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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비춰지는 츠바타 슈이치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철학을 가족과 지역 사회가 공감하고 함께하게 만들면서 그 자신은 프로젝트가 일정 궤도에 오르면 전면에 나서거나 스스로를 부각시키지 않는 사람이었다. <인생 후르츠>의 내레이션 역시 그 역할을 담당하는데, 키키 키린의 목소리를 빌리고도 영화의 내레이션은 스스로 서술자가 되거나 작품에 개입하는 일이 없다. 간단한 메시지를 알맞은 리듬으로 반복하거나, 혹은 이야기가 끝나고서야 스스로의 어조를 변화시킨다.
"바람이 불면 낙엽이 떨어진다. 낙엽이 떨어지면 땅이 비옥해진다. 땅이 비옥해지면 열매가 여문다. 차근차근 천천히." (키키 키린의 내레이션)
보기 전에는 간단하지만 일면 추상적으로 다가왔던 '인생 후르츠'라는 제목은 작품을 보고 나면 그보다 완전히 이 다큐멘터리를 표현할 말이 없다고 여기게 만든다. 인간적인 삶은 무엇일까, 라는 영화 스스로의 물음. 여느 좋은 영화가 그렇듯 <인생 후르츠>는 결코 스스로 답 내리지 않는다. 다만 하나씩, 걷는 듯 천천히 보여줄 따름이다. 발터 벤야민의 문장에다 한 마디를 덧붙여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요정은 자연 속에서만 살 것입니다"라고. (2018.12.12.)
글 '차근차근 천천히. 삶에 대한 잘 만든 다큐멘터리의 모범' 전문: (링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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