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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시절에는 온갖 다양한 감정과 짝사랑, 우정을 겪고 모든 것이 부풀려진다. 작은 불편함이 세상의 종말처럼 느껴진다. 이 시리즈는 그런 경험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만 벨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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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블랙 팬서>(2018)에서 인종적 배경이 그 자체로 스토리텔링의 핵심적인 요소였듯, <미즈 마블>에서도 '카밀라 칸'이 무슬림 여성이라는 것을 빼놓고는 '미즈 마블'에 관해 말할 수 없다. 비범한 능력을 지닌 '히어로'가 된다고 해서 꼭 지구적 혹은 우주적 차원의 활약과 화려함이 뒤따르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이에게는 그저 부모로부터의 인정이나 학교에서의 친구 관계, 혹은 모스크에서 매 순간 경험하는 남성과 여성 사이의 보이지 않는 벽 같은 것이 반드시 이야기되어야만 하는 정체성이자 서사가 된다. 이 정치적 요소가 <미즈 마블> 속에서 하이틴 드라마 특유의 쾌활함과 어우러져 캐릭터의 특수성을 만든다.
거미 슈트를 입고 피자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는 '스파이더맨'처럼, 수퍼히어로 서사가 보는 이들의 공감과 호감을 얻기 위해서는 화려함 뿐 아니라 갖가지 현실적인 고민과 캐릭터의 성장 과정과 같은 요소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미즈 마블'에 대해서 말한다면 고등학생으로서 카말라의 일상과 무슬림으로서 카말라(와 그 가족)이 당면하는 것들, 그리고 여성으로서 카말라가 매 순간 경험해 온 것들이 그 자체로 '카말라 칸'을 '미즈 마블'로 거듭나게 만드는 중요한 서사적 요소가 된다.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한다. 좋아하는 일을 할 때 그것을 더 잘 해낼 수 있다는 이른바 '덕업일치'라는 말. 카말라가 '미즈 마블'로 점차 거듭나는 과정은 그 자체로 훌륭한 덕업일치의 예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만약 어느 고교생에게 갑자기 수퍼히어로의 능력이 생겼는데 그가 능력에 관심이 없거나 혹은 그것을 개인적 이기의 충족 혹은 타인에게 피해를 주기 위해 사용한다면? '카말라 칸'이 '미즈 마블'로 성장할 수 있는 건 필연적으로 그가 <어벤져스>와 '캡틴 마블'을 선망하고 평소에 항상 수퍼히어로가 되는 것을 상상(혹은 공상, 멍때리기)하고 그것에 관한 소셜미디어 계정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미즈 마블>은 어떤 대상이나 분야에 대해 깊이 파고들어 그것을 열렬히 좋아할 때, 그 일이 수퍼히어로의 전제 조건일 수 있다고도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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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에서 6월 8일부터 매주 공개, 총 6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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