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썸네일형 리스트형 [1인분 영화] ‘내 몸이 사라졌다’ – 감각의 기억 (상) (2020.07.08.) (...) ‘손’의 여정은 실은 자신의 주인을 찾아가는 여정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는 이 ‘손’의 이야기와 함께 그 손 주인의 과거 이야기를 교차해 전개하는 작품이에요. 아니, 중반 어느 시점까지는 그게 주인의 과거인지 전혀 다른 누군가의 현재인지 알기는 어렵지만요. 손이 단지 움직이기만 하는 게 아니라 애니메이션(Animation)이라는 이름 그대로 생명이 있는 존재라면 그 손의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갈까요. 아니, 그 손이 스스로 존재한다는 자각을 갖고 있는 것이라면 그 기억과 역사는 어떤 식으로 만들어질까요. (...)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7월호 네 번째 글은 '감각의 기억(상)'이라는 제목으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2019)에 관해 다뤘다. 이어질 세 편의 글 중 첫 번째... 더보기 떠돌이 개의 삶을 간접체험한 사람이 되었다: 영화 '환상의 마로나'(2019) 리뷰 (2019)는 여러 주인을 만나 네 번에 걸쳐 이름이 바뀌고 각기 다른 환경을 겪으며 산 떠돌이 개의 회고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아홉, 아나, 사라, 그리고 '마로나'. 각각의 이름으로 호명되는 동안 '주인'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개를 떠나거나 보내거나 버린다. 그러나 따뜻하게 핥아주는 엄마 개의 혀, 주인이 주는 우유 한 잔 같은 작은 데서 행복을 찾는 '마로나'는 주인들의 뜻을 거스르거나 저항하지 않고 때로는 체념하듯 때로는 '이럴 줄 알았다'라고 여기듯 새로운 관계들을 만나고 변화된 국면을 받아들인다. 개의 시점에서 생을 회고하는 구성 자체에 머무르지 않고 사람의 피부가 파랗거나 눈이 빨갛게 되어 있는 식으로 '개의 시점'을 상상하듯 구성해 의 작화는 매 순간 역동적이고 프레임 전체를 구성하는 세부.. 더보기 [1인분 영화] ‘브레이브 스토리’ - 일본어초급 19-131 (2020.03.02.) [최근 들어 한동안 가방에 넣고 다니며 틈틈히 읽고 있는 시집의 한 대목을 읽고 오래 전 봄날을 생각했다. 정확히는 시집 뒤편에 실린 해설 때문인데, 조대한 평론가가 쓴 해설 중에는 이런 언급이 있다. “박상수 평론가는 황인찬 시인의 시집 『희지의 세계』(민음사 2015)를 분석하는 글에서 ‘세카이계’라는 용어를 사용한 적이 있었다. 잘 알려져 있듯 그것은 주인공의 행동이나 감정이 곧바로 전 세계의 위기와 등치되는 장르적 상상력을 일컫는 말이다.” (158쪽) 해설에서 설명하듯 ‘세카이계’라는 말은 작품에서 직접 언급되지 않더라도 여러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 소설 등의 이야기를 말할 때 익숙하게 쓰인다. 그러니까 나는 시집을 읽다 지난 과거의 내가 살던 세계를 떠올렸다. 거기서 나는 또 하나의 세계로.. 더보기 [1인분 영화] - ‘클라우스’ -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사람은 정확해야 한다 (2020.01.06.)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1월호 세 번째 글은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사람은 정확해야 한다'라는 제목으로 넷플릭스 영화 (2019)에 관해 썼다. 실사 영화와 애니메이션의 차이가 무엇일까 생각해본 적이 있다. 실제인 것과 그림으로 그린 것이라는 당연한 표현이 아니라 좀 더 근본적인 차이. 아카데미 시상식 같은 곳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최우수 애니메이션상이 따로 존재한다는 것도 있겠지만 지금 말하고 싶은 것은 촬영해낼 수 있는 것과 그럴 수 없는 것의 차이다. 무슨 이야기냐면, 실사 촬영을 할 때는 눈에 보이는 배우나 소품, 풍경, 공간을 활용해 그것들을 의도된 프레임에 따라 일단 담는다. 사후적으로 CGI나 특수 효과를 빌려오기도 하겠지만 기반은 ‘진짜’인 것이고 눈에 보이는 것이다. 그.. 더보기 [1인분 영화] - ‘업’ - 당신과의 모험, 고마웠어요 (2020.01.03.)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1월호 두 번째 글은 '당신과의 모험, 고마웠어요'라는 제목으로 영화 (2009)에 관해 썼다. ‘칼’은 모험가가 되기를 꿈꿨다. 극장에서 유명한 모험가의 일대기를 접하며 그 꿈을 키웠고 훗날 자신의 스크린 속 그 사람이 되기를 상상했다. 알고 보니 그 꿈은 ‘칼’ 혼자만의 것은 아니었다. ‘엘리’도 있었다. 혼자 꾸는 꿈은 외롭기 마련이지만 공동의 꿈은 서로의 에너지가 된다. “넌 별로 말이 없구나. 그래서 맘에 들어.” 만남은 계절이 바뀌듯 모르는 사이 시작되고 있었다. 가보지 않은 미지의 장소로 떠나고 싶어 한다는 점에서 ‘엘리’와 ‘칼’은 서로 공통점이 있었다. 방 안에 텐트를 치고 작은 불빛에 의지한 채, 아무것도 쓰이지 않은 노트를 펴고 미래를 이야.. 더보기 '토이 스토리 4'를 보고나서 나는 몇 안 되는 레고라든가 '미니카'(를 보고 샀던 - 아스라다였나, 이름은 생각나지 않는다) 정도를 제외하면 장난감과도 그리 친한 편이 아니었다.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 컴퓨터가 생기면서 관심사는 자연히 게임으로 옮겨갔다. 그러나 장난감이든 인형이든 혹은 게임이든. 어린 시절의 가까웠던 것들에는 모두 'ㅇㅇ 스토리'가 될 수 있는 기억과 경험들이 담겨 있다. (2018)이 뭉클한 영화인 이유는 영화에 나오는 수백 개의 크고작은 이스터에그를 다 알아서가 아니라 주인공과 원작자의 순수한 애정에 쉽게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9)이 감동적인 영화인 이유는 모든 MCU 영화를 샅샅이 외우고 있어서가 아니라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마음이 저절로 기억하기 때문이다. 에서 우디가 보.. 더보기 영화 '펭귄 하이웨이'(2018) "판타지가 우리에게 하는 일이란, "어릴 때 꿈꾸고 상상하는 것들은 다 지나가고 사라지는 것들이야"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그 시절에만 가능한 (때로는 철없는) 것들이, 지금의 당신을 만들어왔고 네가 기억하는 한 마음속에서 그 세계는 언제나 살아 있을 거야"라고 가르쳐주는 일이다. 그것이 덧없는 환상이 아니라고, 잊히더라도 당신의 세계는 하나가 아니었다고. 그러니까,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나를 그저 거대한 물음표로 보면 돼요."(장 자크 상뻬) (...) 다시, 판타지로 돌아와서. '치과 누나'는 대략 이런 말을 한다. 잊지 않는다면, 우린 언젠가 반드시 다시 만나게 될 거라고. 에서 저 펭귄으로 인한 모든 소동이 지나고 난 뒤, 마을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것처럼 보인다.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더보기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