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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1인분 영화] ‘코코’ – 너무 신격화된 우상(하) (2020.12.07.) (...) ‘기억’이라는 테마는 동어반복에 머무르지 않고 여러가지 의미로 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가령 ‘이멜다’는 남편 ‘헥터’와의 어떤 일로 인해 자신이 좋아했던 노래를 더 이상 하지 않고 삶을 살아왔지만 노래를 완전히 잊은 것은 아니었어요. 기억 속에서 지워진 게 아니라 다른 감정들과 이유들로 그것을 외면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또한 프리다 칼로처럼 모두가 기억하는 인물들이 망자의 세계에서도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모습과 서로를 ‘삼촌’, ‘사촌’이라 부르지만 실은 이승에서 기억해주는 가족들이 없는 이들의 대비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이미지가 이야기가 되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 (2020.12.07.) [1인분 영화] 12월 세 번째 글은 '너무 신격화된 우상'(하)라는 제목으로 영화 (2.. 더보기
[1인분 영화] ‘코코’ – 너무 신격화된 우상(중) (2020.12.04.) (...) 우선 ‘미구엘’의 가족이 왜 대대로 신발 제작을 하게 되었으며 음악을 ‘배척’하게 되었는지 살펴봐야겠습니다. “멕시코에서 음악을 싫어하는 가족은 우리밖에 없을 거예요”라고 ‘미구엘’이 직접 언급까지 하거든요. 이야기는 ‘미구엘’의 고조할머니 ‘이멜다’에게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의 남편은 원래 음악을 하는 사람이었어요. 어느 날 남자는 꿈을 좇아 나서겠다며 집을 떠난 뒤 영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알려져 있습니다.) 당장 그것에 슬퍼할 틈도 없었던 ‘이멜다’는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 강해져야만 했어요. 남편의 흔적을 모두 다 없애 버린 뒤 일을 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신발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대대로 이어졌어요. 음악은 가족을 멀어지게 했지만 신발은 가족을 모이게 했습니다. (...).. 더보기
[1인분 영화] ‘코코’ – 너무 신격화된 우상(상) (2020.12.02.) (...) 꿈은 공짜로 주어지는 게 아니라고,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텔레비전 속 그 사람은 이미 사회적으로 성공한 반열에 올라 있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에 찬 사람이었고요. 그는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가수였습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노래로 아름다운 이야기를 선물했고, 또 어떤 이들에게는 꿈을 주었습니다. 그의 존재로 인해 특별한 이유도 없이 그냥 음악이 좋아진, 한 소년의 경우처럼요. 텔레비전 속 그 가수는 식상한 표현이지만 전설적인 인물로 후대에 이르기까지 남았는데, (...) (2020.12.02.) ​ [1인분 영화] 12월 첫 번째 글은 '너무 신격화된 우상'(상)이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7)에 관해 다뤘다. 전문은 구독자 이메일에서. ​ 더보기
[1인분 영화] ‘원 데이’ – 시간은 앞으로만 흐른다 (2020.11.30.) 11월에도 '이만하면 잘 썼다'보다는 '겨우 이만큼이라도 썼다'의 순간이 더 많았다. 어쨌든 [1인분 영화]의 11월 한 달도 이렇게 지나갔다. 마지막 열세 번째 이메일은 '시간은 앞으로만 흐른다'라는 제목으로 (2011)를 썼다. 한 달의 이메일을 함께해주신 분들에게 다시 감사드린다. 읽을 만한 가치 있는 이야기들이 함께였기를 가만히 바라보는, 2020년을 한 달 앞둔 밤. www.instagram.com/p/CIBIi9glOSJ/ 로그인 • Instagram www.instagram.com 더보기
[1인분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 당신의 시선(하) (2020.11.27.) (...) 그 초상화는 철저히 신랑을 위해서만 그 가치가 존재하는 그림이었을 겁니다. 당시의 화풍이나 사회적 분위기를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신부의 외모를 잘, 혹은 아름답게 보이도록 표현해야 했을 것이며 그것은 신랑 될 남자(와 그 가문)의 마음에 들기 위한 것이지 신부 될 사람을 위한 그림은 아니었을 테니까요. 다시 말해서 첫 그림을 '마리안느'는 '엘로이즈'의 남편 될 사람의 평가를 의식하며 그렸을 것이고 '엘로이즈'가 보기에 그 그림은 자기 답지 않아 보였을 겁니다. 여기서 먼저 변화를 야기한 것은 '마리안느'였습니다. 며칠간 고생(?)해서 들키지 않고 몰래 관찰해가며 완성한 그림을 그 그림의 모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한 것에 대해 화를 내면서요. 이제 '엘로이즈'는 '이번엔 제대로 모델이 되겠다.. 더보기
[1인분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 당신의 시선(중) (2020.11.25.) (...) 예를 들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어떤 장면. 세 사람이 나란히 '무언가'를 하고 있습니다. '소피'는 자수를 두고 있고, '엘로이즈'는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마리안느'는 벽난로에 장작을 올리고 있습니다. 보통의 영화였다면 이것은 거의 명확하게 신분에 따른 구분된 행동으로 나타났을 거예요. 다시 말해서 지금 이야기 한 것들 전부는 셋 중 가장 낮은 신분에 해당할 '소피'가 홀로 담당했을 일이라는 것입니다. 영화의 시선은 세 사람을 공평하게 향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더 가까이 클로즈업 한다든지 서로간의 신분 차이를 영화 언어를 통해 묘사하는 일이 여기서는 전혀 일어나지 않아요. (...) (2020.11.25.)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11월호 열한 번째 글은 '당신.. 더보기
[1인분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 당신의 시선(상) (2020.11.23.) (...) 그러나 의 오프닝은 오히려 ‘마리안느’가 누군가(들)의 시선이 향하는 대상이 되어 있는 장면입니다. ‘마리안느’가 ‘엘로이즈’의 초상화를 그리고자 섬에 머물렀던 것은 과거의 일이며, 영화의 첫 장면은 현재입니다. ‘마리안느’는 어린 학생들에게 인물화를 그리는 법을 실습시키고 있습니다. 이때 ‘마리안느’는 학생들의 그림에 담기는 모델이 되는 것이고요. “윤곽선 먼저, 다음은 실루엣. 서두르지 마.” 영화가 처음 보여주는 것은 자세를 잡고 앉아 있는 ‘마리안느’의 모습이 아니라 그를 바라보며 인물화를 그리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정확히는 학생들의 ‘시선’입니다. ‘마리안느’는 “날 천천히 관찰해.”라고도 말합니다. 그는 이 첫 장면의 시공간에서 철저히 관찰의 대상이 되는 것이죠. 물론 그림을 가르.. 더보기
[1인분 영화]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 영원성이라는 굴레(하) (2020.11.20.) (...) ‘이브’와 ‘아담’이 나누는 대화의 한 장면. 위와 같이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등의 당대와 수 세기 동안의 실존 인물들이 언급되거나 인용되는데, 짐 자무시 감독의 취향이기도 하고 캐릭터 설정상 자연스러운 세부에 해당되기도 합니다. 예컨대 ‘이브’가 ‘아담’을 만나기 위해 타고 오는 파리 경유 디트로이트행 비행기의 항공사는 ‘뤼미에르 항공’이며 ‘이브’의 캐리어에는 앞서 언급한 극작가 크리스토퍼 말로의 것을 비롯한 수많은 책들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 (2020.11.20.) ​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11월호 아홉 번째 글은 '영원성이라는 굴레'(하)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3)에 관해 이전 글과 이어서 썼다. 글 전문은 구독자 이메일을 통해서. ​ 더보기
[1인분 영화]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 영원성이라는 굴레(중) (2020.11.18.) (...) '이브'가 디트로이트행 비행기를 타기 전에 잠시 지나가는 재미난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골목길을 걸어 당도한 어느 카페에서 '이브'는 '크리스토퍼 말로'라는 이름을 가진 노인과 대화를 합니다. 그런데 크리스토퍼 말로는 1593년에 세상을 떠난 영국의 극작가이거든요. 그 역시 뱀파이어라는 암시를 슬쩍 넣어둔 것입니다. (그는 어디 가서 자기 이름을 함부로 말하지 말라는 이야길 하기도 해요) 영화 에서 활용되는 '뱀파이어'라는 캐릭터 설정은 이렇듯 (...) (2020.11.18.)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11월호 여덟 번째 글은 '영원성이라는 굴레'(중)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3)에 관해 이전 글과 이어서 썼다. 글 전문은 구독자 이메일을 통해서. ​ 더보기
[1인분 영화]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 영원성이라는 굴레(상) (2020.11.16.) (... ) 길어야 100년 정도를 사는 사람과 수 천 년을 살아도 죽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각각 있다면, 각자 시간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다를 겁니다. 죽지 않고 계속해서 살 수 있다는 건 유한성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거의 모든 인간이 갖는 환상 같은 것이지만, 막상 실제로 그렇게 된다면 일단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이 곁을 떠나는 걸 수없이 지켜봐야 하고 언젠가 죽을 수 있다는 것에서 오는 절박함이나 삶의 유한성에서 오는 소중한 가치들이 옅어집니다. 물론 뱀파이어는 주기적으로 피를 먹어야 살 수 있으니 그 자체로 불멸의 존재는 아니지만요. 살아있다는 것이 절실하지 않으니 나태해질 것이고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 여러 요소들의 의미도 다르게 다가올 것입니다. 예를 들면, 문화와 예술 같은 것.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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