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수많은 사람이 있지만 그 많은 사람들 속 단 하나의 문만 열려 있어", "낮과 밤이 반복되는 운명 속에 난 종종 더 멀리 어딘가를 바라보곤 해" 막문위가 부른 사운드트랙의 이런 가사들이 아른거린다. 샤 모어 감독의 <청춘적니>(2021)가 담고 있는 이야기는 그렇게 특별한 축에 들지는 않는다. 사랑함에도 엇갈리는 상황들. 현실적인 이유들 때문인 것 같지만 <청춘적니>는 내내 '뤼친양'(굴초소)에게 희망과 어긋나는 시련을 부여하고 '링이야오'(장정의)에게 선택의 기로에 서게 만든다. 포기하고, 그럼에도 또 시도하기를 반복하는 일이 10년에 걸쳐 되풀이된다. 한 번쯤 사랑을 지켜내지 못했던 적 있을 이들에게, <청춘적니>는 사랑할 용기는 언제나 필요하고 사랑할 시간은 언제나 필요하다고 일깨운다. 굴초소와 장정의라는 두 라이징 스타를 데리고, 중국에서는 개봉 당시 제법 괜찮은 반응을 얻었다. 영화에는 <이터널스>(2021)에도 삽입되었던 스키터 데이비스의 'The End of the World'가 흘러나오는데, 이 곡 또한 사랑을 잃어본 이의 마음을 대변한다. <청춘적니>는 얼핏 <먼 훗날 우리>(2018)나 <소년시절의 너>(2019)처럼 여러 중화권 작품을 떠오르게 하는데, 만약 영화 속 어떤 공감대가 있다면 그건 중화권 작품이어서가 아니라 지난 사랑을 떠나보내야만 했던 이들의 경험과 상통하는 구석이 있어서겠다. 이쯤에서 생각하게 되는 'Love Will Tear us Apart'라는 영문 제목. 살아 있는 한 우리는 언제나 헤어지고, 사랑하는 한 우리는 언제나 유한하지 않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5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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