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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덕질은 아이돌과 내가 얼마나 연결돼 있는지를 따져보며 셈하는 일이 아니다. 특별한 성취 없이도 행복할 수 있는 순수가 아직 내 안에 살아 있음을 반갑게 확인하는 일에 가깝다."
-윤혜은, 『아무튼, 아이돌』, 제철소, 2021, 1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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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종종 예술이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말을 듣곤 한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예술은 우리의 도덕 풍경을 조성하고 타인의 삶 내부를 우리 앞에 펼친다. 예술은 가능성을 향한 훈련의 장이다. 그것은 변화의 가능성을 꾸밈없이 드러내고 우리에게 다른 삶의 방식을 제안한다."
-올리비아 랭, 『이상한 날씨』, 이동교 옮김, 어크로스, 2021,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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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대상)을 좋아하는 일에는 보상이 따르지 않는다. 중요한 건 마음 자체에 있다. 좋아하는 것(행위)을 계속하다 보면 결국 나를 사랑하는 능력을 제고하게 되고, 소중한 유무형의 것들을 누군가와 공동으로 향유하고 추구하는 일은 끊임없이 타인을 단순하게 평가하는 사회에서도 자신을 주체적으로 복잡한 취향을 가진 존재로 만들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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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좋아하는 것을 함께 좋아하는 마음'들에 대해 생각했다. (이번엔 있었지만) 흔히 '생일자 없는 생일파티'라 불리는 것을, 돈이 되지도 않고 몇 날 며칠을 고생해야만 하는 일을 지속하는 마음을, 무언가/누군가를 진정 좋아해 본 이라면 어렵지 않게 가늠할 수 있다. '덕질'이 그 자체로 일상을 바꿔주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그것의 토양이 되는 문화와 예술과 엔터테인먼트는 내내 겪어보지 않은 이야기들을 눈앞에 펼쳐 놓는다. 내내 음악이 울리고 퍼지는 작은 공간에서 빛나는 얼굴들과 마음들을 만났다. 어쩐지 주말 내내 날씨가 좋다고 생각했다. (2023.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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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진글 #크고불확실한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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