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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찰하지 않는 대중과 일부 언론의 변하지 않는 문제는 이것이다. 미리부터 너무 쉽게 판단하고 낙인찍고 공격하고 비난한다. 그만큼 너무 쉽게 '아니면 말고' 하며 잊어버린다. 그들 앞에서 유명인은 많은 경우 무방비 상태로 불특정 다수에 전방위로 노출된 약자가 된다. '인민재판', '마녀사냥' 같은 단어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사람들은 신중하게 생각하거나 추이를 지켜보려 하지 않고, 물어뜯을 먹이가 나오면 앞다투어 달려들고는 금방 잊는다. 요즘은 모르겠지만 전에는 '냄비근성'과 같은 표현도 다소 비하적 혹은 자조적 의미로 쓰였던 것 같다.
2. 개인적으로 블라인드, 잡플래닛 등에 올라오는 전현직 직원의 '회사 리뷰'를 기껏해야 절반 정도만 신뢰(라는 표현도 썩 적절한지 회의적이지만) 할 수 있다고 항상 보는 편이다. 물론 참고할 만한 내용이 있지. 그렇지만 상당 부분은 개인적인 불만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회사와 경영자의 의도 내지는 체계, 규정을 헤아리지 못한. 경우에 따라서는 조직 사회에서의 맥락을 헤아리지 못하는 "단순 불만". 거의 모든 회사에 대해 올라오는 전현직자 '리뷰'의 상당 내용은 부정적인 평가와 불만으로 가득하다. 그것들 중 어떤 부분은 정말로 참고할 만한 대목도 있겠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니즈와 요구에 기반한 불만도 아주 많다는 걸 참고할 필요가 있다.
좀 다른 경우인데, 일전에 회사의 인사 관련 부서 담당자분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회사에 무슨 행사가 있는 날이어서 (당시에는 급여에 식대가 별도로 포함되어 있을 뿐 지금과 같은 제휴 식당에서 중식을 지원하지 않았다) 전 직원에게 샌드위치와 과일, 커피 등이 담긴 일종의 도시락 케이터링을 제공했다. 거기에 대고 어떤 직원이 식사를 받아 가면서(였나, 아니면 이메일 전사 공지에 대한 회신이었나) "왜 참치 샌드위치 밖에 없냐"라며 불만을 표시했다는 이야기였다.
선해하자면 단체 주문을 하면서 예컨대 참치, 치킨, 비프, 그런 식으로 몇 가지 선택지로 나눠서 대량 주문을 하고 알아서 골라가게 한다든지 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었겠지. 그런데 그건 그날따라 해당 샌드위치 가게에서 메뉴 선택권의 제약이 있었을 수도 있고 갑자기 주문을 하게 됐을 수 있고 여러 전후 사정과 맥락이 존재한다. 그럴 때 전사적으로 점심 샌드위치 제공을 하면서 몇 가지 취향을 고려한 메뉴 선택권을 제공하는 건 필수 권리가 아니라 '있으면 좋은' 정도의 혜택이다. 거기다 대고 마치 회사 혹은 실무자에 대한 합당한 불만인 것처럼 구는 건 글쎄. 개인의 단순 불만을 회사에 대한 리뷰로 확장하는 건 곤란하다.
3. 오래전 영화 홍보/마케팅 워크숍 첫 강의에서 들었던 말 중 하나. "온라인은 그 자체로 모든 대중들의 여론을 대변하지 못한다" 지금도 맞는 말이다. 특히 소셜미디어와 커뮤니티에서 더 많이 확산되고 더 중요한 것처럼 보이기 쉬운 이야기는 부정적이고 자극적인 이야기다. 그럴수록 중요한 건 그 자체가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사건 혹은 현상 그 자체인 것처럼 치부하지 않는 일. 그리고 특정한 이야기에 대해 특히 유튜브 발, 커뮤니티 발 소식은 일단 걸러서 듣는 일이다. 많은 경우 이 판단은 그렇지 않은 판단보다 더 현명하다. 소위 루머나 '논란'에 대해 일단 분노와 비난부터 하는 일보다 그것에 대한 더 충분한 정보 내지 선후/사실 관계를 더 헤아리고 난 뒤에 판단하는 게 더 현명하다는 뜻이다. 물론 문서나 영상과 같은 일련의 증빙/기록으로 남는 형태의 것을 통해서 그 맥락을 충분히 판단할 수 있는 경우라면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실제 그런 경우도 있기는 하다. '이것은 명백히 동시대의 가치관에 어긋난다'라고 판단하기 충분한 경우.)
*강형욱 훈련사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 앞장서서 자극적으로 다뤘던 곳 중 하나인 어느 유튜브 채널은 강형욱 훈련사의 55분에 이르는 해명/설명 영상이 올라오자 관련해서 다뤘던 영상을 소리 없이 모두 삭제했다. 이때다 싶어 앞장서서 비난했던 몇몇 사람들도 소리 없이 자신의 발언을 삭제하고 있는 모양이다. 이게 커뮤니티의 현실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수준이다.
4. 여담으로, 최근 장원영 등에 대한 허위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 채널에 올려 경제적 이익을 취했던 사람이 장원영 측으로부터 패소했다고 한다. 국내에서 유튜브 채널 운영자의 신원을 추적하는 일이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으나, 장원영 측 법률대리인은 미국 법원으로부터 정보제공 명령을 받아내 구글로부터 해당 유튜브 채널 운영자의 신원을 확보했고 국내에서 법적 대응을 진행할 수 있었다. 당연히 이루어졌어야 할 일이다. 회사에 대해서든 유명인에 대해서든, 이기적이거나 악의적인 방식으로 공격하는 사람은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고 피해자에게 경제적, 정신적 보상을 해야 한다. 아무 말이나 하는 건 쉽지만, 그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님을 설명하는 일은 몇 십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 노력의 결과물이 나타날 무렵이면, 이미 사람들은 그걸 잊은 뒤다.
https://www.youtube.com/watch?v=0hPSx_tBbuc
https://blog.naver.com/mapside2/223457639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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