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의 기록들. (사진은 인스타그램에 몇 개 올려뒀으므로 생략)
1.내 사진: 12월 19일, 망원동에서. 본인 사진이 많이 없는 편인 데다 자연스러운 대화와 응시의 순간이라 더 마음에 든다. 현재 카톡 프사.
2.영화: <쓰리 빌보드>. 시나리오를 찾아 정독하고 블루레이를 국내 출시도 되기 전에 북미판을 구입하게 만든, <레디 플레이어 원>과 두 개의 탑이지만 올해 단 하나의 영화를 고른다면 이것.
3.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넷플릭스 덕분이었지만, 오랜만에 다시 한국 드라마들을 찾아보게 만든 최고의 웰메이드 작품.
4.여행: 9월 3-5일, 제주. 가을 바다의 행복, 바다부터 숙소, 걸음한 장소들 모두 좋지 않은 것이 없었다. 뉴욕만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사랑하게 된 곳. 와중에 11월에 하룻밤 더 갔다.
5.음악: 심규선의 모든 노래들이 있어준 덕분에 가을을 무사히 지나보냈다.
6.공연: 엘리 굴딩 내한, 9월 6일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샘 스미스도 좋았지만, 제주에 다녀온 다음날 만난 엘리, 다시 보고 싶다.
7.책: 신형철,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8.테마: 자존, 그리고 탕진. 다소 무책임한 봄의 퇴사였지만 그 덕분에(?) 이후의 2018년은 내내 혼자의 고요한 시간을 보냈다. 이제는 다시 일을 해야만 한다, 고 생각한다.
9.아이템: 소니 WF-1000X. 완전히 선이 없는 블루투스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 이제 블루투스여도 다시 선 있는 이어폰으로는 돌아가지 못한다. 와중에 통화용으로 어쩔 수 없이 선 있는 걸 하나 마련하긴 했다.
10.아이템(2): 『그 영화에 이 세상은 없겠지만』. 인디자인을 배우겠다는 생각은 실천에 옮기지 못했지만, 그래도 올해도 책을 하나 만들었다. 내년에도 (아마도 영화에 관한) 책을 하나 만들 작정이다. 이제와 뒤늦게 하는 생각이지만, 다음에 박준 시인님을 뵐 기회가 생길 때, 내 책에 대한 이야기를 꼭 드려야만 하겠다.
11.장소: 여러 사랑하는 장소들이 있었고 또 생겼지만, 하나로 특기해야 할 곳은 위트앤시니컬이겠다. 시인의 목소리로 시를 듣는 경험, 좋아하는 시인을 만나는 경험은 올해 그곳에 걸음 한 덕에 가능했다. 신촌에서, 이제 혜화로.
12.활동: 관객의취향에서 영화 글쓰기 클래스를 9월부터 처음 시작한 일.
13.사람: 영화를 계기로 고교 졸업 이후 처음 재회하게 된 동창. 이미 언급한 적이 있기에 특별히 지금 그를 다시 특정하지는 않겠으나 우리는 내년에도 만나게 될 것이다.
14.시간: 노트에 펜을 부딪히던, 그리고 그것들을 컴퓨터로 옮기던 모든 시간과 순간들.
15.말: 쓰는 사람. 작가, 마케터, 그런 것들 말고 나를 소개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쓰는 사람'이란 말을 '쓰'기 시작했다. 물론 김연수 작가의 책에서 읽고 채집해둔 말이기도 하다.
16.문장: "다가오지 않은 영원함을 기약하지 말고, 늘 곁에 있는 불확실함을 믿자"고 2년 전 어느 날 써두었던 문장을 언제나 다시 꺼냈다.
17.경험: 지나간 것들과 다가오지 않은 일들을 생각하며 특정한 목적지 없이 걷는 일. 정확히 거리를 세어보진 않았지만 다른 때보다 많이 걸었다. 봄에도 가을에도 그랬다.
18.다짐: 영화로 한정하자면 좋아하는 것에 대해 쓰는 일은 잘하지만, 좋게 다가오지 않았던 것에 대해 쓰는 것은 여전히 서툴렀다고 스스로는 느낀다. 어떤 영화에 대해 더 날 선 문장을 적어보는 일을 내년에는 조금 더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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