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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분 영화 연재

[1인분 영화] ‘보이후드’ – 삶은 어째서 픽션이 아닌가(중) (2020.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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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섯 살 ‘메이슨’에게 주어진 환경은 대략 이런 것입니다. 누나가 있고 엄마와 살고 있으며 엄마와 이혼한 아빠는 별거 중으로 가끔씩 찾아와 남매와 주말을 보냅니다. 소년은 가족과 함께 살고 학교에 다니며 이것저것을 배우고 자랍니다. 보이지 않는 사이 조금씩 좋아하는 것이 생기고 질문도 생기며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기도 해요. 이사를 다니면서 친구와 헤어지고 친구를 사귀며, 엄마의 재혼으로 이복 형제 자매가 생기기도 합니다.

<보이후드>의 마법은 여기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섯 살 때 엄마가 재혼을 하고 여덟 살 때 이사를 하고 열 살 때 아빠가 카메라를 사주고 열세 살쯤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는 식으로 이야기를 나열하는 게 아니라 여섯 살의 한가운데로 잠시 스며들었다가 이내 일곱 살의 어느 날로 이동해 있는 것을 관객이 자연스럽게 알아차릴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서사의 신이 한 인물의 삶을 배치해 놓은 뒤 그것을 전지적인 시선으로 나열하는 게 아니라 영화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거기 살고 있던 이의 삶에 잠시 머물기를 반복하는 것이죠. 매년 조금씩 촬영했으니 배우들도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 줄도 모른 채 그저 매년 동료 배우들과 같이 시간을 보냈을 겁니다. (...) (2020.10.26.)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10월호 열한 번째 글은 '삶은 어째서 픽션이 아닌가'(중)라는 제목으로 영화 <보이후드>(2014)에 관해 썼다. 전문은 구독자 이메일에서. [1인분 영화] 11월호 구독자 모집은 10/31(토)까지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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