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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밖에서

영화 ‘장기자랑’(2022)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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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난 혹은 그 이후를 다룬 영화로부터 거의 일관되게 느껴지는 감정은 남겨진 이들의 비통함이다. 그들은 떠난 이들을 기억하고, 나아가 사회나 국가가 명확히 해주지 않는 무언가를 스스로 찾아 나서기도 한다. 그러나 영화 <장기자랑>은 재난이자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의 전형을 벗어나, 그리고 ‘엄마’의 전형에서도 벗어나, 무대를 앞두고 저마다의 배역을 갖게 된 엄마들이 서로의 배역을 둘러싸고 시기하거나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다툼을 벌이거나 또 그러다 화해하는 모습들에 생생히 집중한다. 그러다 우여곡절 끝에 무대에 오르고, 사람들의 박수를 받으며 무대에서도 잠시 눈물을 흘리고 또 다른 무대를 준비한다.

참사 피해자를 타자화 시키는 대신 <장기자랑>은 연극 무대를 준비하면서 행복감을 느끼고 또 일상의 활력을 되찾는 엄마들의 매 순간을 함께한다. 머리를 노랗게 염색하는 엄마도, 고등학생을 연기하기 위해 독하게 다이어트를 하는 엄마도, 자신보다 비중이 큰 배역을 맡은 옆사람을 질투하는 엄마도, <장기자랑>을 통해 비치는 모습은 평범한 동네 이웃이거나 연극 배우의 이미지다. 이소현 감독은 “아이들을 대신하는 연극을 하면서 엄마들이 ‘배역’이라는 어떤 욕망을 갖게 되는 지점”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씨네21) “삶의 이유가 한 부분 생긴 거다. 여기에 주목해 엄마들의 삶을 들여다보았다.“라고 말하는 그의 언급은 <장기자랑>의 토대가 된다.

“'엄마가 애 보내고 나서 뭐가 그렇게 좋아가지고 저렇게 하면서 살 수 있지?'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그냥 나는 더 멋지게 살고 싶을 때도 있어요.” (영만 엄마)

(…)

https://brunch.co.kr/@cosmos-j/1479

어쩌다 오른 무대, 엄마들은 그들 자신이 된다

영화 '장기자랑'(2022) 리뷰 | '우연히', '어쩌다 보니' 연극 무대를 함께하게 된 416 가족극단 노란리본의 엄마들은 배역을 준비하고 대본 리딩을 하는 동안에도 자신들이 세상에 혹은 타인에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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