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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의취향의 기록 사진첩을 뒤져가며 확인한 ‘관객의취향 첫 방문일’은 2018년 7월 19일로 되어 있다. 가볼 일 없던 봉천동 현대시장입구에, 2층에 있고 책, 커피, 맥주, 와인을 판매하며 매일 영화를 상영한다고 쓰여 있는 책방의 존재. 그 해에 알던 지인이 “영화 책방이 있다”라며 추천해 준 곳이었다. 손님이 나 밖에 없었던가 아니면 한 명 있었던가. 조용히 음악이 흘러나오는 2층 곳곳을 훑다 커피와 ‘하울 정식’을 시켰다. ⠀ 다음날에는 당시 신촌에 있던 위트앤시니컬에서 이성복 시인의 강의를 들었다. 그때는 이직이 잘 되지 않아 (자주 표현하고는 하는) ‘프리랜서처럼 보이는 백수’ 생활을 하던 시기라 시간이 많았다. 그 해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좋은 영화들을 만났고 서점에도 많이 갔고 낭독회나 북토크 등에도 자주.. 더보기
영화 '가여운 것들'(2023) (2023)은 해석된 관찰자의 시선에서 규칙, 즉 나를 뺀 세상의 바깥에 이미 존재해 온 것들의 의미를 뒤집어 생각하게 만든다. 각색, 편집, 촬영 등 요르고스 란티모스 영화들을 계속 함께해 온 스태프들과 명배우들의 협업이 이것을 앨러스데어 그레이의 원작 대신 마치 란티모스의 오리지널 스토리인 것처럼 그 이야기와 스타일을 제대로 각인시킨다. 불완전한 이들이 만들어 낸 세계의 총체인 '집 바깥'을, '벨라'는 어떤 편견도 없이 기이한 방식과 과정으로 모험한다. 여정의 끝에서 벨라를 기다리고 있는 건 단지 위험하고 폭력적인 세상으로부터의 낙담과 좌절이 아니라, 한 세대에서 다른 세대로 끊임없이 이어지고 결합되는 동화가 안겨주는 기묘한 연대감이다. 그리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얻어내는 나름의 질서와 존재에 대한 .. 더보기
규 챌린지 시즌 3 - 3. 취미를 소개합니다 - 취미이자 삶의 방식 취미를 소개하자니 딱히 스포츠나 예능에 관심도 없고, 영화 보고 책 읽고 글 쓰는 게 전부여서요(?), 바로 그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어떤 취미는 그것을 계속 하다 보면 곧 삶의 방식이 되기도 합니다. 말하는 사람이기 이전에 쓰는 사람. 쓰려면 생각을 해야 하고, 생각에는 시간이 걸립니다. 쓰는 것이 삶의 방식이라는 건 곧 많은 일들에 돌다리를 두드려 보고 무언가를 천천히 행한다는 뜻인 것 같아요. 저는 대학 때 영화, 정확히는 ‘영화 산업’에 관심을 갖고 관련 분야에서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회사로 예를 들면 제작사나 투자, 배급사 등이 있는데, 저는 어릴 때부터 영화를 좋아해온 것도 일찍부터 관심을 가져온 것도 학점이 좋은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어떻게 할까 하다가 ‘블로그 같은 걸 하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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