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새해들이 가득한 와중에 오늘부터는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 평소처럼의 일상을 보낼 것이므로, 지난 끼적임들을 여기쯤 다시 남겨둔다. 오늘은 극장에 가서 영화를 하나 볼 것이다.
어쨌든 우리의 세상은 그렇게 내일을 향해 흘러가고, 요동치듯 흔들리던 세계도 어느 순간에는 문득 안정을 되찾기도 할 거야. 우리가 오늘 할 수 있는 건 고요히 커피 한 잔 나누면서, 내일은 무엇을 해볼까 생각해보는 일. 옳고 그름이나 공공선의 문제를 넘어, 이곳에는 분명 변하지 않고 각별히 남아 있는 단호하고 소중한 가치들이, 저 너머의 미지의 공간으로 우리를 이끌어 줄 거야. 팍팍하지만 그저 절망만 하지 않고 분주히 살아볼 만한 값어치가 여전히 있기에. (2016.11.09.)
그저 나를 잠시 스쳐가는 사람일 뿐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인식의 지도를 넓혀주고 누군가에게는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누군가에게는 웃음을 주고 누군가에게는 작은 위로를 주고 누군가에게는 소소한 영감을 주고 누군가에게는 쌓아둔 이야기를 털어놓을 사람이 되어주고 누군가에게는 신뢰를 주었으면 좋겠다. (2015.01.18.)
사람은 누구나 뭔가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동시에 뭔가를 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나도 그렇다. 하지만 뭔가를 더 많이 하고 싶기보다,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그 사이를 구분해낼 수 있는 지혜를 가지고 싶다. 내년은 좀 더, 깊고 풍부한 지혜를 얻고, 그리고 베푸는 해가 되길. 그런 사람이 되길. 그런 사람을 만나길. 함께하길. (201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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