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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 머문 이야기

김형경 심리 에세이 '사람풍경'(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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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풍경』을 읽으며 분야는 판이하게 다르지만 형식과 장르적인 측면 그리고 책 전반에 대한 감상의 측면에서 룰루 밀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곰출판, 2021)를 떠올리기도 했다. 저자의 경험을 '어류'라는 계통 분류에 대해 지나치게 확장해서 적용한 결과 다소 치밀하지 못한 비약에 이르렀다는 인상을 받았던 바 있다. 『사람풍경』  역시 감정을 먼저 분류하고 (예: Chapter 1 - 무의식, 사랑, 대상, 분노, 우울, ... , Chapter 2 - 의존, 중독, 질투, 시기심, ... ) 여행기를 거기에 접목한 책의 구성을 미루어 볼 때 저자가 매료된 정신분석 자체가 먼저이고 거기에 여행지에서의 소회를 도식적 내지 자의적으로 적용한 것이 아닐는지 생각하게 된다.

그럼에도 저자 본인의 심리에 대한 서술은 소설가의 문장답다고 여겨지는 대목도 있었고, "끊임없이 욕망하는 이기적이고 불완전한 존재"(337쪽)라는 인간에 대한 자조와 "생이란 그 모든 정신의 부조화와 갈등을 끊임없이 조절해 나가는 과정"(338쪽)임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수긍되는 면도 있었다. 사소하게는 요즘 산문집과 에세이의 경향성에 비해 훨씬 긴 호흡의 글들로 이루어진 책이라는 점은 마음에 들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의 감정을 긴 호흡의 문자언어로 풀이해 가는 과정은 그 자체로 어떤 글쓰기의 가치 내지 글이 갖는 힘과도 맞닿는 면이 있을 것이기도 하겠다. (2024.09.05.)

참고: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후기를 기록(2022.03.05.)한 적 있다.

"(...) 그러나 ‘어류’라는 분류에 관해서 제기되는 책 후반부의 서술은 일면 주제의 비약 혹은 저자의 사적인 의미 부여로 다가오는 측면도 적지 않다. 우리가 알고 믿어온 것이 불변의 진리이기만 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시사점을 제시하지만, “어류가 조류나 포유류 등과 달리 하나의 분기군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고 측계통군으로 이루어져 있다”라는 점이 사람의 직관을 틀린 것 혹은 단지 편의를 위한 것으로 전부 취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분량의 한계를 고려하더라도 비약이 있다. “과학은 늘 내가 생각해왔던 것처럼 진실을 비춰주는 횃불이 아니라, 도중에 파괴도 많이 일으킬 수 있는 무딘 도구라는 것을 깨닫는”(267쪽) 과정이 비교적 충실하게 짜인 것과 달리 오히려 이론적 치밀함에는 이르지 못하는 듯 읽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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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cosmos-j/1620

 

여행기와 정신분석이 결합된 소설가의 에세이

김형경의 '사람풍경'(예담, 2006)을 읽고 | 김형경, 『사람풍경』(예담, 2006)을 읽고(사람풍경에서 2012년 재출간된 책으로 읽었다) - 트레바리 [씀에세이-노트](2024.09) 글쓴이의 서술을 따라가면서

brunch.co.kr

https://www.yes24.com/Product/Goods/6430217

 

사람풍경 - 예스24

『사람품경』은 소설가 김형경의 첫 번째 심리 에세이이다. 20대 중반부터 정신분석이나 심리학 책을 읽던 저자는 `인간의 마음을 쉽고 재미있게, 그러면서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설명해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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