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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밖에서

지금 가장 보고 싶은 영화: '내언니전지현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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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장 보고 싶은 영화는 <내언니전지현과 나>다. 1999년 출시된 게임 '일랜시아'에 '아직도' 남아 있는 유저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다. [1인분 영화] 글, 그리고 피드에서 언급한 적 있는 이 작품은 나름대로 컴퓨터 게임에 오래 그리고 깊이 몰두했던 내게 오랜만에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기의 의미를 생각하게 했다. '인디다큐페스티발'에서 상영되었다는 소식을 뒤늦게 접한 탓에 이 영화를 극장에서 만나볼 기회가 과연 생길까 노심초사하며 보지 않은 영화에 사랑에 빠지는 기분을 또 오랜만에 느끼기도 했다.

'일랜시아'의 십수 년차 유저이기도 한 감독에게 어떤 사람은 익명 뒤에 숨어 '근데 왜이렇게 병적으로 집착하는 이유가있나요 ??' 같은 한심한 댓글을 달았다. 문장 자체도 마음에 들지 않지만 자기 취향에 깊어본 적 없는 사람은 그 어떤 작품도 콘텐츠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인터뷰 같은 것도 안 찾아봤겠지. 모두의 취향에 맞는 것 같은 건 없고 그럴 필요도 없지만, '다른 것이 다른 사람에게 좋을 수 있음'을 생각하지 않는 일은 '틀린' 일이다.

감독님의 트위터를 통해 7월에 열리는 인디포럼에 <내언니전지현과 나>가 장편 부분 초청작에 포함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인디포럼은 오는 7월 23일(목)부터 27일(월)까지 인디스페이스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당연히 상영시간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는데, 만약 평일 낮 시간에 배정된다면 그 날 월차 쓰고 <내언니전지현과 나> 보러 갈 거다.

일랜시아 홈페이지에 무려 12년 만에 '여름 이벤트' 공지가 올라왔다는 소식도 들었다. 상업 영화도 아니고 메이저 영화제에 초청된 것도 아닌 다큐멘터리 한 편이 그 공지를 이끌어낸 공로를 전부 가지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의 오랜 움직임, 지치지 않고 자신의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움직여 낸 그 흔적과 과정은 결국 또 다른 누군가를 움직인다. 그리고 그것이 영화가 되었다. 모든 영화가 세상을 바꾸는 것도 아니므로, 다만 이렇게 말해야겠다. 세상을 바꾸는 영화가 있다. 그런 영화를 만나는 행복이 있다. (2020.06.23.)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7월호: (링크)

인스타그램: @cosmos__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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