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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여름은 짧아, 글을 써! 오늘 수업 중 "단 한 사람을 즐겁게 만들기 위해 글을 써야 한다... 창문을 열고서 세상 사람들을 모두 사랑하겠노라고 외치는 식이라면 당신의 글은 폐렴에 걸릴 것이다."라는 커트 보네거트의 말을 접했다. 이 세상에서 어쩌면 이야기를 쓰는 사람들이 느끼는 비슷하거나 흡사한 마음이라는 게, '좋은 이야기라는 게 무엇일까'라는 물음에 대한 나름대로의 최선이라는 게 있는 것이다. 거의 같은 이야기를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에세이에서도 읽은 적 있기 때문이다. 내게 여름은 매년 고된 계절이지만, 지금처럼 혹은 지금보다 더 부지런히 글쓰기를 하다 보면 여름이 짧아질 것 같다. 고요히 걷고 차분히 앉아 있다 보면 정말로 덜 덥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러니 쓰자. 오늘도 많은 이야기가 시작되는 저녁을 맞는다. 씀.. 더보기
책을 읽는 사람과 책을 안 읽는 사람 최근 나름대로 정립해가면서 연구 혹은 고찰 중인 나만의 가설이 하나 있다. 요컨대 '인터넷에 악플을 달거나 타인을 모욕하고 험담하는 사람은, (높은 확률로)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일 것이다.'라는 것. (역은 물론 성립하지 않을 수도 있다.) 글을 쓰는 사람의 이야기를 접하고 책을 읽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서 생각의 가지를 넓고 깊게 뻗어보려 노력하는 중. 약간의 힌트 혹은 참고가 되지 않을까 하여 매리언 울프의 『다시, 책으로』를 샀다. 좋아하는 공간에서, 좋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마친 저녁. 더 많은 사람들이 '쓰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그래서 오늘도 생각한다. 쓰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읽는 사람'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더보기
7월 11일 영화의 일기 - 영화의 편식에 관하여 나름대로 다양한 장르, 국적, 소재를 아우르는 영화를 보려고 노력하지만, 본인의 취향이라는 걸 무시할 수 없어서 돌아보면 '이 사람이 주로 보는 영화'라는 게 내게도 있다. 주로 사이언스 픽션과 판타지를 즐기며 호러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잘 찾아보지는 않는다. 최근 들어 일본 영화를 보는 빈도가 늘었지만 여전히 다른 아시아권 영화나 유럽, 아랍권 영화에 대해서는 나 역시 무지에 가까울 만큼 인식의 영토가 좁다. 하지만 모든 종류의 영화를 빠짐없이 다 감상해야만 하는가?라고 묻는다면, 아직까지는 내 대답은 '그래야만 할 필요는 없다'라는 것이다. 과연 의무감에 숙제처럼 해치우듯 보는 영화가, 순수한 이끌림으로 보는 영화만큼의 밀도 있는 감상과 그에 따른 간접체험의 즐거움을 안겨줄 수 있을까? 그래서 나는.. 더보기
5월 20일 영화의 일기 - '논-픽션'(2018)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의 (2018, 원제 'Doubles vies')은 출판계에 종사하는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오늘날 책과 문학의 역할은 무엇인지, 그리고 시대의 변화를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관한 물음을 던지는 영화다. 대화와 토론을 통해서 인식을 넓혀나가게 하고 동시에 지적 사유를 유도하는, 그러면서도 팽팽하고 첨예한 이야기인데, 이는 단순히 '전자책 vs. 종이책' 정도로 대답을 단순화할 수 없는 주제이기 때문에 그렇다. 영화 속 인물들이 주고받는 말들의 내용은 대부분 친숙하면서도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보거나 생각해봤을 법한 이야기들이 많아서 그 자체로 아주 신선하거나 기발하거나 혹은 경탄할 만큼의 어떤 통찰을 담은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문화산업과 콘텐.. 더보기
[봐서 읽는 영화] vol.03 구독자 모집을 시작했다. 지난 3월 초 소소하게 시작한 격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봐서 읽는 영화]는 vol.01과 vol.02를 지나, 이번에도 vol.03로 계속됩니다. 4주간의 구독료 9,000원으로 5월 6일(월)부터 6월 1일(토)까지, 총 열네 편의 글을 신청하신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진행 중인 [봐서 읽는 영화] vol.02 에피소드 일람 01: 나는 어디서 어떻게 지금의 내가 되었나: , 2,392자 02: 착한 사람, 혹은 아름다운 사람의 소나타: , 2,407자 03: 안녕이라고 말한 모든 순간들에게: , 2,659자 04: 미처 몰랐던 사이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진 일들: , 2,755자 05: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먼 곳으로 향하는 마음: , 2,575자 06: 삶이 마땅히 누려야 할 모든 것.. 더보기
3월 31일 영화의 일기 - 쓸 수 있는 데까지 쓰기 영화 리뷰 쓰기에 관한 클래스를 하면서 매시간 강조하는 것 중의 하나는, 글은 '완벽히' 완성되는 게 아니라 '쓸 수 있는 데까지' 써내는 것에 가깝다는 점이다. "작품을 완성할 수는 없다. 단지 어느 시점에서 포기하는 것뿐이다."라는 폴 발레리의 말을 인용한다. 머리와 마음에 자리 잡고 있는 생각과 감정은, 생각과 감정 자체이지 그것이 언어화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문자 언어로 표현된 글은 내가 느낀 내 의도를 완벽하고 정확하게, 그대로 옮겨낼 수는 없다. 다만, 가능하면 그것을 잘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고 그것을 위해 더 좋은 단어와 문장을 끊임없이 찾아가는 과정에서 글쓰기의 의의가 발견될 따름이다. 어차피 완벽한 글을 쓸 수는 없을 테니 써봐야 의미 없는 것이 되는 게 아니라, 세계의 현상을 .. 더보기
격일 영화리뷰 연재 [봐서 읽는 영화 vol.02] 구독자 모집 중(~4/7) [봐서 읽는 영화 vol.01] 소개글: (링크) https://brunch.co.kr/@cosmos-j/469 [봐서 읽는 영화 vol.01] 파일럿 에피소드: (링크) https://brunch.co.kr/@cosmos-j/472 잘 이어갈 수 있을까 염려도 했지만 다행히 나름대로는(!) 지금껏 성공적인 'vol.01'의 연재를 이어가고 있는 [봐서 읽는 영화]의 vol.02의 구독 모집을 시작합니다. (아니 신청 공지도 안 올렸는데 이미 입금을 하신 분이 계신데 당신은 대체,,, 천사인가요,,,🥰) 4주간 격일로 총 14편의 글을 이메일로 받아보는 구독료는 vol.01과 동일하게 9,000원입니다. 제 신한은행과 카카오뱅크 계좌로 보내실 수 있으며 해외에 계시다면 페이팔 계좌(mapside2@nav.. 더보기
격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봐서 읽는 영화]를 시작하며 [봐서 읽는 영화] vol. 01 장석주 시인은 스스로를 '문장노동자'라고 자신의 책에 소개하곤 합니다. 저 역시 매일 일정량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하고, 몸으로 쓰는 일을 놓거나 게을리하지 않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새해 첫날부터 시작한 영화일기 역시 매일 일정량 이상을 쓰고자 하는 목적에서 출발했습니다. 쓰다 보니 알게 된 건 그 일기가 쓰이는 노트에 보통의 제 글자 크기로 하루치 칸을 채우면 거의 꼭 500자가 되더라는 건데요. 500자로도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요즘입니다. 말하자면 스스로를 조금 더 채찍질하고 싶어 지고, 조금 더 성실하게 글을 써야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영화일기는 매일 작성하긴 하지만 엄격한 마감이 존재하는 글은 아닙니다. 하여, 스스로에게 강제성 있는 마감을 부여하.. 더보기
3월에도 쓴다. "네가 약해질 때, 어디 발 디딜 데 없을 때 너는 시에 매달린다. 사실은 세상에 매달려야 할 일이다."라는 이성복 시인의 문장을 늘 생각한다. 나는 말 대신 문장 뒤로 숨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이렇게 말해야겠다. 어쩌면 세상 밖의 비바람이, 피바람 같은 일들이 무서워서 안전하고 끝 모르는 영화의 이야기로 숨어드는 것이라고. 무엇인가에 재능을 타고난 사람은 아니어서, 내가 유일하게 잘할 수 있는 건 '어떤 것에 꾸준해지는 것'이라 말하곤 한다. 정말이다. 좋아하는 것이 너무 많아서 이 영화 저 영화, 이 책 저 책 동시에 셀 수 없을 만큼 오가야만 한다. 통섭을 잘하는 건 똑똑해야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하지만 난 똑똑한 사람이 아니다. 정말이다. 섣불리 말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달갑지 않은 상처가 될 .. 더보기
마감을 만들자!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생각이나 감정을 담는 글은, 자연히 길어질수록 또렷하고 구체적이게 된다고 믿는다. 두 달 정도 써 내려가고 있는 이 영화일기는 그에 비하면 단편적인데, 적어도 내 기준 짧지 않은 글은 2천 자 이상을 의미하는 것 같다. 하루치의 일정량을 계속 채워가는 것도 좋지만 그러다 보니 의도치 않게 일정 분량 이상의 갖춰진 리뷰를 쓰는 일이 줄었다. 의식적으로 긴 글을 쓰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던 차에 무의식 중에 글쓰기를 업으로 삼는 많은 이들이 공통으로 언급하는 건 '마감'이라는 사실을 떠올렸다. 스스로에게 마감 기한을 부여하기. 지금 쓰는 몇 종류의 글은 그중 딱 하나를 제외하고는 업로드하는 일시가 정해져 있지 않다. 간혹 마음만으로는, 게으른 몸이 그에 따라주지 않을 때가 있다. 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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