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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1인분 영화] ‘어드리프트: 우리가 함께한 바다’ – 보이지 않지만 거기 있는 것(하) (2020.09.28.) (...) "스토리가 누군가에게 스토리텔링 될 수 있는 건, 사람이 보이지 않는 것을 믿을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 그것은 생명을 앗아가는 재난을 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에게도 그것이 거기 있었다는 생동감을 줍니다. 어떤 경험은 찰나일지라도 평생을 바꿔버릴 수 있습니다. 태미 올드햄 애쉬크래프트는 지금도 항해를 계속하고 있다고 해요. 어디선가 또 다시 폭풍을 만날지도 모르죠. 그러나, 이미 허리케인으로부터 살아남은 적 있는 태미는 세상 누구보다 강인한 선장이나 삶의 항해자가 되어 있을 겁니다." (...) (2020.09.28.)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9월호 열두 번째 글은 '보이지 않지만 거기 있는 것'(하)이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8)에 관해 앞선.. 더보기
[1인분 영화] ‘어드리프트: 우리가 함께한 바다’ – 보이지 않지만 거기 있는 것(중) (2020.09.25.) (...) 재난 상황을 묘사하는 방식으로는 흔치 않게 기억 속 지난 일상의 단면들이 현재에 빈번하게 개입하도록 이야기를 구성한 건 가 그만큼 실존 인물이 겪은 이야기에서 감정을 제대로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는 뜻입니다. ‘태미’가 정말 ‘리처드’가 바로 옆에서 조언해주듯이 그의 음성을 떠올리며 삶의 의지를 다잡았고 결정적인 순간들마다 5개월 전 과거의 나날들을 회상했기 때문에, 영화 역시 표류기와 로맨스를 기계적으로 교차해놓은 게 아니라 각색의 과정에서 그 점을 고스란히 구현한 것이죠. (...)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9월호 열한 번째 글은 '보이지 않지만 거기 있는 것'(중)이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8)에 관해 앞선 글과 이어서 썼다. 전문은 구독자 이메일에서. 10월호 구.. 더보기
[1인분 영화] ‘어드리프트: 우리가 함께한 바다’ – 보이지 않지만 거기 있는 것(상) (2020.09.23.) (...) 요트를 타고 수천 킬로미터를 항해하는 이 이야기의 큰 줄기를 관객은 처음부터 이미 아는 채로 영화를 함께하게 됩니다. 사방을 둘러봐도 아무런 생명의 흔적이나 붙잡을 무언가도 보이지 않고 저 수평선 너머엔 오직 구름 낀 하늘 밖에 존재하지 않을 때, 그 사람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는 영화의 실제 주인공 태미가 직접 쓴 회고록을 기반으로 하여 5년여의 시나리오 작업을 거쳐 탄생한 작품입니다. (...)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9월호 열 번째 글은 '보이지 않지만 거기 있는 것'(상)이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8)에 관해 썼다. 전문은 구독자 이메일에서. 10월호 구독자 모집은 9월 30일까지 열려 있다. (링크) 더보기
[1인분 영화] ‘그래비티’ – 살아있음의 아이러니(하) (2020.09.21.) (...) ‘라이언’은 소유즈의 연료가 이미 다 되었지만 다시 발진할 수 있는 어떤 방법을 떠올립니다. 물론 이것으로 곧장 지구에 돌아가는 건 아니고, ‘텐궁’이라는 중국 정거장의 소형 우주선을 찾아 그것을 움직여야 하니 거기서는 또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라이언’은 다시 한번 의욕을 갖습니다. 이제 이 고난의 여정이 어떻게 될지는 ‘맷’의 말처럼 ‘라이언’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선내의 여러 버튼들을 차근차근 다시 조작해보면서, ‘라이언’은 이렇게 스스로에게 말합니다. “이제 운전은 그만 할래, 집에 가는 거야. 멋진 모험담을 들려주든지 10분 안에 불타 죽든지 밑져야 본전이겠지만 어느 쪽이든 아주 엄청난 여행이 될 거야.” (...) ​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9월호 아홉 .. 더보기
[1인분 영화] ‘그래비티’ – 살아있음의 아이러니(중) (2020.09.18.) (...) 아무 의미도 효과도 없어보이지만 그 ‘아무런 말’이 이상하게 힘이 되는 순간을 혹시 경험해보셨는지요. 당장 힘이 되지는 않더라도 마음을 고쳐먹고 무슨 행동에 나서게 하거나 적어도 그럴 의지가 되살아나게 하는 말. “힘내”라거나 “할 수 있어”라거나. 이런 말은 스스로 중얼거리는 것보다 누군가 자신에게 해줄 때 더 영향력을 갖습니다. 적어도 영화 는 그렇게 말해주고 있어요. 이 세상에서 나를 살아있게 해주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느꼈을 때, 정말로 죽기 직전이어서 마지막을 예감하는 어떤 상황에서 자신과 누군가 여전히 ‘연결’ 되어있다는 그 관계의 실감은 사람을 살게 해줄 수도 있다는 것을요. (...) ​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9월호 여덟 번째 글은 '살아있음의 아이러니'.. 더보기
[1인분 영화] ‘그래비티’ – 살아있음의 아이러니(상) (2020.09.16.) (...) 왜 우주에 왔냐는 ‘맷’의 물음에 ‘라이언은 “소음이 없어서”라고 답합니다. 아무런 소리가 없는 공간이라는 게 좋아서 왔다고. 불의의 사고로 어린 딸이 허무하게 세상을 떠난 뒤, ‘라이언’은 삶의 의지를 잃은 채였습니다. 일을 마치고 나면 아무 멘트가 없는 아무 라디오 채널이나 튼 채 목적지 없이 드라이브를 했고 특별히 누군가와 친밀한 관계를 맺지도 않은 채 공허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라이언’이, 초유의 재난을 만나자 지구로 돌아갈 수 있을지 당장 생존의 가능성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태에 놓입니다. 소음이 없어서 우주에 오길 택했지만 그 소음 없는 공간이 주는 무력감과 막막함은 오히려 주인공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가 됩니다. 이 아이러니에 관해 더 생각해보기로 합니다. (...) 이메일 영화.. 더보기
[1인분 영화] ‘월드워Z’ – 밤에도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하) (2020.09.14.) (...) 전 지구적인 재난 상황으로서 좀비가 창궐한다면 우리가 과연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하는 주제는 대자본이 담긴 블록버스터로서 상업성에 충실한 가운데서도 분명 소비적인 오락 영화에만 그치지는 않는 면이 있겠습니다. 막연히 ‘여름쯤 되면 괜찮아지겠지’ 생각했던 코로나19 상황은 오히려 더 나빠졌습니다. 자영업과 같이 직접적으로 타격이 큰 분야에 계신 분들의 고충을 미처 헤아릴 길이 없지만, 모두에게 힘든 시절일 거예요. 어쩌면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모두의 삶의 방식을 뒤바꿔버릴 만큼 그 파장이 길고 깊은 것일지도 모르겠고요.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로 유명한 김영민 교수의 또 다른 책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에는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텍스트를 읽음을 통해서 우리가.. 더보기
[1인분 영화] ‘월드워Z’ – 밤에도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중) (2020.09.11.) (...) "그 실패 때문에 우리는 그 망할 놈의 전쟁에서 패배한 겁니다. 우리가 좀비에게 충격을 주고 외경심을 심어줄 수 없다는 사실이 부메랑처럼 우리 면전에 돌아왔고, 현실에서는 오히려 좀비가 우리에게 충격을 주고 외경심을 심어주었죠! 그들은 두려워하지 않았어요! 우리가 어떤 짓을 하건, 얼마나 많은 좀비를 죽이건, 그들은 결코 우리를 두려워하지 않을 겁니다!” -맥스 브룩스, 『세계대전 Z』, 박산호 옮김, 황금가지, 2008, 168쪽. (...)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9월호 다섯 번째 글은 '밤에도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중)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3)에 관해 앞선 글에 이어서 썼다. 전문은 구독자 이메일에서. [1인분 영화]는 매월 말 공지를 통해 구독자를 받는.. 더보기
[1인분 영화] ‘월드워Z’ – 밤에도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상) (2020.09.09.) (...) 영화가 시작한지 몇 분 지나지 않아 는 곧장 좀비 아포칼립스의 세계로 돌입합니다. 가족과 함께 필라델피아 시내 도로를 운전하던 ‘제리’의 눈에 들어온 소요 사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끔찍한 광경으로 뒤바뀝니다. 딸이 안고 있던 인형이 내는 소리와 맞물려 ‘제리’는 직업 정신을 살려 좀비로 변한 다른 이에게 물린 사람이 뒤이어 좀비로 변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계산합니다. 하나, 둘, 셋, … 12초. (...) ​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9월호 네 번째 글은 '밤에도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상)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3)에 관해 썼다. 전문은 구독자 이메일에서. 더보기
[1인분 영화] ‘더 임파서블’ – 일상의 부재(하) (2020.09.07.) (...)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 용감해지기 어렵습니다. 다른 누군가를 구한다는 건 더욱 어렵고, 나 자신을 챙기는 것조차 버거운 상황이 됩니다. 그러나 ‘루카스’는 자신도 두려움에 휩싸인 채로 엄마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앞서 들려온 다른 아이의 울음소리를 애써 외면할 만큼의 ‘강해지려는 마음’이 됩니다. ‘헨리’ 역시 피투성이가 된 채 무섭기는 마찬가지지만 두 아이에게 엄마와 형을 데려오겠다며 조금만 더 기다리라고 애써 입을 열어봅니다. 아빠를 대신해 막내를 돌보게 된 둘째 ‘사이먼’은 자신도 누군가를 돌보는 건 처음이라 겁이 난다고 하지만 아빠의 떨리는 눈빛과 목소리에 그렇게 해보겠다고 말합니다. (...)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9월호 세 번째 글은 '일상의 부재'(하)라는 제..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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