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1인분 영화]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 그 세계는 누구의 자리인가(중) (2020.11.04.) (...) 대표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장면 중 하나는 휠체어를 탄 ‘앤’이 ‘사라’에 의해 침실로 들어오는 장면입니다. ‘사라’는 국방비를 늘리기 위해 세금을 증액할 것을 여왕에게 마치 명령하듯 말합니다. (“You’ll pronounce the tax in parliament, I’ll set the date.”) 물론 여왕은 전술한 여러 과거들로 인해 국정을 냉정하게 돌볼 수 없는 상태이고 ‘사라’에게 심적으로 많이 의지하고 있기도 합니다만, 그로인해 ‘사라’는 실질적인 권력을 궁에서 행사하고 있습니다. ‘사라’가 침실을 나간 직후, 영화의 카메라는 침실에 홀로 남은 ‘앤’과 침실의 풍경을 광각으로 잡습니다. 단지 홀로 남았다는 것뿐 아니라 ‘앤’을 더 외롭게 보이도록 만들기 위한 촬영 방식이죠. (.. 더보기 현대HCN 유튜브 '팝콘각'의 두 번째 녹화를 오늘 했다 현대HCN 유튜브 '팝콘각'의 두 번째 녹화를 오늘 했다. 11월의 영화 , , 에 관해 각각 이야기했다. 영상을 찍다 보면 말할 때의 몸 언어와 같은 습관이나 버릇도 보이고 직접 듣는 내 목소리와 타인이 듣는 내 목소리 사이의 차이 같은 것도 체감하게 된다. 영상 구성이나 내용, 전달력 등에 관한 여러 경로로부터의 피드백도 접했고, 12월에 개봉 예정인 영화들의 목록들을 살피며 2020년이 저물어가고 있다는 것도 생각하게 된다. 제작 여건과 일정 등을 고려해 '팝콘각' 유튜브 녹화는 한 달에 한 번 진행하고 있다. 원고를 쓰는 과정이, 촬영 전 받는 메이크업이, 진행해주시는 기자님과 영화에 대해 나누는 여러 이야기들이, 녹화와 뒷정리를 하고 난 뒤 "다음 달에 뵙겠습니다"라고 꺼내는 인사가 10월보다 .. 더보기 [1인분 영화]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 그 세계는 누구의 자리인가(상) (2020.11.02.) 영화 (2018)의 주연 배우 엠마 스톤은 “권력과 사랑을 향한 욕망은 시대의 영향을 받는다. 이 영화가 현대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현재의 감정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인간에 관한 변하지 않는 주제를 다루는 영화다. 여러모로 도전적인 작품이었다. 캐릭터 자체가 흥미로운 여정을 계속하기도 하지만 배우들 중 나 혼자 미국인이라는 사실도 흥미로운 부분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영화의 거의 모든 키워드가 다 있는 것 같군요. 영국의 여왕 앤(1665-1714) 재위 기간 중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극화한 작품 이야기는 엠마 스톤으로부터 시작해야겠습니다. 자신이 직접 말한 바와 같이 캐스팅에 있어 눈에 띄는 점은 주요 출연진 대부분이 영국 배우들인 가운데 ‘애비게일’을 연기한 엠마 스톤만 미국 배우라는 점입니다.. 더보기 [1인분 영화] ‘인터스텔라’ – 구체적인 세계의 풍경 (2020.10.30.) 8월 말 국내 개봉한 영화 (2020) 보셨나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3년 만의 신작이자 침체된 극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작품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기대가 컸던 작품입니다. 새 영화의 개봉이 줄자 거듭된 재개봉과 재상영이 이어지면서 어떤 사람들은 분명 코로나 19 때문이 아니라 ‘볼 영화가 없어서’ 극장에 가지 않는다고들 했고, 그냥 신작이 아니라 전 세계 영화 팬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는 감독의 2억 달러 제작비의 신작이 개봉한다는 소식은 극장에 가고 싶게 만들기 충분한 소식이니까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영화 중 가장 많은 제작비가 들어간 은 그러나 전작 (2017)에 비해서는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생각했을 관객들에게는 어렵고 불친절한 영화이.. 더보기 두 사람의 달리기는 어떻게 한 사람의 차지가 되는가: 한가람 감독의 영화 '아워 바디'(2018)를 다시 보다 *영화 (2018)의 스포일러가 많이 있습니다. 브런치에 쓴 글 중 일부를 옮겨둡니다. 전문은 아래 브런치 링크를 따라가시면 됩니다. (...) ‘인간의 조건으로서의 몸’을 탐구한다면 ‘자영’이 다른 이들의 몸을 바라보는 건 자신과의 비교 때문일 것이다. 동생 ‘화영’에게 교복 치마가 야하다고 농담처럼 말하는 것도 자신보다 날씬한 ‘화영’의 하체가 치마가 짧아서 잘 드러나기 때문이고, (이후 살이 빠진 것 같다는 소리를 듣지만 ‘자영’은 정작 자신의 청바지를 입지 못한다) 첫 만남부터 ‘현주’의 얼굴보다도 몸 이곳저곳을 살피는 것도 달리는 사람의 몸은 달리지 않는 자신과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는 행위로 읽힌다. 캔 맥주를 사들고 터덜터덜 계단을 오르다 중간에 멈춰 앉은 자신과, 아래로 떨어지던 캔 맥주를 .. 더보기 [1인분 영화] ‘보이후드’ – 삶은 어째서 픽션이 아닌가(하) (2020.10.28.) (...) 사람의 삶이 어차피 우주적 범주로 볼 때 한낱 먼지이자 찰나에 불과하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라, 어쩌면 살아간다는 것이 나중에 뭔가 있을 거라는 희망 아래 지속되는 게 아닐까 싶은 것입니다. 내가 앞으로 나아갈수록 누군가는 남겨지고 누군가는 떠나간다는 것. 에는 그런 대목이 많습니다. ‘올리비아’가 두 번의 재혼과 이혼을 반복하면서 ‘메이슨’과 친해졌던 이복 남매들은 물론 가족처럼 다가왔던 의붓 아빠(들)도 지나간 존재들이 됩니다. 영화에서 이들의 삶을 더는 보여주지 않지만 ‘메이슨’의 유년을 거쳐갔던 그들의 삶을 가지고도 누군가는 영화 한 편을 찍을 수도 있겠지요. (...) (2020.10.28.)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10월호 열두 번째 글은 '삶은 어째서 픽션이.. 더보기 [1인분 영화] ‘보이후드’ – 삶은 어째서 픽션이 아닌가(중) (2020.10.26.) (...) 여섯 살 ‘메이슨’에게 주어진 환경은 대략 이런 것입니다. 누나가 있고 엄마와 살고 있으며 엄마와 이혼한 아빠는 별거 중으로 가끔씩 찾아와 남매와 주말을 보냅니다. 소년은 가족과 함께 살고 학교에 다니며 이것저것을 배우고 자랍니다. 보이지 않는 사이 조금씩 좋아하는 것이 생기고 질문도 생기며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기도 해요. 이사를 다니면서 친구와 헤어지고 친구를 사귀며, 엄마의 재혼으로 이복 형제 자매가 생기기도 합니다. 의 마법은 여기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섯 살 때 엄마가 재혼을 하고 여덟 살 때 이사를 하고 열 살 때 아빠가 카메라를 사주고 열세 살쯤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는 식으로 이야기를 나열하는 게 아니라 여섯 살의 한가운데로 잠시 스며들었다가 이내 일곱 살의 어느 날로 이동해 있.. 더보기 현대HCN 유튜브 '팝콘각'에서 영화 이야기를 합니다. (영화리뷰/가이드 리뷰/스포일러 없음) 현대HCN에서 새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팝콘각'을 통해 영화리뷰 콘텐츠를 매주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일러 없이 관람 전 관객을 대상으로 적당히 가볍고 알맞은 TMI(?)로 채우는 영상이며 저는 패널로 계속 출연합니다. 이번 첫 번째 영상은 신정원 감독의 , 다음 영상은 에단 호크 주연의 , 그 다음 영상은 릴리 제임스 주연의 를 다뤄요. 그냥 '팝콘각'으로만 검색하면 아직 잘 안 나올 수 있어서, 채널명으로 '팝콘각'을 검색하거나, 아니면 제 프로필에 걸어둔 링크를 보셔도 되겠습니다. 새로 시작한 채널이라 개선할 만한 점들이 여러모로 보일 것입니다. 당분간 고정으로 계속 녹화하지만 오래 진행할 수 있도록 힘을 주세요. :) https://www.youtube.com/watch?v=hVyDeQ.. 더보기 엘리자 스캔런 주연의 영화 '베이비티스'(2019) 단지 어떤 빛나는 날에. ((2019)에서 '베스' 역을 맡았던) 엘리자 스캔런이 주연한 (2019)는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시한부 삶을 사는 10대 주인공의 로맨스'의 전형을 상당 부분 벗어나는 작품이다. '사랑'이나 '우정'과 같은 몇 개의 단어로 정의될 수 없는 '밀라'의 입체적이고 변화무쌍한 감정을 엘리자 스캔런의 연기는 물론이고 연출과 각색, 촬영, 편집, 음악 등의 각 요소들이 알맞게 살려낸다. 동시에 그를 지켜보는 가족들의 무너져가는 마음, 이를테면 딸이 곧 세상을 떠날 거라는 것을 아는 데에서 오는 마음까지 놓치지 않는다. 그런 슬픔을, 그런 고통을, 동시에 그들 가운데 숨어 있는 '오늘도 빛나는 날'('Just Another Diamond Day', 삽입곡인 Vashti Bunyan의 .. 더보기 [1인분 영화] ‘보이후드’ – 삶은 어째서 픽션이 아닌가(상) (2020.10.23.) (...) 픽션과 픽션이 아닌 것의 차이와 그 관계에 대해 생각하기 위해 한 편의 영화를 언급해야 한다면 (2014)야말로 가장 적합한 예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영화가 시간을 다루는 방식에 관해 매 작품마다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영화이기 때문이겠지만,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한번 이렇게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같은 배우들을 데려와 매년 조금씩 찍어서 12년에 걸쳐 완성한 영화. 의 시나리오는 매년 조금씩, 그것도 촬영을 앞두고 그에 임박해서 쓰였습니다. 내년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상태로요. 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극영화입니다. 일반적인 극영화는 짜인 각본에 따라 만들어지므로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그것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알고 있습니다. 극단적인 예.. 더보기 이전 1 ··· 31 32 33 34 35 36 37 ··· 7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