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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안녕, 소중한 사람>(2022)을 보고 어제 고명재 시인께 들었던 여러 이야기들이 스친다. 어떤 죽음들을 계속해서 마주하고 그 잔영을 숨 쉬고 마시며 우리는 오늘도 살아 있다. 일차적으로는 세상을 떠난 배우 가스파르 울리엘의 모습을 현재의 스크린에서 마주하는 일도 그렇겠고, 비키 크리엡스가 연기한 엘렌이 불치의 병을 마주하며 끝내 선택하는 생에 대한 어떤 결정 또한 생과 사의 경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과 할 수 없는 일들을 모두 생각하게 만든다. "갈게"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며 점차 멀어지는 이미지를 떠올린다. 생사를 가를 만큼 아파본 적이 없다면, 혹은 누군가를 그렇게 상실해본 적 없다면 선뜻 떠올리기 어려운 일이 영화 속 엘렌과 마티유 사이에서 일어난다. 그렇지만 살아 있음에 대한 존엄함을 지키고자 하는 선택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지 않기 위하여 행하는 간절함 움직임도 그 순간에는 그 어느 때보다(영화의 원제인 'Plus que jamais'(More Than Ever)) 오직 현재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저마다의 방식일 것이다. 스크린 속 그들을 보며 우리는 다만 꼭 토닥이며 손 잡았다. (2023.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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