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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제목, '만비키 가족'과 '어느 가족' 여담이지만 영화의 국내 개봉용 선재는 아무리 너그럽게 헤아려도, 썩 마음에 든다고 할 수는 없겠다. 여러 작품의 마케팅을 겪어봤기에 제목부터 문구 하나까지, 고민하고 만드는 과정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우선 포스터에는 굳이 칸 영화제 수상 사실을 알리는 문구가 두 개 중복으로 들어가 있고, 전단 뒷면에는 영화 내용 자체보다 칸 영화제 수상 사실 자체만을 1/3 이상 이미지와 문구로 부각해 놓았다. 내 느낌에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물음에 칸이 답했다'라기보다, 그저 감독 자신이 오랜 기간 탐구해왔던 테마가 이 영화에 집약되어 있을 따름이다.(게다가 '2018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라는 자막이 영화의 시작 지점에도 들어가 있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싹쓸이한 영화도 영화가 시작할 .. 더보기
다음 생이란 게 있다면, 그때는 딱히 전화를 자주 하는 편은 아닌 아빠. 어쩌다 전화가 오면 영화 대사처럼 정해진 마디가 있다. 별 일 없쟤? 빈도는 적지만 하나 더 있다. 형아랑은 전화해봤나? 아 카톡했어요. 그랬더니 영주 한 번 왔다 가란다, 형은 그때 시간 된다고. 네 저도 괜찮을 거 같아요. 나는 가족에 있어서는, 별 일 없는 편이 대체로 좋다고 믿는 편인데, 그건 가족이라는 이름 때문이다. 반찬은 있는지, 쌀은 있는지, 퇴근은 일찍 했는지, 엄마와의 통화도 대체로 그런 이야기들이다. 이번 달에도 한 번 내려왔다 가라시는 걸, 토요일마다 일이 있어서 어렵다고 했었다. 명절 아니면 굳이 집에 자주 왕래하지는 않는데, 그래도 한 번쯤은 별 일을 만들어보게 된다. 서울 아들, 부산 아들이 저마다 비싸게 구니 부모에게는 그 바쁨이 쓸쓸.. 더보기
구름 속의 지도, 지도 속의 구름 8월 초 개봉할 의 속편 제목이 '인과 연'이라는 것을 무심히 보다가 나는 정말로 '인(因), 연(緣), 과(果)'를 다루는 영화로 애착을 갖고 있는 (2012)를 떠올렸다. 그 영화가 다루는 이야기와 방식, 그리고 원작 모두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특히 각별한 영화인 이유는 '블로그'를 하기로 하고 나서 처음으로 무엇인가를 쓴 영화이기 때문이다. 5년 전의 일이다. 물론 지금 다시 읽으면 도대체 저런 글을 쓴 게 내가 맞나 싶을 만큼 미문들과 미숙한 접근들로 가득한데, 그래도 가끔 꺼내어 살펴보면 무언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하나의 세상에 실눈을 뜨기 시작한 내가 거기 있다. 처음의 블로그 제목은 '지니의 영화 V:U'였다. 퇴사를 하고 나서 백수 생활이 예상했던 것보다 길어지고 있다. 무언가를 하고는..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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