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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적끄적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 9화, 10화 대사 메모 "대통령 경호에 관한 법률 제9조에 이런 항목이 있습니다. '경호처 소속 공무원은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해선 안 된다.' 저 규정 잘 지킵니다. 대행님께 이 말씀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이제 아시겠죠, 밥 먹는 이유가 저한텐 왜 중요했는지." "그럼, 밥 말고 데이트 할까요?" "차악을 선택하는 일이 정치니까요." "시완이한테 더는 상처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했죠? 그 약속, 내가 지키게 해줄래요?" "온 국민이 남의 집 이불속만 궁금해하는 나라를 만들고 싶어요? 난 그런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려는 게 아니에요." "한 번은 보고 싶어졌습니다. 좋은 사람이 이기는 세상을요." "나경아, 우리 행복해지자. 최선을 다해서." 더보기
책을 읽는 사람과 책을 안 읽는 사람 최근 나름대로 정립해가면서 연구 혹은 고찰 중인 나만의 가설이 하나 있다. 요컨대 '인터넷에 악플을 달거나 타인을 모욕하고 험담하는 사람은, (높은 확률로)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일 것이다.'라는 것. (역은 물론 성립하지 않을 수도 있다.) 글을 쓰는 사람의 이야기를 접하고 책을 읽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서 생각의 가지를 넓고 깊게 뻗어보려 노력하는 중. 약간의 힌트 혹은 참고가 되지 않을까 하여 매리언 울프의 『다시, 책으로』를 샀다. 좋아하는 공간에서, 좋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마친 저녁. 더 많은 사람들이 '쓰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그래서 오늘도 생각한다. 쓰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읽는 사람'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더보기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 3회 대사 메모 박 대행이 보여줘야 합니다. 청와대가 무너지지 않았다는 걸. 대한민국은 여전히 건재하다는 걸 말입니다. 박 대행 자신을 위해서라도. 꼭. 대통령님 때문이 아닙니다. 저흰 대통령님을 지키지 못한 경호팀입니다. 다시는 그런 실수를 하고 싶지 않았을 뿐입니다. 어제 참사 이후 지금까지 난 20년 모신 우리 대장 가는 길 속 시원히 울어보지도 못했어요. 미안해서, 분해서, 억울해서. 여기, 대사인적 기본권, 그리고 적극적 급부 청구권, 이게 대체 무슨 뜻입니까? 이과라 내가 사회 과목에 좀 약해서... (대통령령 때문에 공부하신 거예요? 헌법?) 이과라, 제가 한자도 좀 약해서... 대통령령을 발령합니다. 기존 질서를 현상 유지하라는 권한 대행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 난 양진만 청와대 비서실장입니다. 박 대행.. 더보기
4주간의 영화 글쓰기 클래스 '써서 보는 영화' 6월반 멤버 모집 중(마감임박) 봉천동에 위치한 영화전문 독립서점인 '관객의 취향'에서 4주 간의 영화 글쓰기 클래스인 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6월 6일 목요일부터 시작해 13일, 20일, 27일까지 네 번의 저녁 8시에 만나요. (정원 최대 6명, 참가비는 8만원입니다.) 단기간에 글쓰기 스킬을 전수하는 것보다는, 영화에 대해 기록을 하는 일이 어떤 의미와 가치가 있을지에서부터 시작하며, 영화에 대한 글쓰기에 막연함과 어려움을 느끼는 분에게 도움을 드리고자 마련된 자리입니다. 과제를 드리고 모임 합평을 하며 저는 개별 피드백도 드립니다. 1주차는 글을 시작하는 방법에 관하여, 2주차는 글감과 자료를 찾고 글을 발전시키는 방법에 관하여, 3주차는 글을 수정하는 방법에 관하여, 4주차는 글쓰기의 여러 가지 팁과 노하우, 그리고 좋은 글이.. 더보기
연예인과 팬 사이. 타인에게 선 넘기 타인에게 본인에게는 적용하지 않을 엄격하고 철저하고 완전무결한 도덕적 잣대를 강요하는 일. 연예인의 말과 행동을 샅샅이 심판하는 글자들을 볼 때면 내 일도 아닌데 마음이 아프게 된다. 본인 생각과 요구만 중요하고 마치 그 연예인이 인격체가 아니라 소비재인 것처럼 대하는 글자를 볼 때, 과연 그것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언어가 맞는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아무리 덧글이 가볍디 가벼운 것이라 해도.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사람이 자신의 언행에 그만큼 더 조심스러울 필요가 있는 것도 맞지만, 팬이라고 해서 다 요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연예인은 대중을 상대로 언제나 을이다. 그것도 철저하게. 어쩌면 한 번의 실수조차 허용하지 않는 사회의 연장선일지도 모르겠다. 삶에 여유가 부족하다 해서 사람에의 관용까지도.. 더보기
3월에도 쓴다. "네가 약해질 때, 어디 발 디딜 데 없을 때 너는 시에 매달린다. 사실은 세상에 매달려야 할 일이다."라는 이성복 시인의 문장을 늘 생각한다. 나는 말 대신 문장 뒤로 숨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이렇게 말해야겠다. 어쩌면 세상 밖의 비바람이, 피바람 같은 일들이 무서워서 안전하고 끝 모르는 영화의 이야기로 숨어드는 것이라고. 무엇인가에 재능을 타고난 사람은 아니어서, 내가 유일하게 잘할 수 있는 건 '어떤 것에 꾸준해지는 것'이라 말하곤 한다. 정말이다. 좋아하는 것이 너무 많아서 이 영화 저 영화, 이 책 저 책 동시에 셀 수 없을 만큼 오가야만 한다. 통섭을 잘하는 건 똑똑해야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하지만 난 똑똑한 사람이 아니다. 정말이다. 섣불리 말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달갑지 않은 상처가 될 .. 더보기
쉬운 글만이 좋은 글은 아니다 "충분히 공부한 사람일수록 '쉽게 풀어서' '간단하게' 말하기를 경계하게 된다. 전문가들이 가장 난감해하는 글쓰기와 말하기는 "한마디로 말씀해주신다면?"이다(유사품은 "간단히 정리해주신다면?"이 있다). 혼자만 아는 세계에 있는 듯 독자를 배려하지 않은 글쓰기를 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만큼이나 간단하지 않은 내용을 간단하게 '오역'하는 글쓰기도 주의해야 한다. 어떤 글은 역량껏 덤벼들어 읽는 독자의 노력을 필요로 한다. 과학과 수학 문제를 풀 때만이 아니라, 문장을 이해하고 이야기를 꿰는 데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한 때가 있다. 어렵기만 하고 재미없는 글 역시 필요할 때가 있다."(이다혜,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에서) 쉽게 쓰인 글이 좋은 글이라는 시각에 대해 언제나 온전히 동의하지 않았다. .. 더보기
좋은 하루 어제는 좋은 하루였다. 전날 내내 배가 좀 아팠는데 그탓인지 적당히 느즈막하게 일어나 아점을 먹었다. 낮에는 쓰는 사람들과 커피와 와인을 마시며 앞으로 같이 써볼 것들에 대한 이야기와, 생각과 취향을 나눴다. (다시 고마워요, 거기 함께하게 해주어) 저녁에는 좋아하는 공간에서 쓰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쓰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밤에는 좋은 영화를 극장에서 혼자 봤다. 잠들기 전에는 본 영화에 대한 일기를 썼다. 그 하루에 대해 이렇게 끼적이고 있으니 오늘도 좋은 하루다. 오늘 그렇게 기록을 남겨두었다는 걸 다시 볼 수 있으니 내일도 좋은 하루일 수 있겠다. 한 시인의 말처럼 대부분의 이야기는 날씨처럼 사소하고 일상적인 것들에 있다. 정말이지 그랬다. 정말로 그렇다. * 써서보는영화 1월반도 다음주면 금세.. 더보기
2019.01.16. 01:52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각. 쓰던 손수건 하나 찾으려고 책상 위 선반 전체를 뒤적거리다 종량제 봉투 10리터짜리 하나를 거의 꽉 채울 만큼 안 쓰는 물건을 버렸다. 이걸 왜 남겨두었지 싶은 것들. 딱히 앞으로 소장해두진 않을 것 같은 옛 영화 굿즈들과 이제는 없어진 물건의 포장 봉투나 상자 같은 것들. 깊숙한 곳에 낯익은 박스 하나가 있었고 안에는 옛 편지나 엽서, 쪽지들이 있었다. 대학 신입생 OT 때 내게 써준 롤링페이퍼 속 멀어진 이름들, 대외활동을 할 때 만든 명함과 행사용 스태프 명찰, 이제는 이름만 기억하는 사람이 책 선물과 함께 보내온 손수 그린 책갈피와 엽서, 미안함을 남긴 사람의 메모, 좋은 친구가 되자며 시집이 마음에 들기를 바란다고 쓴 편지. 좋아했던 사람. 친했던 사람. 이제는 연락할 .. 더보기
다시 꺼내는 지난 끼적임들 온갖 새해들이 가득한 와중에 오늘부터는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 평소처럼의 일상을 보낼 것이므로, 지난 끼적임들을 여기쯤 다시 남겨둔다. 오늘은 극장에 가서 영화를 하나 볼 것이다. 어쨌든 우리의 세상은 그렇게 내일을 향해 흘러가고, 요동치듯 흔들리던 세계도 어느 순간에는 문득 안정을 되찾기도 할 거야. 우리가 오늘 할 수 있는 건 고요히 커피 한 잔 나누면서, 내일은 무엇을 해볼까 생각해보는 일. 옳고 그름이나 공공선의 문제를 넘어, 이곳에는 분명 변하지 않고 각별히 남아 있는 단호하고 소중한 가치들이, 저 너머의 미지의 공간으로 우리를 이끌어 줄 거야. 팍팍하지만 그저 절망만 하지 않고 분주히 살아볼 만한 값어치가 여전히 있기에. (2016.11.09.)그저 나를 잠시 스쳐가는 사람일 뿐일지라도 누군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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