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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적끄적

테일러 스위프트 팬카페 fall in willow "Swear to be overdramatic and true to my lover" -Taylor Swift, 'Lover'(2019) ⠀ 1. 트위터에서 우연히 테일러 스위프트 팬카페를 연다는 소식을 접하고 거기 꼭 가야겠다고 생각한 게 한 달 전의 일이다. (카페 이름도 어쩌면 딱 '윌로우'인지!) 'fall in willow, Taylor Swift'라는 이름으로 10월 1일부터 3일까지 열린 카페에 다녀왔다. 생일은 아니었지만 같이 간 H와 이야기를 하면서 '생일카페'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을 들었고 그러자 공동의 덕질을 향유하는 이 풍경이 더 사랑스럽고 소중하게 다가왔다. 에코백이나 카디건 등 MD를 챙겨 온 사람들.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전시된 CD나 LP, 포스트카드 등에 연신 시선을 떼지 .. 더보기
"논리적인 선택은 단 하나, 전진입니다": 쓰기 시작한 이상 그는 계속 써야 한다 _ "논리적인 선택은 단 하나, 전진입니다." (Captain, there is only one logical direction in which to go: Forward!) [영화 (Please Stand By, 2017), 벤 르윈] ⠀ 다코타 패닝이 주연한 영화 (2017)는 ‘좋아하는 것에 관해 쓰는’ 영화다. 세상에, 좋아하는 것에 대한 영화도 쓰는 것에 대한 영화도 아니고 둘 다에 대한 영화라니! 자폐가 있는 ‘웬디’는 시리즈를 아주 좋아해서 그것에 관해 이야기를 상상하고 생각하고 쓴다. 우연히 본 제작사의 시나리오 공모전 포스터. 몇 날을 거쳐서 쓴 수백 장의 원고를 들고 ‘웬디’는 날이 밝기도 전 집을 홀로 나선다. (정확히는 미처 닫지 못한 문 밖으로 따라 나온 반려견 ‘피트’와 함께.).. 더보기
'편하게 말씀해주세요'는 불편합니다 첫 두 군데의 직장을 영화 마케팅 에이전시에 다니면서 '티켓 바터'라는 개념을 배웠다. 광고비를 쓰지 않고 예매권이나 시사회 초대 등 현물 혹은 그에 상응하는 것으로 온/오프라인의 다른 곳에 영화 선재나 정보를 노출시키는 형태의 제휴다. 서로의 니즈가 맞다면 각자에게 좋은 이벤트나 프로모션의 수단이 된다. 그게 기관이나 기업이 아니라 개인의 경우라면 좀 다르다. ⠀ 대학생 때 대외활동을 하면서 강연 등 여러 일로 섭외 제안을 많이 했었다. 이메일 주소 등을 찾아 '컨택'을 하고 행사를 위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은 경우 비용을 받지 않고 행사를 했다. 지금 생각하면 취지나 의사와 상관없이 그게 얼마나 다른 사람의 수고를 이용하는 일이었나 싶다. ⠀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는 일도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것이 .. 더보기
카카오뷰 콘텐츠 큐레이션 카카오에서 '카카오뷰'를 론칭했습니다. 기존에 있던 '#' 자리가 '뷰'로 바뀐 건데요. 저는 감사하게도 CBT로 조금 미리 뷰 에디터로 참여했습니다. 카카오뷰에서 에디터는 글, 음악, 영상 등 여러 콘텐츠를 주제나 분야에 따라 큐레이션하는 '보드'를 발행합니다. 그리고 그건 채널 단위로 이루어져요. 앞으로 '김동진' 채널의 보드를 통해서 그동안 제가 쓴 글을 여러 방식으로 모아볼 예정입니다. 가령 지금 발행해둔 보드 중 하나인 '덕질에 대한 영화 모음집'에는 영화 , , 리뷰와 영화 사운드트랙, 그리고 유튜브 '김성회의 G식백과' 채널의 소개 영상을 묶었어요. ⠀ 카카오톡 제 채널을 추가할 수 있는 경로는 아래 링크에도 걸어두었습니다. http://pf.kakao.com/_BxdETs 김동진 취미는 천.. 더보기
'노매드랜드' - 내 4월의 영화 4월에도 신작 영화를 많이 본 편은 아니었지만, 영화 한 편을 골라야만 한다면 내게는 확실하게 (2020)다. 그동안 인스타그램이나 브런치나 팝콘각 유튜브 등을 통해 이 영화에 대해 많이 언급해왔으니 여기선 줄여야겠지만, "기억만 하느라 인생을 다 허비한 것 같다"라는 '펀'(프랜시스 맥도먼드)의 말과, 거기에 대해 "언젠가 다시 만날 거"라고 화답해주는 '밥 웰스'의 말에 오늘도 어떤 위안을 얻었다. 분명 중요했고 각별했으나 일순간 잊고 지냈던 어떤 영화의 잔영들도, 언젠가 내게 다시 (그때와는 같지 않은 의미로) 도착해 있을 거라는 일말의 믿음 같은 것. 휘발되지 않기 위해 글을 쓰지만 어떤 것들은 지나가고 사라져 간다는 것, 그러나 그것이 어떤 의미로는 흘러가는 삶처럼 자연스러운 것이겠다고. 오늘은.. 더보기
5,000개의 에버노트 지금껏 주로 쓰고 있는 기록 도구인 ‘에버노트’의 첫 번째 노트는 2012년 7월 12일에 쓰였다. 마지막 노트는 2021년 4월 17일에 쓰이고 있다. 노트의 수가 총 5,016개를 가리키고 있으니 산술적으로는 하루 평균 1.56개의 새 노트가 만들어졌다는 뜻이다. 실질적으로 영화 기록을 처음 시작한 건 2013년 7월부터의 일이므로, 이 수치에는 약간의 부풀려짐이 있다. 게다가 다수의 노트는 별 쓸모없는 일기에 가깝거나 책에서 읽은 말들을 옮겨 담아두는 등 직접 쓰지 않은 것도 포함된다. 그렇다 해도, ‘새 노트’ 버튼을 누르는 오천 하고도 열여섯 번의 행위들이 결국 지금의 내 일부이자 어쩌면 거의 전부에 가까운 무엇이지 않을까. ⠀ 첫 번째 노트는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리더스북, 2011).. 더보기
요즘 난리라는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끼적 모든 작품을 한 가지 기준만으로 보는 일은 별로 쓸모와 의미가 없다는 쪽에 동의하는 편이라서. 가령 역사왜곡 이야기. 어떤 작품에서 어떤 특정한 장면이나 특정한 인물이 가지고 있는 행동이나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역사관이나 가치관이, 그 작품을 만든 감독이나 작가 등 제작진의 역사관이나 가치관을 대변하는가? 경우에 따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 자체가 서로의 인과관계나 상관관계를 대변하지는 못한다.이렇게 말할 수 있다. 어떤 작품이 당대의 도덕적 가치에 반하는 어떤 것을 담고 있거나 폭력적인 무언가를 담고 있으면, 그 작품은 도덕적이지 못하고 폭력적인가? 아니. 작품에 대한 해석과 평가에 있어 더 중요한 건 부분이 아니라 전체이며, 부분은 전체의 흐름과 맥락을 통해서 진짜 의미를 갖는다. 가령 한 장면은 .. 더보기
레이디 가가의 그래미 수상, 그리고 리들리 스콧 감독 신작 '하우스 오브 구찌' 촬영 시작 외 사진 1. 'Rain On Me' 뮤직비디오에서의 레이디 가가와 아리아나 그란데 사진 2. 촬영 현장에서 아담 드라이버와 레이디 가가 오늘 열린 그래미 어워즈에서 레이디 가가와 아리아나 그란데의 곡 'Rain On Me'는 여성 듀오로는 처음으로 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부문을 수상했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folklore' 역시 Album of the Year 부문에 수상했다.) 레이디 가가는 최근 리들리 스콧 감독의 신작 를 촬영 중이다. 북미 기준 11월 24일 개봉을 예정하고 있는 (2021)는 2001년 출간된 사라 게이 포든의 논픽션 를 기반으로 한 작품이다. (이 책은 이번 주 국내 번역 출간을 앞두고 있다.) 구찌 가문에서 일어났던 살인 사건을 중심으로 한 .. 더보기
드라마 제작진이 출연 배우의 죽음을 애도하는 방식: NBC 드라마 [블랙리스트] 시즌 8 (...) '글렌'과 마찬가지로 그를 연기한 클라크 미들턴 역시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로 사망했다. 드라마 속 '레이먼드'에게 그랬던 것처럼 제작진에게도 이는 갑작스러운 소식이었다. 고민이 생겼다. 그가 해고된 것으로 할까, 다른 지역으로 발령난 것으로 할까, 어디론가 여행을 떠난 것으로 할까? 제작진은 어떤 식으로든 '글렌'의 부재를 드라마 전개 속에서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메인 제작자 존 보켄캠프를 비롯한 스태프들은 결국 드라마 안에서도 그가 죽은 것으로 하여 그를 애도하기로 했다. 상술한 휴이 루이스는 [블랙리스트]의 여러 에피소드를 연출한 감독 커트 쿠엔이 마침 휴이 루이스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이었기에 섭외되었다. 클라크 미들턴은 4세 때부터 소아 특발성 관절염을 앓았지만 1983년부터 .. 더보기
나보다 근사한 영화들 기록의 대상이 될 만큼 좋았던 영화들을 찬찬히 열어 보면 거기에는 하나라도 빠져선 안 될 장면들, 그 인물이 바로 그 상황에서 반드시 해야만 한다고 믿어지는 말들, 영화가 아닌 인생의 배경음악이 될 법한 스코어들, 다른 방향과 각도와 거리에서 보는 것을 상상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카메라의 바로 그 시선 같은 게 있다. 영화와 달리 나는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하거나 별로 필요하지 않은 글을 쓰거나 생의 유한함을 잊고 게으름을 부릴 때가 많지만 영화들은 그렇지 않다. 끝나야만 하기 때문에 시작된 순간부터 한 프레임도 쉬지 않고 오직 나아간다. 가장 끄덕일 수 있는 방식으로, 혹은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있는 그 영화들은 영화가 끝나고 난 뒤의 나를 그 영화를 보기 전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도록 만든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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