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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을 다시 들여다본 것은 꽤나 오랜말의 일이다. 책방 가가77페이지 @gaga77page 에 『그 영화에 이 세상은 없겠지만』(2018)을 소량 입고했다. 사장님과 가까운 계절의 일을 잠시 궁리했던 금요일 저녁. 한동안 묵혀두었던 글을 다시 찾아 꺼내게 하고 앞날의 계획 하나를 세우게 해준 책방 사장님에게 어떻게 감사해야 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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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하게 보자면 어차피 그것들은 다 영화입니다. 장르가 무엇이든, 어느 나라의 영화이든, 누가 어떤 이야기를 연기하고 다루어 보여주든, 스크린 너머로 바라보는 그 세상은 저와 당신이 숨 쉬며 살고 있는 여기가 아닙니다. 무엇보다 타인의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그것을 ‘우리’의 이야기라고 느낄 수 있는 건,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서도 삶을 발견하기 때문이며 어떤 순간에는 그게 마치 자신이 직접 겪은 이야기처럼 깊이 닿기 때문입니다. 영화를 ‘간접 체험’의 서사라고 여기는 까닭입니다. 간접 체험이라고 적은 건 ‘그 영화’는 결국 ‘그 세상’의 이야기라서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그 영화에 이 세상은 없겠지만, 그래도 당신과 함께 그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건 정말로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들어가는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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