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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강 소설 '채식주의자' 부분 발췌 1.채식주의자 "나는 모르고 있었다. 저 여자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22쪽) "나는 알고 있었다. 아내가 여위는 건 채식 때문이 아니었다. 꿈 때문이었다." (23쪽) "순간, 한번도 들어가본 적 없는 그녀의 머릿속이, 그 내부가, 까마득히 깊은 함정처럼 느껴졌다." (33쪽) "회사에서 주선한 외식 후 사람들은 한동안 나를 미심쩍게 대했으나, 내가 성사시킨 프로젝트가 괄목할 만한 수입을 거둬내자 모든 것이 묻혀지는 듯했다." (39쪽) "네 꼴을 봐라, 지금. 네가 고기를 안 먹으면, 세상사람들이 널 죄다 잡아먹는 거다. 거울 좀 봐라. 네 얼굴이 어떤가 보란 말이다." (61쪽) 2.몽고반점 "그것은 그에게 오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의 아내가 그 일요일.. 더보기
장류진 작가의 새 장편소설 '달까지 가자'(창비, 2021) "나는 겁이 많고, 걱정이 많고, 좀처럼 스스로를 믿지 못하지만 내가 만든 이야기들은 나보다 씩씩하고 나보다 멀리 간다. 그 뒷모습을 지켜보면서, 이제 더는 나 자신을 의심하지 말자고 다짐할 수 있었다." (장류진, 『일의 기쁨과 슬픔』, 작가의 말에서, 창비, 2019)“장편소설을 쓴 건 처음이라 많이 두근거린다. 어릴 적 과자를 먹을 때면 다분히 의도적으로 닦지 않고 남겨둔 손가락 끝의 양념 가루들을 마지막 순간에 쪽쪽 빨면서 ‘음, 괜찮은 한봉지였어’ 생각하곤 했다. 이 책의 마지막을 읽고 있는 당신도 최후의 맛을 음미하듯 ‘음, 괜찮은 한권이었어’라고 느껴주시면 좋겠다고 감히 소망해본다. 이 장을 덮고 나서 앞의 것들을 모두 잊어버리더라도 그 느낌 하나만 남는다면 더는 바랄것이 없겠다고.” (장류.. 더보기
주말에 만난 김연수의 문장들 "지금은 물론 서씨라는 사람에 대해 다른 감정을 가지고 있다. 굉장히 모호하고 시시때때로 엇나가는 감정이다. 이제 그는 서씨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시에 그는 분명히 이상의 데드마스크를 우리에게 전달하려는 서씨였다. 이관장도 인정하지만, 서씨로서의 그에게서 우리는 어떤 부조화의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그가 완벽하게 이상 숭배자를 형으로 가진 서씨라는 인물을 흉내냈다고 하더라도 그는 바로 서씨 자신이다. 왜냐하면 이상에 대해 말할 때의 그 뜨거움을 그토록 흉내낼 수 있다면, 그를 가짜라고 일컬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뜨거움이 진짜였는지 가짜였는지 확인할 길이 이제 사라졌지만, 그런 종류의 뜨거움이라면 누구도 진위를 가려낼 수 없다. 만약 어떤 배우가 완벽하게 무대 인물로 바뀌었을 때, .. 더보기
당신의 자리는 비워둘게요 - 조해진, 김현 (미디어창비, 2020) 조해진, 김현, 『당신의 자리는 비워둘게요』(미디어창비, 2020) www.yes24.com/Product/Goods/96395667 당신의 자리는 비워둘게요 “구십구 방울의 슬픔이 아니라 한 방울의 기쁨으로 살아가면 좋겠습니다.”우리가 잃어버린 시절과 마음을 찾아서소설가 조해진과 시인 김현의 다정한 응답타자에 대한 사려 깊은 시선으로 www.yes24.com "잃어버린 것에 관한 생각의 파도는 자연스럽게 잃어버려선 안 되는, 아직 잃어버리지 않은 것들에 가닿지요. 어딘가에 잃어버린 것들이 쌓여 이룬 섬이 있다고 상상하게 됩니다. 잃어버린 영화나 잃어버린 편지를 찾아 떠나는 항해는 결국 이러한 깨달음을 남기지요. 그것은 멀리 있지 않다." (김현, 5쪽, 프롤로그에서) "이 글을 쓰고 나면 저는 또다시 .. 더보기
우리의 실패는 아프게도 계속되겠지만, 김금희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일에 관해서라면 여러 차례 언급해왔지만 오늘도 한 번 더 써야겠다. 예약판매 후 2주 정도를 기다려 『복자에게』를 받은 날. 어떤 작가나 작품을 좋아하는 건, 그(들)의 존재가 단지 호감이나 매력 같은 것만을 주기 때문이 아니라 매 순간 나아가면서도 한결같은 방식으로 거기 그 자리에 있어주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를 읽었을 때나 『경애의 마음』을 접했을 때나 『사랑 밖의 모든 말들』을 만났을 때나 계속해서 한 작가를 좋아하는 작가의 목록 맨 앞에서 언급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함 같은 것을 느끼곤 한다. 이 이야기도 종종 언급했던 것이지만 이것 역시도 오늘 한 번 더 써야겠다. 나는 픽션을 쓰는 사람이 아니어서, 이렇게 마음을 다해 하나의 세계를 만.. 더보기
써야 하는 이야기를 쓰는 사람: [JOBS 잡스 - NOVELIST 소설가] "하지만 분명한 점은 지속해서 포기하지 않고 글을 쓴다면 어떤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저도 확신할 순 없습니다. 열 권 쓴다고 해서 잘된다는 보장도 없고요. 그럼에도 지금은 쓸 수 있기에 써보는 것이죠. 달과 별처럼 누군가는 우리를 응원하고 있을 테니." (김연수) 소설가 요나스 요나손, 정세랑, 마르크 레비, 장강명, 로셀라 포스토리노, 정지돈, 가와카미 미에코, 김연수의 인터뷰가 실린 . 7년 전 영화에 대해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김혜리, 정성일, 이동진, 신형철, ... 등의 이름들을 달과 별처럼 떠올리며 그들의 문장들을 생각했다. 소설은 쓰지 않지만 지금은 여러 소설가들의 이름도 생각한다. 쓰는 행위는 문장만이 아니라 삶의 태도와 방향, 가치관까지 만드는 일이다. 나날이 실패..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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