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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적끄적

'그것'만으로 전부를 평가하는 건 좀 곤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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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전부터 자주 생각하게 되는 것이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걸 볼 때. 긴 인터뷰 영상에서 앞뒤 흐름과 맥락을 제외한 특정 발언만 가지고 그 사람(인터뷰어 또는 인터뷰이)의 사상이나 가치관을 재단하는 일이라든지. 영화에서 특정한 대사나 특정한 신 하나를 두고 그 영화를 만든 사람의 정치관이라든지 혹은 그 작품 전체를 재단하는 일이라든지.
나아가 유튜브 댓글이나 소셜미디어(X, 인스타그램 등)의 여러 게시물을 보다 보면 리뷰나 비평, 평론에 대해 부족한 이해를 가지고 있거나 그것에 대해 전적으로 오인하는 사례들도 많이 눈에 띈다. 가령 평론가가 "대중의 입맛을 만족"시켜야 한다든지(?), 균형 잡힌 평가를 해야 한다든지(??). 대표적으로 관객 혹평이 많은 작품에 대해 어떤 사람이 (당연히 무조건 호평만 하지도 않았지만) 영상 등에서 좋은 쪽의 이야기를 하면 거기에 광고를 받은 것 아니냐느니, 평론가 자질이 없다느니 하는 반응을 남기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그것들은 하나같이 특정한 정답, 그것도 자기 입맛에 맞는 답을 상정하고 타인의 것을 자신에게 끼워 맞추려 한다. 사실과 다른 부분을 지적, 적시하거나 반론을 제기하면 편을 가르거나(예: 당신이 000 빠여서 그렇다, 특정 성별이어서 그렇다 등)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기까지 한다.
내 기준에서, 그건 '의견'으로 보이지 않는다. 단지 '리액션'일 뿐이다. 타인의 직업의식과 거기 담긴 노고를 폄하하는 것도 의견이라면, 나는 그런 댓글을 다는 사람들을 얼마든지 폄하할 수 있다. 직업 평론가도 아닌 그저 개인 계정에 리뷰 끼적거리는 아무개 입장에서도 상술한 '리액션' 들을 보면 그 몰이해의 간극을 어디서부터 좁혀야 할지 감이 안 잡히는 면이 있다. 결정적인 문제는 그런 댓글 또는 게시물을 쓰는 사람들이 대개 별다른 숙고 없이 즉각적으로 판단하고 자신이 본 대로만 타인을 재단한다는 데에 있겠지만, 점차 타인(작품 포함)의 세계 앞에 문을 열어두려 하는 아량 자체를 가지려 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는 염려도 든다.
 
(...)

 

https://brunch.co.kr/@cosmos-j/1687

 

좋아하는 것만 이해하는 사람이 되지는 않았으면

'그것'만으로 전부를 평가하는 건 좀 곤란해 | 꽤 오래전부터 자주 생각하게 되는 것이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걸 볼 때. 긴 인터뷰 영상에서 앞뒤 흐름과 맥락을 제외한 특정 발언만 가지고 그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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