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적끄적 썸네일형 리스트형 우리가 글을 쓰는 이유 - 클래스101 전체 강의의 예고편에 해당하는 인트로, 그리고 완강 축하 영상에 해당하는 아웃트로를 포함해 CLASS101+ [내 취향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문화 콘텐츠 리뷰 쓰기]의 일곱 개의 챕터에 걸친 전체 강의 영상 분량은 5시간 0분 50초다. 모든 사람과 경우와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대원칙으로서의 '글을 잘 쓰는 방법'이란 과연 있을까? 우리가 오직 생각해야 할 것은 '글을 쓰는 이유'에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것을 발견해 내거나 스스로에게 의미를 부여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이미 지치지 않고 자신만의 취향과 가치관을 발견하고 기록해 나갈 수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 처음부터 '글을 잘 쓰는 일'보다는 '쓰기를 멈추지 않는 일'에 대해 생각했고 지난 3개월 정도의 기간 동안 기획부터 촬영, 편.. 더보기 영화 '더 메뉴'(2022) (...) 영화 (2022)의 많은 요소들은 공간적 배경을 외부와 사실상 차단된 섬으로 설정한 것에서부터 가능한데, 공간만이 아니라 인물의 범주에 제약을 두는 측면에서도 이 기획은 잘 만들어졌다. (애덤 맥케이와 윌 페렐이 제작자(produced by)로 이름을 올릴 만한 기획으로 손색없다) 특히 얼핏 별 다른 특징 없어 보이는 인물들에게서 점차 드러나는 과거사와 그로부터 빚어지는 크고 작은 반전 등은 점차 층위를 높여갈수록 반전을 위한 반전 내지는 그저 결말로 향하기 위한 편의적인 전개가 되기 쉬운데 는 그것들을 대부분 피해 간다. 특히 일정한 주기로 박수를 치는 '셰프'의 행동이나 손님들을 대하는 직원들의 표정과 말투 등은 거의 아리 에스터나 조던 필 영화 속 어떤 순간들을 떠올리게 만들 만큼, 는 .. 더보기 제2의나라 '퍼플키드' 킹덤 / 서버이전 : 클로이 > 에델리안 이게 뭐라고, 온라인게임들은 제법 해봤지만 서버를 옮기는 건 저도 처음이라 떨리고 긴장되는 것도 있습니다. 저희로서도 단순히 킹덤 콘텐츠나 유물전장 참여하는 정도의 결정보다는 더 큰 일이고, 다른 분들께도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또 이게 뭐라고, 생각보다 대단한 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조금만 적응하면 새 서버에서도 그동안 그랬던 것처럼 소소하고 즐겁게 게임할 수 있을 것이고 거기서 또 새로운 분들을 만날 테니까요. 이런 큰 변화가 있으면 그것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도 어려움이 따릅니다. 그동안 몇 차례 투표도 하고 여러 경로로 의견을 받기도 했지만, 구성원 전부를 데리고 가는 것이 아니고 클로이에 남는 분도, 혹은 더 이상 게임을 하지 않는 분도 있으시기에 아쉬움도 따르고요. 저는 온라인을 오.. 더보기 마음산책 2022 겨울 특강 - 신형철 문학평론가 2022.11.17., 2022.12.01. 김혜리 기자의 가을 특강에 이어서 신형철 문학평론가와 함께한 마음산책 겨울 특강. 가을에도 그랬듯 이번에도 따로 더 생각하고 정리해두고 싶은 대목을 가득 만나 하나의 글만으로는 대신할 수 없겠어서 나는 다만 이 강의를 듣는 평일 저녁이 그렇지 않은 평일 저녁들과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생각했다. ⠀ 두 번에 걸친 강의를 듣는 2주의 기간 동안 추워진 날씨에 대해 생각했고, 두 번 다 강의 시작 전 같은 카페에 있었지만 달리 흘러나오던 음악에 대해 생각했으며(첫날에는 여러 아티스트와 장르의 곡이 섞여 나왔지만 둘째 날에는 윤하의 노래만 계속해서 나왔다), 앉았던 자리가 다르거나 강의를 마친 뒤 허기를 달래러 저녁을 먹은 곳이 다르거나 하는 것들을 생각했다. 이것들.. 더보기 그렇지 않은 모든 시간들의 의미를 새롭게 부여해주는 어떤 가을의 풍경 '한층 강하고 너그럽고, 아름답게 빛나고/ 세계는 넓어지기도/ 깊어지기도 합니다' -황인숙, 「에세이의 탄생」, 『내 삶의 예쁜 종아리』에서 (문학과지성사, 2022) ⠀ 세상의 많은 일들을 지극히 제 일처럼 느끼고 생각하는 사람. 생을 지탱할 누각을 세우고 싶어 늘 고민하고 돌아보는 사람. 연민하지 않고 나날이 기록하는 사람. 무엇이 서로를 슬프게 하고 기쁘게 하는지 다정하게 감시하는 사람. 다양한 얼굴을 마음속에 간직하는 사람. 순간이 유일한 순간일 수 있도록 마음과 감각을 다하는 사람. 다 표현할 수 없는 일들을 그저 바라보는 일로도 가능하게 하는 사람. 우리는 오늘도 실타래를 풀고 내일을 향해 나아간다. 계절이 흘러가는 느낌을 휘발되는 감각이 아니라 보존되는 기억으로 삼고, 지나간 시간들조차 오늘.. 더보기 클래스101 '넥스트101' 설명회 (CLASS101/NEXT101/CLASS101+) 클래스101에서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명회 ‘NEXT101’에 초대받아 다녀왔다. 지금까지 클래스를 개별 판매해왔던 모델에서 구독형 서비스인 ‘CLASS101+’으로의 전환을 앞두고, 그간의 경과와 계획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많은 고민과 연구가 담겨 있었고 사업적으로 큰 변화를 맞이한 배경에 대해 수긍할 수 있었다. ⠀ 혼자서 글만 쓰던 시기를 지나 몇 개의 모임과 강의들을 정기, 비정기적으로 하게 된 것이 벌써 몇 년째다. ‘작가님’, ‘크리에이터님’ 같은 호칭으로 불리는 일은 여전히 낯설지만, 평소의 생활이 어떤 경우에는 정말로 자산이자 콘텐츠가 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그러한 호칭에 익숙해져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 최근에 기획 PD님, 제작 PD님과 미팅을 했다. 평일 주말과 밤 낮 구.. 더보기 이동진의 파이아키아 - 문해력 전부터 항상 생각하던 주제이지만 새삼 혹은 특별히 인용해두고 싶어 옮겨놓는 '파이아키아' 채널 최근 영상의 몇 대목. ⠀ "소비해주는 위치에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이 상대에게 호통을 치거나 화를 낼 권리가 자동적으로 주어지는 건 아니거든요." ⠀ "어휘력의 핵심은 특정 단어를 이미 잘 알고 있어서 그걸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능력은 단어에 대한 상상력 혹은 문맥 속에서의 파악력 같은 게 더 중요한 거예요. (...) 많은 사람들이 단어에 대한 상상력과 문맥에서 파악할 수 있다는 가능성 자체에 대해서 차단하고 화를 내는 것 같아요. 저는 특정 단어를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도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고. 문제는 뭔가 하면 내가 모르는 특정 단어와 어휘, 어법을 사용하는 사람들에 .. 더보기 문해력 - 심심하다, 무료하다 최근에 소위 '문제'가 된 '심심한 사과', '무료하다' 같은 말부터 '사흘, 나흘'을 거쳐 '명징', '직조' 등에 이르기까지 여기에 대해서는 글을 쓰는 이라면 생각을 얹기 딱 좋은 주제일 텐데 나는 초연결과 파편화가 동시에 일어나는 요즘 사회에서 저 모든 게 거의 한두 가지로 귀결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문해력도 중요하고 정보를 접하는 매체와 소비패턴의 변화도 중요한 문제지만, 자신이 특정한 어휘의 특정한 의미를 모를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하지 않는 태도도, 누군가의 결함이나 약점을 찾아낼 만반의 준비가 된 듯한 공격적인 태도도 문제다. ⠀ 왜 그런 단어를 써서 이해하기 어렵게 만드는지 반문할 시간에 모르는 그 어휘를 자신의 사전에 넣을 생각과 노력부터 해야 하는데, 한 매체 기사에서는 문해력이란 표현 .. 더보기 2022 심규선 단독 콘서트 '밤의 정원' (2022.10.01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 세트리스트를 순서대로 되뇌는 것만으로 서사가 되어, 노래를 듣는 동안에도 내내 곡들의 순서를 떠올리고 더듬었다. 나를 포함한 사람들이 저마다 목록을 정리하고, 멜론이나 유튜브, 애플뮤직 등에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고 공유하는 것도 어쩌면 비슷한 마음에서 비롯할 것이다. ⠀ 믿을 수 없는 시대를 살면서 우리는 모두 어두워 잘 보이지 않고 앞길을 파악하기 힘든 순간들을 지나고 있다. 그렇지만 어떤 이는 그것을 '밤의 정원'이라 칭한다. 노래로 율동으로 매 순간 쓰고 부르며 이야기하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의 눈을 맞추고 저마다 스스로를 과소평가하거나 과대평가하지 않도록 온당한 시선으로 바라봐 준다. 3시간의 무수한 포옹이, 우리를 내내 살아 있자고 다짐하게 만들어주고 "정말로 필요한 그 모든 것들은 그대의 안에.. 더보기 황현산, 리스본행 야간열차, 다가오는 것들 "인간의 지성은 한정되고 그 수명은 짧지만, 그가 가진 기억에 의해 인간은 정신의 불멸성을 획득한다. 인간이 인간에게 바치는 사랑은 변덕스럽고 불완전하지만 스러지는 인간은 그 사랑을 가장 완전하고 가장 영원한 "형상으로 간직"해둘 수 있다. 삶은 덧없어도 그 형상과 형식은 영원하다. 그래서 한번 살았던 삶은 그것이 길건 짧건 영원한 삶이 된다." (황현산) 삶의 가까이에서 문화와 예술을 체험하고 받아들이는 매 순간 우리에게는 작품 수만큼의 언어가 생겨난다. 그 언어들은 모두 모호함과 불확실함과 경계의 영역에 있다. 그러나 그들 각자가 내포하고 있는 삶의 정수와 누군가의 역사와 길고 긴 마음들이 마치 직접 경험해본 것인 양 자리 잡고, 어느 무렵 마주하게 될 실제 인생의 모호함과 불확실함과 경계를 통과하게..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7 ···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