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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신다면 이 글을 패스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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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선 님의 이번 단독 콘서트 '요란: Tempest'는 몇 개의 막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혹시나 세트리스트가 궁금하신 분은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별도의 공유 노트 링크를 아래와 같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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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중 규선님이 막의 각 제목들은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인용하거나 차용한 것이라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간혹 사소할 수 있는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덕질의 묘미 중 하나라면 바로 그 원전을 찾아보는 것이겠죠, 그래서 퇴근길에 서점에서 책을 구입했습니다. 워낙 오래되고 유명한 고전 of 고전인 만큼 번역도 다양하게 나와 있지만, 만만한(?)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시리즈로 만났습니다.
몇 가지 단서를 찾을 수 있었는데요, 사실 책을 "읽었다"라기보다는 막의 제목과 비슷한 내용 또는 힌트 또는 그 무엇 - 단어/문장 - 을 찾기 위해 책 페이지를 눈으로 이리저리 넘겼다고 하는 게 정확할 것 같습니다. 콘서트를 관람하신 분 중 이미 『템페스트』를 읽은 분이 있다면 둘을 연결 지어 생각해 보는 것도 흥미롭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용의 세부는 여러 가지로 다를 수 있어도 배 위에서 펼쳐지는 장면들이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은 있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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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 발췌한 페이지는 문학동네 판본(이경식 옮김, 2009)을 기준으로 합니다. 그 외 수많은 번역이 존재하므로, 문장의 어감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더라도 참고적으로만 봐주세요. 아마도 등장인물의 이름 표기도 번역마다 다를 듯합니다. 예: 시배스천, 세바스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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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막: "우리는 꿈으로 만들어진 존재"
4막 1장에서 푸로스퍼로가 아들 미랜더에게 이야기하는 대목 중 짧게 지나가는 내용입니다. "우리는 꿈과 같은 존재이므로 우리의 자잘한 인생은 잠으로 둘러싸여 있다."(101쪽) 맞는 말이네요. 잠으로 둘러싸여 있다,,, 잠으로 둘러싸여 있지만 내일은 출근해야지,,,
공연에서는 1막에 해당되니까 이제 슬슬 규선 님의 노래와 무대에서 펼쳐지는 연주, 퍼포먼스 등으로 관객을 둘러싸는 순간을 생각해볼 수 있을 듯합니다. 더불어 우리가 왜 '이야기'를 읽고 듣고 향유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본다면 '꿈으로 만들어진 존재'라는 표현이 그 자체로 은유적으로 기능할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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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막: "이 황금빛 모래로 오라, 그리고 손을 맞잡으라."
"이 노란 모래사장으로 와서 손을 잡아라."(33쪽) 책에서는 좀 더 간명한 문장으로 서술되어 있는데 1막 2장에서 에어리얼의 노래입니다. 손을 잡는다는 말은 2막에서 '밤의 정원'과 '순례자' 전후로 규선 님이 토요일, 일요일에 들려주셨던 멘트 내용들을 겹쳐서 돌이켜보게 됩니다. 쉽사리 설명하기 힘든 고통과 불안을, 우리는 저마다 비슷한 방식으로 겪어보았기 때문에 우리(룸메이트)는 그리고 심규선은 서로를 판단하지 않고 오직 사랑하기 때문에, 황금빛 모래가 비록 쉽게 휩쓸리거나 허물어질 수 있을지라도 그곳에서도 우리는 손을 맞잡을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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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막: "내가 깨어났을 때, 다시 꿈꾸고 싶어서 울었습니다."
3막 2장에서 캘리밴이 섬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목 중에 있습니다. "그러나 잠에서 깨어나면 다시 꿈나라로 돌아가고 싶어서 몸부림친답니다."(83쪽) (원전에서도 3막, 공연에서도 3막이군요) 이번 콘서트에서 3막은 앵콜이 있기 전, 그러니까 "앵콜이 없다는 가정 하에" 마지막 '막'에 해당되니까 만약 앵콜이 없었다면 정말 다시 돌아가고 싶어서 엉엉 울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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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막: "과거는 모두 서막에 불과하니, 앞으로 다가올 일들은 우리에게 달려 있어요."
앤토니오가 시배스천에게 말합니다. (...) "지나간 일은 이것의 서막이며, 앞으로 남은 부분은 당신과 나의 연기에 달려 있어요."(56쪽) 우리가 너무나 인상적인 영화, 책, 드라마, 음악 등을 만난다면 그 순간 우리의 일상은 그것을 만나기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됩니다. 좋은 작품은 그래서 삶을 후벼파고 감정을 뒤흔들어 놓습니다. 우리는 그 이후를 살아가지만, 해당 작품을 만나기 전과는 분명 다른 '우리'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막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영문이 같이 적혀 있습니다. 저마다의 의미로 생각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사실 각각의 막을 이루는 문장을 일일이 해석해 가면서 공연과의 연관점을 찾지는 않아도 됩니다.
-인터미션 시에 볼 수 있었던 "바람은 이제 별들처럼 조용합니다"는 제가 못 찾은 것일 수 있지만 『템페스트』의 직접 인용은 아닐 수 있겠다고 여겨집니다. 그리고 공연이 끝나고 난 뒤 볼 수 있었던 "우리의 축제는 이제 끝났습니다. 나의 영혼은 조화로 가득 차 있습니다."에서, "우리의 축제는 이제 끝났습니다."라는 대목은 『템페스트』의 문장이 맞습니다. 위 1막에서 소개한, 푸로스퍼로가 미랜더에게 하는 말(4막 1장)에는 "이제 우리의 잔치는 다 끝났다"라는 문장도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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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페이지를 넘기다가 또 마음에 들었던 문장도 나눠봅니다.
저는 19일(토), 20일(일) 공연에 참석했고 일정상 26일(토), 27일(일) 공연은 참석하지 않는데요, 남은 회차의 각 항해들도 저마다의 의미와 방식으로 특별한 기억으로 자리하기를 바라봅니다.
"우리는 이미 지나간 슬픔으로 우리 기억의 짐을 무겁게 하지는 마십시다."(1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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