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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적끄적

그런 일들 집을 나서기 전 우산을 뒤집을 듯 비가 쏟아지더니 지하철역에 다다르니 비를 맞고 걸어도 될 만큼 잦아드는 일길을 가다 눈이 따끔한 느낌이 들어 닦아내고 보니 검은 눈물이 흐른 것처럼 날파리 하나가 부딪혀 죽어 있는 일길게 줄을 서서 받는 어떤 경품이 딱 내 앞에서 소진되는 일새로 꺼낸 신발이 맞지 않아 뒤꿈치가 벌게져서는 밴드를 붙였는데 붙인 자리 바로 위가 까지는 일종이책을 샀다는 걸 잊어버리고 같은 책의 전자책을 또 구입하고는 그걸 다 읽고서야 종이책의 존재를 깨닫는 일그런 일들은 예고가 없으므로 그런 일일 수 있다그런 일이 일어나는 날은 단지 어느 날이다어떤 일을 그저 어느 일로 생각할 수 있으려면 그것들에 마음의 기척을 두지 말아야 하겠다집 앞에 누가 버린 곰인형에 처음에는 무슨 사연일까 마음이 .. 더보기
'오션스 8'(2018) (2018)이라는 제목을 통해 이 스핀오프가 또 하나의 시리즈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작품 자체는 무던하고 소박한 편이었다. 시리즈를 만든 스티븐 소더버그의 근작인 (2017)가 될 수 있었던, 작은 일이 만든 큰일들(기획력, 실행력, 무난함, 간편함, 안이함)에 대한 영화가 아니었나. 두드러지는 단점은 없는 대신 특기할 만한 장점도 없다. 스핀오프의 본분에 충실할 뿐이지만, [보그]의 편집장 안나 윈투어를 비롯한 다양한 카메오들의 활약, 감각적인 의상과 일부 컷 편집이 다행히 이 기획을 성공적인 기획으로 볼 수 있게 만든다. (북미에서는 역대 시리즈 중 최고 오프닝 기록을 세웠다.) 작위적 우연에 기댄 각본인 데다 크게 돋보이는 캐릭터가 없고, 장르적 쾌감을 기대한 관객에게는 전반에 비해 후.. 더보기
[류이치 사카모토: 라이프, 라이프] 전시를 관람하다. (@피크닉) **평일 오픈 시간(11:00) 딱 맞춰 왔는데도 사람이 많았다. 그래도 오전 일찍 오는 게 최선일 것 같다.**류이치 사카모토에 대해 정말 궁금해서 온 건지 그냥 핫한 전시라고 해서 와본 건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많아 보였다.**셔터 소리가 나는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다고 명확히 안내되어 있는데도, 여기저기서 찍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제발. 1) 여긴 대림미술관이 아닙니다. 2) 음악과 소리를 들으러 온 거지 사진 찍으러 온 게 아닐 텐데요... 3) 순간을 좀 더 마음으로 담고 느낄 줄 알았으면.**공간의 크기에 비해 다소 회전율이 떨어질 수 있는 구성이지만, 작가와 긴밀히 협업하여 만들었음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하고 탄탄한 기획이었다.**류이치 사카모토의 유명한 곡들 위주의 구성보다는, 그가 .. 더보기
우리는, 예민해져야 한다. 오늘의 만남에서도 우리의 화두는 역시나, 타인이었다. 온라인 공간에서 타인의 생각을 비아냥 거리는 치들이 주로 지능순, 지능순, 운운하는데 정말 '지능순'인 건, 내 것이 내게 좋은 만큼 다른 것이 다른 사람에게 좋을 수 있다는 바를 아는 일이다. 비록 공감은 마음이 하는 일이지만, 타인을 조금이라도 헤아리려는 노력은 둔감하지 않는 것에서 나온다. 예민해지려면, 더 잘 알아야 한다. 내가 아닌 타자를 더 알아보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건, 무지한 일이다. 그렇게 믿는다. 타인을 알려 하지 않는다면 스스로에 대해서도 깨우치지 못할 것이라고. (2018.06.03) 더보기
북티크 서교점의 영업 종료를 며칠 앞두고 공간(空間)은, 비어 있는 것들의 사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리고 그 빈자리는 꼭, 사람이 채운다. 3년 전 봄날의 일이다. 인스타그램에서 책과 영화에 관한 이야기들을 주고받던, 지금은 누나라고 부르는, 어떤 분에 의해 우연히. '북티크'라는 공간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강남구 학동로 105. 나는 낯선 호기심으로 찾았던 논현역 근처의 그곳에서 열리는 독서모임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이듬해 여름, 서교동에도 북티크가 생겼다. 그곳이 여는 날에도 나는 아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새 공간의 시작을 응원했다. 어느 날 '이런 공간이 있다'는 고마운 이야기에 소중한 공간을 알게 되었고, 그곳에서 많은 이들을 새로 만났다. 이제는 스쳐간 이들도 적지 않으나, 지금껏 닿아 있는 고마운 이들도 있다. 어느 날 '.. 더보기
다시, 시작하며 시인을 올려다보던 마음처럼, 시인이 세상을 사유하는 시선처럼, 영화에 다녀올 때의 걸음처럼, 그렇게 세상을 살아내어야지. 그 영화에 이 세상은 없겠지만, 거기 영화가 있다는 것만으로 여기 오늘은 조금 더 좋아질지도 몰라. 티스토리 블로그를 만들다. (2018.05.26) https://brunch.co.kr/@cosmos-jhttps://instagram.com/cosmos__j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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