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2017) 어느 대화에서 아녜스 바르다는 "누군가를 만날 때마다, 그게 늘 마지막인 것 같아"라고 말한다. 그녀는 이런 말도 했다. "'오래된'이란 말보단 길게 만난'이 더 좋아." 삶의 태도란 그런 사소한 언어에서 알 수 있는 게 아닐까. 극장에서 영화를 보며 메모하는 습관을 오래전에 버렸던 나는, 이 영화를 보는 도중 노트와 펜을 다시 꺼낼 수밖에 없었다. 적으면서 느꼈다. 삶을 살아가듯 삶을 사랑하듯 영화가 삶과 세상을 다루는 방식을 더 사랑해야지. 장 뤽 고다르의 집에 찾아갔지만 그를 만나지 못해 상심한 아녜스에게, JR이 말한다. "우리 호수 볼까요?" 영화가 끝나자, 정말로 호수가 펼쳐졌다. 한 가지 더.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이란 국내 개봉용 제목. 작품의 의미를 조금도 놓치지 않고 살리면서도 원제.. 더보기 '조제'와 '츠네오'를 보면서, '좋은 이별'에 대해서 생각하다 얼마 전 '좋은 이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지난 날의 일들을 안주 삼아 거닐었던, 그 대화의 답은 '과연 그런 게 어디 있겠냐'는 것이었고 대화의 주된 화제는 그것 자체가 아니라 거기까지의 과정에 관한 것이었지만, 며칠 동안 나는 그 단어에 대해 더 생각했다. 좋은 이별. 이별은 좋은 것일 수 있는가. 평생에 사랑은 단 한 번이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 아니어도, 헤어짐은 겪기 힘든 것이며 가능한 겪고 싶지 않은 것이다. 누군가를 만나기도 전에 '헤어지면 어떡하지' 싶어지는 그 불안을 나 역시 헤아릴 수 있다. 그러니 질문을 조금 고쳐 적어야 하겠다. 이별에 대하여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태도, 혹은 가장 좋을 것이라고 믿을 만한 태도는 과연 무엇일까. (...) (중략) (...) 지나간.. 더보기 '오션스 8'(2018) (2018)이라는 제목을 통해 이 스핀오프가 또 하나의 시리즈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작품 자체는 무던하고 소박한 편이었다. 시리즈를 만든 스티븐 소더버그의 근작인 (2017)가 될 수 있었던, 작은 일이 만든 큰일들(기획력, 실행력, 무난함, 간편함, 안이함)에 대한 영화가 아니었나. 두드러지는 단점은 없는 대신 특기할 만한 장점도 없다. 스핀오프의 본분에 충실할 뿐이지만, [보그]의 편집장 안나 윈투어를 비롯한 다양한 카메오들의 활약, 감각적인 의상과 일부 컷 편집이 다행히 이 기획을 성공적인 기획으로 볼 수 있게 만든다. (북미에서는 역대 시리즈 중 최고 오프닝 기록을 세웠다.) 작위적 우연에 기댄 각본인 데다 크게 돋보이는 캐릭터가 없고, 장르적 쾌감을 기대한 관객에게는 전반에 비해 후.. 더보기 이전 1 ··· 247 248 249 250 251 252 253 25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