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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지성은 한정되고 그 수명은 짧지만, 그가 가진 기억에 의해 인간은 정신의 불멸성을 획득한다. 인간이 인간에게 바치는 사랑은 변덕스럽고 불완전하지만 스러지는 인간은 그 사랑을 가장 완전하고 가장 영원한 "형상으로 간직"해둘 수 있다. 삶은 덧없어도 그 형상과 형식은 영원하다. 그래서 한번 살았던 삶은 그것이 길건 짧건 영원한 삶이 된다." (황현산)
삶의 가까이에서 문화와 예술을 체험하고 받아들이는 매 순간 우리에게는 작품 수만큼의 언어가 생겨난다. 그 언어들은 모두 모호함과 불확실함과 경계의 영역에 있다. 그러나 그들 각자가 내포하고 있는 삶의 정수와 누군가의 역사와 길고 긴 마음들이 마치 직접 경험해본 것인 양 자리 잡고, 어느 무렵 마주하게 될 실제 인생의 모호함과 불확실함과 경계를 통과하게 해주는 동력이 된다. 때로는 소설의 형식으로, 때로는 영화나 음악이라는 형식으로 그것들은 모두 고유한 방향으로 우리가 만나는 이상한 관념을 가장 확실하게 대신 표현해주는 강력한 언어가 된다. 그런 건 다 의식주에 필수적이지는 않은 것들이지만 어떤 관문을 지나는 순간 그걸 떼어놓고는 삶을 상상할 수 없다.
우리가 우리 안에 있는 것들 가운데 아주 작은 부분만을 경험할 수 있다면, 나머지는 오직 타자를 통해서만 경험된다. 이 '타자'에는 그 자신 뿐 아니라 그들이 지어낸 이야기도 포함된다. 한 사람의 세계는 계속해서 세계 바깥과의 상호 작용을 통해서만 확장된다. (2022.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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