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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당신'이 정말로 어떤 '인연'이었는지 지금의 우리는 알 길이 없겠지만, 그러한 연결감 자체가 살아 있는 지금을 움직이는 건지도 모른다. 어쩌면 반복되었을지 모를 선택들과 교차했을지 모를 이야기들이 보이지는 않지만 존재해 왔다고 믿는 마음이 한 시절을 떠나보내고 새로운 시절을 맞이하게, 즉 성장하게 만든다. 똑같이 계단을 오르는 두 장면이나 "그때 보자" 같은 말들, 말과 말 사이 여백과 머뭇거림들이 <패스트 라이브즈>(2023)이 인과 연을 긍정하면서도 두 번의 이민과 헤어짐을 겪었던 두 인물의 삶을 아름답게 보듬는 방식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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