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ear to be overdramatic and true to my lover"
-Taylor Swift, 'Lover'(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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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트위터에서 우연히 테일러 스위프트 팬카페를 연다는 소식을 접하고 거기 꼭 가야겠다고 생각한 게 한 달 전의 일이다. (카페 이름도 어쩌면 딱 '윌로우'인지!) 'fall in willow, Taylor Swift'라는 이름으로 10월 1일부터 3일까지 열린 카페에 다녀왔다. 생일은 아니었지만 같이 간 H와 이야기를 하면서 '생일카페'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을 들었고 그러자 공동의 덕질을 향유하는 이 풍경이 더 사랑스럽고 소중하게 다가왔다. 에코백이나 카디건 등 MD를 챙겨 온 사람들.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전시된 CD나 LP, 포스트카드 등에 연신 시선을 떼지 못하는 모습들. 카페를 며칠 대관해서 진행하는 이런 팬카페/생일카페는 대체로 수익성과는 거리가 먼데, 누군가의 조금 더 나아간 추진력이, 그로부터 나온 많은 수고가, 많은 이들의 일상에 활력을 제공하기도 한다.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일에는 그 애정이 많이 담길수록 더욱 진심으로 과몰입하게 되는 면이 있는데, 그건 다른 무엇으로 대체될 수 없고 누군가에 의해 폄하되거나 저하될 수도 없다.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는 고유하고 확실한 마음도 있다고 생각했다. (2021.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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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 날은 일종의 덕질 모먼트로 가득한 날이기도 했다. 강남 교보타워에서 'Permission To Dance'의 가사가 적힌 글판을 봤고, 작업책방 씀에서 윤혜은 작가의 『아무튼, 아이돌』(제철소, 2021)을 샀다. 덕질의 개인적이고 유구한 역사가 담긴 '작가의 책상展'을 보았고 서점에서는 저마다의 '최애' 이야기가 오갔다. 자리를 옮겨 『아무튼, 아이돌』에서 이런 문장을 읽었다. "내가 그들로 인해, 그들이 우리로 인해 행복해하는 모습을 내내 피부로 느낀 시간. 조금의 거짓도 없는 사랑이 함께했다고 나는 확신할 수 있다. 내게 추억할 시절을 남겨준 것만으로도 참 고마운 사람들이다. 그 추억 속을 같이 걷고자 돌아온 마음이 눈물 나게 소중하다." (52쪽)
https://www.instagram.com/p/CUkn4aZPpv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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