릭터로 만든 부분도 영화에서 감상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네, 애초 영화의 지향점이 정말 진지하고 심층적인 범죄를 묘사하거나 아주 입체적인 플롯을 만드는 게 아니라 소위 팝콘 무비에 가까우니까, 팝콘각인 거죠. 모건 프리먼도 그렇고 안토니오 반데라스도 그렇고 캐스팅 면에서도 조연이나 특별출연 하는 분들이 돋보이는데, 제작진과 출연진도 굉장히 즐겁게 낄낄거리며 촬영하지 않았을까 짐작해봅니다.

2. 단순한 플롯, 절정에 다다른 액션의 쾌감

킬러의 보디가드 시리즈를 보면 '와 정말 어떻게 영화가 이리도 쌈박한가' 느끼는 분들 많을텐데, 그게 취할 건 취하고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린 각본의 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터폴이라는 같은 소재를 두고 <제이슨 본> 같은 영화는 얼마나 그 안에 암투와 과거가 많고 내용도 복잡하잖아요. 
과감하게 복잡한 내용을 버리고 한 인물을, 이번 영화에서는 한 커플이죠. 대상을 다른 장소로 이동시키면서 보호해야 한다는 설정만 가지고 이 모든 내용을 이끌고 가는 거예요. 1편에서는 다리우스를 헤이그 법정 재판에 출석시키는 임무였고, 2편에서는 납치된 다리우스를 구하러 가는 임무죠. 그래서 제목에 '보디가드'가 들어가는 것도 이미 그것을 전제로 하면서 영화가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네, 전편이 이런 종류의 액션 영화가 그렇기도 하지만 언론과 평단의 반응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는데 그만큼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던 건, (국내 관객 수만 170만 명인데 이 영화 수입사 작품 중에서 제일 흥행한 작품일 거예요) 말씀하신 선택과 집중을 통한 굉장히 단순하고 일관된 결과물이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배우의 재능을 너무 생각없이 낭비했다는 평가와 여름철 관객들이 기대하는 오락을 잘 충족했다는 평가가 나뉘는 것도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보호해야 한다, 라는 명료한 설정 자체를 끝까지 밀어부친 이 영화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듯합니다.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이잖아요. 노래를 기가 막히게 쓰는데, 카레이싱 쪽에 <베이비 드라이버>가 있다면 액션 장르에 <킬러의 보디가드>가 있다고 봐도 될 정도 잖아요. 전작에서는 킹하베스트의 Dancing In The Moonlight 이번 편에서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BABY ONE MORE TIME'으로 출발합니다. 초반에 마이클이 정신과 진단을 받고 안식년을 보내면서 '시크릿'을 읽고 있는 게 너무 웃기더라고요. 고등학생 때 완전 핫한 책이었는데.

보통 인물이 특정한 책을 보고 있다거나 하면 그 책의 내용 아니면 하다못해 제목이라도 어느 정도 의미 있는 역할을 하거나 상징을 찾아낼 수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의 <시크릿>은 그냥 뭐 아무거나 펼쳐놓은 걸로 봐도 될 것 같고, 요즘엔 또 <더 해빙>이란 책이 핫했다면서요? 그것보다 저는 그 정신과 의사랑 상담하는 장면 자체가 참 재밌게 다가오는데 그 한 번 꾼 꿈 가지고 굉장히 심각하고 진지하게 이야기 하잖아요. 의사도 최선을 다해서 이야기를 들어주는데, 전편을 본 우리에게는 그 상황 자체가 약간 웃음 참으면서 큭큭거리면서 보게 되는, 그게 또 배우의 힘인 것 같기도 하고요.

또, 이 영화를 보다보면 액션도 쓸데없이 와장창하는 액션이 아니라 액션 중에도 밀당이라고 해야 할까요?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는 부분도 훌륭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마디로 '할 때 제대로 하는 느낌'인데 예를 들어 1편에서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장면이 영화 후반부에 암스테르담에서 마이클이 현타(?)가 와서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스트리트바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이 있죠. 뒤에선 터지고 총 쏘고 난리 나는데 마이클이 바텐더에게 신세한탄을 하면서 푸념을 늘어놓죠. 단순히 웃긴 씬이기도 하지만 잠깐 액션을 쉬어가면서 관객도 숨을 고를 수 있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결국에는 마이클이 다시 다리우스를 구하러 가면서 '보디가드'의 책임을 다하는 것으로 마무리되고요.

암스테르담 거리가 난장판이 되거나 말거나 술집에서 병나발 불면서 술집 주인한테 한탄하는데 그 자체로 이 영화가 별로 진지할 생각이 없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 같았기도 하고요. 뒤에 가면 마이클이 그러잖아요 이제 이런 히트맨 경호는 절대 안 하겠다 아이돌 연예인 경호만 하겠다고. 보디가드의 책임을 다하긴 할 건데 이런 걸 원한 건 아니었다는 거죠.

3. 팝콘각

그저 배우들이 늙어가는 게 아쉬운 작품 (헐리우드에서 이런 케미가 또 나올 것인가)

3편 안 나오나요? <킬러의 아내의 보디가드의 아내>라든지

 

https://youtu.be/44DS0LgkW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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