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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할리 베일리를 뒷받침할 만한 캐스팅 앙상블의 아쉬움에서 기인하는 것으로도 여겨진다. (<알라딘>(2019)에서는 그 역할을 윌 스미스가 했다) 멜리사 맥카시의 우르술라나 하비에르 바르뎀의 트라이톤이 그렇게 깊은 인상을 남기지는 못하는데, 최근의 마블과 마찬가지로 강력한 IP를 기반으로 거의 만들기만 하던 성공하던 시대를 지나 지금은 일련의 디즈니 영화들이 과도기에 있는 것 같다. 어떤 장면은 너무나 아름답고 탁월하지만 또 다른 장면은 평이하거나 불필요하게 여겨지는 대목도 있으며 연기와 노래를 흠잡을 구석은 없어 보이지만 풍경이 오히려 인물보다 더 돋보인다. 비슷한 시기에 디즈니 플러스에서 공개된 <피터 팬&웬디>(2023)는 꽤 준수한 결과물이었다는 걸 떠올리자면 (<백설공주>(2024)와 <무파사: 라이온 킹>(2024)이 다음을 기다리고 있는) 최근 디즈니 실사 프로젝트에서 관건은 전체의 기획과 조율보다는 어디까지나 개별 연출과 각색의 역량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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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피부색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실은 굳이 그럴 만한 필요를 느끼지 못했어서다. 비단 국내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논란 정도를 넘어서 배우에게 테러에 가까운 인신공격 내지는 외모에 대한 조롱의 표현을 하는 모습은 별로 존중할 가치가 없거니와 소위 '다양성'이라는 화두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다뤄지고 계속해서 이야기되어왔기 때문이다. 디즈니 작품이 아니어도 다양한 인종과 정체성을 배려하는 일에 대해서라면 이미 수많은 창작자들과 제작자들이 자의든 타의든 거스를 수 없는 화두로 받아들이고 있고, 어떤 각색도 거부하는 절대적인 원작이라는 건 존재하지도 않는다. 모든 영화에서 성별이나 인종이 그 자체로 중요하거나 절대적인 역할을 하지는 않지만, <인어공주>에서는 서두에 언급한 에리얼과 에릭의 각자의 여정이 결국은 미지를 넘어 더 넓은 세계의 경험해보지 못한 문화를 만나는 이야기로 향한다는 점에서 이 각색은 최소한의 의의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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