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카다미안 썸네일형 리스트형 [1인분 영화] ‘환상의 마로나’ – 행복했던 것처럼 회고하기(하) (2020.12.14.) (...) 위와 그 결은 서로 다르지만, 역시 인간 기준에서의 물리 법칙들을 대부분 다 거스름으로써 ‘마로나’의 시점에 한층 가까워집니다. 가령 ‘마로나’의 두 번째 주인인 ‘마놀’은 곡예사입니다. 거리에서 각종 재주를 뽐내며 사람들에게 팁을 받는 그는 처음 ‘마로나’의 주인이 되었을 때 ‘마로나’가 보기에 아주 신기하고 낯설어 보였을 거예요. 그래서 ‘마놀’을 는 키가 몇 미터도 되었다가 팔이 여러 개였다가 연체 동물이라도 되는 양 신체 이곳저곳이 자유롭게 접히고 굽어지는 등 애니메이션을 통한 곡예 자체로서 묘사합니다. ‘마로나’가 첫 주인으로부터 팔린 뒤 도시의 낯선 사람들과 시가지의 위협적인 풍경들을 마주할 때 역시 사람들의 눈은 주로 빨갛거나 초록색으로 표현되어 있고 몸과 몸 바깥의 구분이 명확하.. 더보기 [1인분 영화] ‘환상의 마로나’ – 행복했던 것처럼 회고하기(중) (2020.12.11.) (...) “여기는… 영점의 영점이다. 무가 되는 순간. 아스팔트 위의 얼룩. 이름도 없고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는.” -영화의 첫 내레이션 ‘사람들이 죽을 때는 그런다고 들었다’라며 ‘마로나’는 인생이 영화처럼 스쳐가듯 자기의 생이 지금 스쳐간다고 말합니다. ‘마로나’는 시작부터 인간에게 개가 표현할 수 없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려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여기에는 자신의 출생 이전 즉 부모가 서로 만나기 전의 이야기까지 시각적 이미지로 담겨 있기 때문에 ‘마로나’ 스스로는 다 알 수 없는, 일종의 전지적이고 초월적인 시선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Fantastic Tale’이기도 한 것이겠지요.) (...) (2020.12.11.) [1인분 영화] 12월 다섯 번째 글은 '행복했던 것처럼.. 더보기 [1인분 영화] ‘환상의 마로나’ – 행복했던 것처럼 회고하기(상) (2020.12.09.) (...) 여러 번 주인이 바뀌어가며 떠돌며 살았던 '마로나'의 삶은 과연 행복했을까요. “다들 괜찮다면 내 생의 영화를 돌려보겠다”라며 의 이야기는 ‘마로나’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선명하게 끝난 자리에서부터, 다시 처음의 기억을 향하여. 만약 ‘떠돌며 살다가 차에 치어 죽었다’라는 명제가 행복하지 않은 삶이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면 그럼에도 거기 ‘내 생의 영화가 있다’라고 하는 건 태어남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순간들에 그래도 행복한 일들도 있었다는 뜻이 아닐는지. (...) (2020.12.09.) ⠀ [1인분 영화] 12월 네 번째 글은 '행복했던 것처럼 회고하기'(상)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9)에 관해 썼다. 전문은 구독자 이메일에서. 더보기 떠돌이 개의 삶을 간접체험한 사람이 되었다: 영화 '환상의 마로나'(2019) 리뷰 (2019)는 여러 주인을 만나 네 번에 걸쳐 이름이 바뀌고 각기 다른 환경을 겪으며 산 떠돌이 개의 회고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아홉, 아나, 사라, 그리고 '마로나'. 각각의 이름으로 호명되는 동안 '주인'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개를 떠나거나 보내거나 버린다. 그러나 따뜻하게 핥아주는 엄마 개의 혀, 주인이 주는 우유 한 잔 같은 작은 데서 행복을 찾는 '마로나'는 주인들의 뜻을 거스르거나 저항하지 않고 때로는 체념하듯 때로는 '이럴 줄 알았다'라고 여기듯 새로운 관계들을 만나고 변화된 국면을 받아들인다. 개의 시점에서 생을 회고하는 구성 자체에 머무르지 않고 사람의 피부가 파랗거나 눈이 빨갛게 되어 있는 식으로 '개의 시점'을 상상하듯 구성해 의 작화는 매 순간 역동적이고 프레임 전체를 구성하는 세부..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