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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드림웍스가 만든 '배드 가이즈' 갱생 프로젝트: 영화 '배드 가이즈'(2022) 리뷰 (...) 시상식의 이름은 '착한 사마리아인' 상. 상을 받을 예정이었던 '마말레이드 박사'는 자신이 받을 트로피가 도난당할 뻔한 상황임에도 오히려 '배드 가이즈'의 다섯 일당을 교화시킬 것을 제안한다. 착한 행동을 하면서 악당의 삶을 청산하고 개과천선할 수 있음을 '실험'하겠다는 것. 처음에는 당분간만 '착한 척'을 하려고 했던 '배드 가이즈'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예상치 못했던 여러 변수들과 고민들을 마주하게 되고, 주지사 '다이앤 폭스'(재지 비츠)의 활약이 더해지며 의 본격적인 이야기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나아간다. ⠀ 거창한 스토리 같지만 는 그다지 큰 야심을 갖고 있는 작품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어디까지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차량 추격 신의 쾌감과 스릴, 그리고 저마다의 역할 분담에 의거해 공동.. 더보기
영화 '태어나길 잘했어'(2020) - 나는 더 이상 날 미워하지 않기로 했네 모든 장면들과 크레디트가 다 지나고 나서야 나오는 "모두들, 태어나길 잘했어"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과거와 현재의 '춘희'가 만나는 순간의 내레이션으로도 "춘희야, 태어나길 잘했어"라는 말이 편지처럼 발화된다. 영화 (2020)가 전해주는 이 다독임이 그 자체로 새롭지는 않겠다. 를 특별하게 만드는 건 과거와 현재의 '춘희'(박혜진, 강진아)가 만나는 방식이 단지 며칠의 봄꿈처럼 환상에만 젖어 있지 않다는 데에 있는 것 같다. 사랑스러운 장면들로 가득한 가운데서도 1998년 '춘희'에게는 갖가지 아픔의 순간들이 눈에 띈다. 반 친구들도 교사도 친척들도 '춘희'에게는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현재의 '춘희'에게도 모든 것을 바칠 것처럼 "지켜주겠다"며 다가오는 '주황'(홍상표)의 존재는 오.. 더보기
'그 영화에 이 세상은 없겠지만'(2018) - 가가77페이지에서 내 책을 다시 들여다본 것은 꽤나 오랜말의 일이다. 책방 가가77페이지 @gaga77page 에 『그 영화에 이 세상은 없겠지만』(2018)을 소량 입고했다. 사장님과 가까운 계절의 일을 잠시 궁리했던 금요일 저녁. 한동안 묵혀두었던 글을 다시 찾아 꺼내게 하고 앞날의 계획 하나를 세우게 해준 책방 사장님에게 어떻게 감사해야 할는지. ⠀ "냉정하게 보자면 어차피 그것들은 다 영화입니다. 장르가 무엇이든, 어느 나라의 영화이든, 누가 어떤 이야기를 연기하고 다루어 보여주든, 스크린 너머로 바라보는 그 세상은 저와 당신이 숨 쉬며 살고 있는 여기가 아닙니다. 무엇보다 타인의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그것을 ‘우리’의 이야기라고 느낄 수 있는 건,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서도 삶을 발견하기 때문이며 어떤 순간에는 .. 더보기
영화 '열정'(2008) 리뷰 - 이미 시작되고 있었던 하마구치 류스케 세계 "나와 스피드를 맞춰줬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게." -가호와 도모야의 대화 '우리'는 자주 어긋나고 엇갈린다. 그로 인해 크고 작은 상처가 생겨나고 어떤 것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깨달아지거나 그 존재가 발견된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근작 중 하나인 (2019)의 리뷰를 적으면서 다음과 같은 표현을 썼다. "(...) 요동치는 마음속에서 ‘아사코’는 그러나, 기꺼이 자신에게 찾아온 모든 일을, 누군가의 선택으로 자신이 입은 상처와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누군가가 입은 상처를 모두 부정하지 않기로 한다." 최근 국내 개봉을 앞둔 그의 장편 데뷔작 (2008)에 관해서도 이런 표현을 할 수 있을까, 선택을 유예하거나 회피했던 이들이 비로소 자신의 마음을 뒤흔든 일에 대해 직시하고 마침내 어떤 결정.. 더보기
영화 '라빠르망'과 '클로저' - 서로를 있는 그대로 내버려 두는 일 “Where is this love? I can't see it, I can't touch it. I can't feel it. I can hear it. I can hear some words, but I can't do anything with your easy words.” - Alice ⠀ 얼핏 로맨스인 척 마음과 마음 사이의 어긋남과 진실과 사실 사이에서의 물음을 야기하는 (1996)와 (2004)를 최근 연이어 봤다. 에서 알리스, 막스, 리자, 루시엔이 서로 얽히고설키듯 에서도 앨리스, 댄, 안나, 래리의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특정한 인물의 시점에서 서사의 입장을 헤아리게 만들기보다 작가적 시점에서 네 사람을 거리를 두고 관찰하게 만든다. ⠀ 의 마이크 니콜스 감독은 “사랑은 서로에게 흡.. 더보기
슬픔 뒤의 소실점을 끝까지 바라보게 만드는 풍경: 영화 '사랑 후의 두 여자' 리뷰 여객선을 타고 난간에 기댄 채 멀리 절벽의 한 겹이 무너져내리는 광경을 보는 여인이 있다. 그는 지금 막 상실을 겪어내는 중이었다. 사랑을 위해 종교를 바꿀 만큼이었던. 영국과 파키스탄의 시차를 넘어, 테이프에 목소리를 담아 녹음하고 편지를 주고받으며 그 사랑에 진심이었던. 그런 '메리'(조안나 스캔런)는 지금 도버 해협을 건너 프랑스 북부 던커크로,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중이다. 갑자기 세상을 떠난 남편에게, 자신이 모르는 가족이 있었다고 한다. 영국 감독 알림 칸의 장편 데뷔작인 (2020)는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을 비롯한 유럽 여러 영화제에서 각광받은 뒤 국내에서는 작년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었다. 올해에는 영국 아카데미(BAFTA)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조안나 스캔런) 수상, 작품상/감.. 더보기
삶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려는 수학자의 태도: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2022) 리뷰 (...) "틀린 질문에서는 옳은 답을 얻을 수 없다" 위와 같은 대사에서 직접적으로 발화되듯 는 상업 영화의 틀 안에서 비교적 명확하고도 친절한 메시지를 주입하지 않는 화법으로 담아낸다. ‘지우’에게 ‘과학관 B103’에서 밤마다 수학을 가르치는 ‘학성’은 자주 “성적에는 관심 없다”라는 말을 한다. 그의 지론은 이렇다. 수학을 잘하기 위해서는 단지 공식만 외워서 그에 문제를 끼워 맞추는 것으론 한계가 있다. 문제를 골똘히 들여다보고 고민해야 하고, 사랑을 하듯 문제와 숫자를 가까이 두고 살펴야 한다. 이런 장면이 있다. 대뜸 칠판에 직각 이등변 삼각형을 그리는 ‘학성’. 높이는 ‘6’이고 밑변의 길이는 ‘10’이다. 이때 넓이는? 넓이를 구하는 공식에 의해(6*10/2) ‘지우’는 30을 답하고 ‘학.. 더보기
영화 '피그'(2021) “이 냄새를 맡아보시오.” 검은 빵 덩어리를 잘라내면서 빵집 주인이 말했다. “퍽퍽한 빵이지만, 맛깔난다오.” 그들은 빵냄새를 맡았고, 그는 맛보라고 권했다. 당밀과 거칠게 빻은 곡식 맛이 났다. 그들은 그에게 귀를 기울였다. 그들은 먹을 수 있는 만큼 먹었다. 그들은 검은 빵을 삼켰다. 형광등 불빛 아래에 있는데, 그 빛이 마치 햇빛처럼 느껴졌다. 그들은 이른 아침이 될 때까지, 창으로 희미한 햇살이 높게 비칠 때까지 이야기를 나눴는데도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레이먼드 카버,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대성당』 (문학동네, 2014) ⠀ 요리에는 취미로도 소질로도 거리가 멀다고 스스로 생각하지만 음식에 관해서라면 레이먼드 카버의 위 대목을 떠올린다. 원제가 ‘A Small Good.. 더보기
영화 '나일 강의 죽음'(2022) (...) ⠀ 의 '에르큘 포와로'는 마치 눈 감고도 (코난에 의해 졸면서) 모든 걸 꿰뚫는 '명탐정 코난' 속 유명한 탐정처럼 어느 순간 갑자기 데우스 엑스 마키나처럼 모든 걸 한방에 해결하는 인물이 아니다. 영화 속 범죄에는 사랑이라는 테마가 중요하게 개입되는데, '포와로'는 사랑에 대한 자기 경험을 토대로 용의자들의 감정에 대해 추리하기도 하고 현재 진행형으로 벌어지는 영화 속 일련의 사건들의 주변인으로서 직접 발로 뛰며 스카프, 권총 등 단서들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관계된 자들을 한 명 한 명 직접 심문하고 그들의 알리바이를 파헤치며, 어느 순간에는 자신의 아픈 과거를 떠올리게 되기도 한다. 요컨대 그는 천재적인 두뇌와 예리한 판단력을 앞세워 모든 걸 일거에 해결하는 초월적인 인물이 아니라 관객.. 더보기
'결말 포함 리뷰'에 대한 생각들 https://brunch.co.kr/@cosmos-j/1379 '결말 포함 리뷰'에 대한 생각들 창작자의 의도대로 작품을 온전히 감상하는 일 | 최근에 블로그 댓글로 나눈 대화 중에 그런 게 있었다. 읽고 싶고 보고 싶고 가고 싶은 것/곳들이 나날이 쌓여가는데 늘어나기만 하는 위시리스 brunch.co.kr 최근에 블로그 댓글로 나눈 대화 중에 그런 게 있었다. 읽고 싶고 보고 싶고 가고 싶은 것/곳들이 나날이 쌓여가는데 늘어나기만 하는 위시리스트를 우리는 다 소화할 수가 없고 앞으로도 그렇다는 것. 지도 앱에 체크해둔 장소가 얼마 뒤 폐업하고 기억해둔 신작 영화를 극장에서 보지 못하며 하트 표시해 두었던 시리즈를 시작도 못 했는데 얼마 뒤 그 작품의 새 시즌이 나온다. 관심을 두는 것의 범주와 범위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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