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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곁에 음악이 있다는 것, 그걸 가슴으로 들을 수 있다는 것. 슬며시 다가와, 반드시 치유해줄 거라는 확언 같은 것은 하지 않은 채, 몸을 가만히 적시며 너만이 느끼는 그 고유한 슬픔을 낫게 해 줄 거라고 ('try to fix you') 다감히 이야기 건네는 것. 확신하지는 않은 채로 그러나 포기하지는 않는 ('I will try') 것. 눈을 감은 채로 혹은 누군가를 부둥켜안으며, 혹은 빛을 바라본 채, 보이는 것을 듣고 또 들리는 것을 보며 시공간을 가득히 느끼게 해주는 것. 음악이 하는 일이란, 너는 혼자가 아니라고, 너는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거라고 말하기. 다만 먼저 말하는 게 아니라 들을 때까지 한없이 거기서 기다릴 줄을 아는 일이다. 무작정 잡아끌지 않고 내가 걸음 할 수 있을 때까지 눈짓만 해주는 ('guide you home') 것. 세계 어디에서든, 언제라도 들을 수 있는 음악이 있다는 것. 눈을 감고 있어도 빛은 느껴진다. ('Lights will') 노래는 멈추지 않고 마음에 산다. 음악도 흐른다 하고 삶도 흐른다 하듯이. '귓가에 맴도는 멜로디를 듣고 있을 때 / 물에 번지는 이름 / 살아 있자고 했다' (안미옥, '아이에게', 『온』에서) 한 계절의 기척을 다 보내고 나서도. 다시.
(2018.12.02)
(2018.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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