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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 숨길 것도 숨길 대상도 없는 이야기들을 프랭크 시런은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요양원 휠체어에 앉아 여전히 꽁꽁 숨기고 있다. 그의 이야기는 오직 영화의 카메라 앞에서만 꺼내어진다. "듣자 하니 자네가 페인트칠을 한다던데"로 시작하는, 세 겹쯤 겹쳐진 수십 년 세월의 회고담에서 프랭크 시런은 철저히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이다. 자기 견해를 적극 피력하지도, 하달받은 일 앞에서 주저하지도 않으며 나이 들어간 그에게 남은 건 오직 '죽음을 기다리는 일' 뿐인 것처럼 보인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은 "시네마의 일회적 체험(singular experience)은 여전히 보호돼야 한다고 본다."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과연 일생을 한 편의 작품에 요약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의 대답이 뒤따르지만, 어떤 경우에는 거기에 근접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게 <아이리시맨>(2019) 같은 영화가 해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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