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그리 대단한 식견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누굴 설득하거나 할 이유도 없으니 아마도 저도 이것 이후로는 다른 코멘트를 더 쓰지 않겠습니다만, 제가 "일반인"이 아니어서 저 댓글을 쓴 분들의 생각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씀하셨는데요. 어쩌다 보니 영화 업계에 얼마간 종사했었기에 평점이 좋다고 해서 영화사에서 좋게 써달라고 돈을 준 것이 아니라는 것의 제가 생각하는 한에서의 근거를 말씀드렸을 뿐입니다. 씨네21 지면과 매체를 읽는 한 사람으로서 매체와 매체 종사자를 함부로 판단하는 것에 대해 반론을 제기한 것에 불과하고요. 지금은 엄밀하게 영화 업계에 종사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보고 읽고 쓰는 것 좀 좋아하는 사람일 따름이니 "전문가"라 할 입장도 못 되고요. 그리고, 저라면 제 생각과 달라서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거나 추가적인 견해가 듣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 의견을 나눌 방법을 찾았을 거라는 뜻이지, 감독이나 기자 등에게 건의하라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다. 저는 기자가 돈을 받았는지 친분이 있는지를 함부로 논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거나 그 생각을 말할 방법을 찾는 게 대화나 의견 개진의 태도라고 생각하고요. 당연히 이야기 할 방법이 마땅치 않을 수도 있죠. 그럴 땐 이렇게 댓글에 그 의견을 쓰면 되는 거고요. (네. 몇 해 전 매체 종사자도 마케팅 에이전시 종사자도 아니었을 때 실제로 어느 GV 행사가 끝난 후 감독님을 따라가 조심스럽게 이메일 주소를 문의드렸던 적은 있습니다.) 이것도 제가 일반 관객들의 입장을 공감하지 못해서/표현을 잘못해서 그렇게 읽힌 것인가요. 제가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일부 댓글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공연히 불필요한 문제 삼은 것인가요. 그렇다면 여기 5~6천 자에 걸쳐서 썼던 제 댓글이 다 부질없는 글자 낭비였겠군요.
물론 어떤 사람은 매체가 돌아가는 생리를 잘 모르거나 아니면 그냥 거기 관심이 없어 정말로 평점을 돈을 받고 써주기도 하나보다 진심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저는 그런 반응들이 "일반인"이어서 나올 수 있는 게 아니라 자기 생각과 다른 것을 틀렸다고 규정하는 자세 때문에 나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일반 관객인지 전문 관객이지 따위가 중요한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다른 관점을 대하고 받아들이는 태도의 문제라고 반복해서 적시했던 것이고요. 제가 지적한 댓글을 쓰신 분들 중 어떤 분들은 말씀처럼 생각이 바뀐다거나 하는 일이 있겠지만 적어도 제가 불편했던 댓글들에서 매체와 매체 종사자 분들의 직업을 (오직 자기 감상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폄하하는 내용 외에는 그 어떤 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온당한 근거를 가지고 말하는 비판도 보이지 않았고요. 평점이나 20자 평에 대해 각자 생각 좀 이야기 할 수도 있는 건데 거기에 날을 세운다고 하실 수도 있지만 표현의 자유인 게 있고 표현의 자유가 아닌 게 있습니다. 이것에 대한 이야기는 전부 앞에서 이미 썼던 댓글들에 포함하고 있으니 동어반복이 되겠습니다만, 제가 영화업계에 아무런 연결점이 없었다고 해도 읽고 쓰고 말하는 일에 관심사를 가진 이상 마찬가지로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코멘트를 남겨주신 덕에 저도 여러 가지를 더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늦은 시간에 또 한번 불편을 드려 죄송하고, 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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