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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1인분 영화] ‘천공의 성 라퓨타’ – 본 적 없는 세계를 그리워하기(중) (2020.12.18.) (...) 는 주 배경이 하늘이지만 실은 ‘땅’을 강조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부유하는 ‘라퓨타’는 그냥 바위 같은 걸로 된 섬이 아니라 과거에 문명이 번성했던 곳인 만큼 대륙의 형태를 하고 있고 말하자면 땅 위의 하늘 위의 땅이 또 있는 이미지를 나타냅니다. 그 땅에는 또 땅에서 보는 하늘이 있겠지요. 말하자면 땅-하늘-땅-하늘의 구조로 된 의 공간은 그래서 천상의 시점보다는 지상의 시점이 좀 더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주인공 중 한 명인 ‘시타’가 ‘라퓨타’ 사람이지만 주로 지상에 사는 ‘파즈’의 성장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가 짜여 있거든요. (...) (2020.12.18.) ⠀ [1인분 영화] 12월 여덟 번째 글은 '본 적 없는 세계를 그리워하기'(중)라는 제목으로 영화 (1986)에 관해 썼다. 전.. 더보기
[1인분 영화] ‘천공의 성 라퓨타’ – 본 적 없는 세계를 그리워하기(상) (2020.12.16.) (...) 한 번도 마주하지 못한 어떤 세계를 그리워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있습니까, 가 아니라 있을 것입니다, 라고 적은 건 그 세계의 모양과 세부, 크기 등은 다르겠지만 저마다에게 저마다의 방식으로 존재했을 것이라고 저는 믿기 때문인데요. 예컨대 사소하게는 밤하늘을 가만히 올려다보는 일도 달이라든가 태양계의 어딘가에 대해 여러 자료나 매체 등을 통해 접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우리는 그곳에 가본 적이 없으니까요. 결국 눈으로 직접 보지도 않았고 그곳의 공기와 냄새는 어떠한지 알지 못하는 곳을 사람은 그리워할 수 있다고 표현 가능합니다. (...) (2020.12.16.) ⠀ [1인분 영화] 12월 일곱 번째 글은 '본 적 없는 세계를 그리워하기'(상)라는 제목으로 영화 (1986)에 관해 썼.. 더보기
[1인분 영화] ‘환상의 마로나’ – 행복했던 것처럼 회고하기(하) (2020.12.14.) (...) 위와 그 결은 서로 다르지만, 역시 인간 기준에서의 물리 법칙들을 대부분 다 거스름으로써 ‘마로나’의 시점에 한층 가까워집니다. 가령 ‘마로나’의 두 번째 주인인 ‘마놀’은 곡예사입니다. 거리에서 각종 재주를 뽐내며 사람들에게 팁을 받는 그는 처음 ‘마로나’의 주인이 되었을 때 ‘마로나’가 보기에 아주 신기하고 낯설어 보였을 거예요. 그래서 ‘마놀’을 는 키가 몇 미터도 되었다가 팔이 여러 개였다가 연체 동물이라도 되는 양 신체 이곳저곳이 자유롭게 접히고 굽어지는 등 애니메이션을 통한 곡예 자체로서 묘사합니다. ‘마로나’가 첫 주인으로부터 팔린 뒤 도시의 낯선 사람들과 시가지의 위협적인 풍경들을 마주할 때 역시 사람들의 눈은 주로 빨갛거나 초록색으로 표현되어 있고 몸과 몸 바깥의 구분이 명확하.. 더보기
[1인분 영화] ‘환상의 마로나’ – 행복했던 것처럼 회고하기(중) (2020.12.11.) (...) “여기는… 영점의 영점이다. 무가 되는 순간. 아스팔트 위의 얼룩. 이름도 없고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는.” -영화의 첫 내레이션 ‘사람들이 죽을 때는 그런다고 들었다’라며 ‘마로나’는 인생이 영화처럼 스쳐가듯 자기의 생이 지금 스쳐간다고 말합니다. ‘마로나’는 시작부터 인간에게 개가 표현할 수 없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려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여기에는 자신의 출생 이전 즉 부모가 서로 만나기 전의 이야기까지 시각적 이미지로 담겨 있기 때문에 ‘마로나’ 스스로는 다 알 수 없는, 일종의 전지적이고 초월적인 시선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Fantastic Tale’이기도 한 것이겠지요.) (...) (2020.12.11.) [1인분 영화] 12월 다섯 번째 글은 '행복했던 것처럼.. 더보기
[1인분 영화] ‘환상의 마로나’ – 행복했던 것처럼 회고하기(상) (2020.12.09.) (...) 여러 번 주인이 바뀌어가며 떠돌며 살았던 '마로나'의 삶은 과연 행복했을까요. “다들 괜찮다면 내 생의 영화를 돌려보겠다”라며 의 이야기는 ‘마로나’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선명하게 끝난 자리에서부터, 다시 처음의 기억을 향하여. 만약 ‘떠돌며 살다가 차에 치어 죽었다’라는 명제가 행복하지 않은 삶이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면 그럼에도 거기 ‘내 생의 영화가 있다’라고 하는 건 태어남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순간들에 그래도 행복한 일들도 있었다는 뜻이 아닐는지. (...) (2020.12.09.) ⠀ [1인분 영화] 12월 네 번째 글은 '행복했던 것처럼 회고하기'(상)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9)에 관해 썼다. 전문은 구독자 이메일에서. ​ 더보기
[1인분 영화] ‘코코’ – 너무 신격화된 우상(하) (2020.12.07.) (...) ‘기억’이라는 테마는 동어반복에 머무르지 않고 여러가지 의미로 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가령 ‘이멜다’는 남편 ‘헥터’와의 어떤 일로 인해 자신이 좋아했던 노래를 더 이상 하지 않고 삶을 살아왔지만 노래를 완전히 잊은 것은 아니었어요. 기억 속에서 지워진 게 아니라 다른 감정들과 이유들로 그것을 외면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또한 프리다 칼로처럼 모두가 기억하는 인물들이 망자의 세계에서도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모습과 서로를 ‘삼촌’, ‘사촌’이라 부르지만 실은 이승에서 기억해주는 가족들이 없는 이들의 대비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이미지가 이야기가 되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 (2020.12.07.) [1인분 영화] 12월 세 번째 글은 '너무 신격화된 우상'(하)라는 제목으로 영화 (2.. 더보기
[1인분 영화] ‘코코’ – 너무 신격화된 우상(중) (2020.12.04.) (...) 우선 ‘미구엘’의 가족이 왜 대대로 신발 제작을 하게 되었으며 음악을 ‘배척’하게 되었는지 살펴봐야겠습니다. “멕시코에서 음악을 싫어하는 가족은 우리밖에 없을 거예요”라고 ‘미구엘’이 직접 언급까지 하거든요. 이야기는 ‘미구엘’의 고조할머니 ‘이멜다’에게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의 남편은 원래 음악을 하는 사람이었어요. 어느 날 남자는 꿈을 좇아 나서겠다며 집을 떠난 뒤 영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알려져 있습니다.) 당장 그것에 슬퍼할 틈도 없었던 ‘이멜다’는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 강해져야만 했어요. 남편의 흔적을 모두 다 없애 버린 뒤 일을 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신발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대대로 이어졌어요. 음악은 가족을 멀어지게 했지만 신발은 가족을 모이게 했습니다. (...).. 더보기
[1인분 영화] ‘코코’ – 너무 신격화된 우상(상) (2020.12.02.) (...) 꿈은 공짜로 주어지는 게 아니라고,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텔레비전 속 그 사람은 이미 사회적으로 성공한 반열에 올라 있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에 찬 사람이었고요. 그는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가수였습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노래로 아름다운 이야기를 선물했고, 또 어떤 이들에게는 꿈을 주었습니다. 그의 존재로 인해 특별한 이유도 없이 그냥 음악이 좋아진, 한 소년의 경우처럼요. 텔레비전 속 그 가수는 식상한 표현이지만 전설적인 인물로 후대에 이르기까지 남았는데, (...) (2020.12.02.) ​ [1인분 영화] 12월 첫 번째 글은 '너무 신격화된 우상'(상)이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7)에 관해 다뤘다. 전문은 구독자 이메일에서. ​ 더보기
[1인분 영화] ‘내 몸이 사라졌다’ – 감각의 기억 (하) (2020.07.13.) ​(...) 그러나 뇌가 몸의 주인이어서 모든 사고와 행동을 관장하는 게 아니라, 손과 같은 특정 신체 부위에게도 각자의 감각을 통한 기억이 존재할지 모른다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감각은 물리적이고 꽤 구체적인 것이니까요. 사는 동안 우리는 항상 무엇인가를 보고, 듣고, 만집니다. 그것들이 단지 정보의 형태로 쌓이기만 하는 게 아니라 그 감각 하나하나가 고스란히 기억된다는 생각. 키보드에 자음과 모음 하나하나를 입력하는 제 손에게 조금이나마 더 나은 기억을 감각시키고 싶다는 생각에, 다른 날보다 유난히 글을 마감하기 어려웠습니다. 어리둥절한 채로 제 두 손을 새삼스럽게 바라봅니다.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7월호 네 번째~여섯 번째 글은 '감각의 기억'이라는 제목으로 넷플릭스 애니메이.. 더보기
[1인분 영화] ‘내 몸이 사라졌다’ – 감각의 기억 (중) (2020.07.10.) (...) 그러나, 결국은 잘린 ‘손’. ‘나우펠’의 손이 어떤 일로 잘리게 되는지를 생각하는 것보다 에서 더 생각하게 되는 점은 바로 그 ‘손’이 잘려나간 어떤 운명을 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점입니다. 피아니스트와 우주비행사를 동경하며 세상 수많은 소리들에 호기심을 갖고 있던 소년이 희망 없이 무기력하게 피자 배달 일을 하게 되는 게 대단한 운명의 장난 같은 건 아닐지도 모릅니다. 세상에는 유년의 꿈을 잊거나 포기하고 사는 이들이 아주 많고 그건 그 사람들이 의지 없이 쉽게 꿈을 접어서가 아니라 훗날의 삶에서 각자의 처지와 환경에 맞는 선택과 타협을 했거나 아니면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꿈이 바뀌었기 때문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파리 한 마리조차도 쉽게 잡을 수 없는 ‘손’. 모래를 힘껏 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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