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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편의 영화가 만들어지는 데 필요한 구성 요소는 단지 그런 사건과 인물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구성하고 어떤 방법으로 담아내는가 하는 데 있다. 딱 지나가던 행인들이 목격할 수 있을 만한 정도의 거리를 두고 <아이리시맨>의 카메라는 ‘프랭크’의 투박하고 거친 폭행을 한동안 지켜본다. 그건 곧 관객의 시선이기도 하다. <아이리시맨>은 스코세이지 감독의 20세기 역작들과 달리 활력과 카리스마보다는 쓸쓸함과 씁쓸함을 가득 풍긴다.
영화의 화자이자 주인공인 ‘프랭크’는 미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지나며 자신이 몸담았던 일이 그 중심에 있었음을 회고하지만 정작 ‘프랭크’는 진정한 주인공이 아니라 말단 행동대원 정도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조직의 2인자 같은 인물이 되기는 했지만 그는 시종 수동적이고 견해를 드러내지 않는다. 오히려 그 점이 <아이리시맨>이 말하고 싶은 바를 강화하는 기능을 한다. 표면적으로 보여주는 것과 그 이면에 담긴 것이 다를 수도 있는 것. 이것도 시네마의 한 역할일 것이다. (...)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6월호 아홉 번째 글은 '무엇이 영화였고, 영화이며, 영화일 것인지'라는 제목으로 영화 <아이리시맨>(2019)에 관해 썼다. 전문은 구독자 이메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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