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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에는 사건이 많았다. 직선적인 사유와, 그 사유에 최적화된 시간관념이 확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든 사건은 나를 둘러싸고 지속되었다. 나를 에워싸고 있는 영사기 사이에서, 움직이는 이미지는 오직 나였다. 나만이 움직였다. 그리고 움직이는 나를 바라보는 어른들, 그들의 시선이 나를 따라 작동했다. 나와 타인의 세계 사이에 사랑의 시선이 있었고, 그 시선이 마주치거나 엇갈릴 때 그 흔적을 따라 궤도가 탄생했다. 그리고 궤도가 천천히 일직선으로 맞춰졌을 때, 나는 그 사건들을 ‘기억’하기 시작했다.”
-이유운, 『사랑과 탄생』에서 (1984BOOKS, 202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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