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김동진의 영화의 일기'를 시작했다. 거의 3주 전에 받았지만 오늘부터 개시. 일기의 성격으로 쓰는 노트는 따로 있고 일정 정리용으로 쓰는 플래너가 또 따로 있으니, 2019년 스타벅스 노랑 플래너의 내 쓰임새는 이를테면 '김동진의 영화의 일기' 같은 것이겠다. 각 색상별 내지들을 주욱 살펴봤지만 이 노랑색이 일자별로 쓸 수 있는 영역이 가장 많이 할애돼 있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일기처럼 써내려갈 영화의 기록들. 영화를 안 본 날에는 그 전날에 본 영화를 더 생각하면 되는 거고. (2019.01.01.) 1월 1일, https://brunch.co.kr/@cosmos-j/387 더보기 다시 꺼내는 지난 끼적임들 온갖 새해들이 가득한 와중에 오늘부터는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 평소처럼의 일상을 보낼 것이므로, 지난 끼적임들을 여기쯤 다시 남겨둔다. 오늘은 극장에 가서 영화를 하나 볼 것이다. 어쨌든 우리의 세상은 그렇게 내일을 향해 흘러가고, 요동치듯 흔들리던 세계도 어느 순간에는 문득 안정을 되찾기도 할 거야. 우리가 오늘 할 수 있는 건 고요히 커피 한 잔 나누면서, 내일은 무엇을 해볼까 생각해보는 일. 옳고 그름이나 공공선의 문제를 넘어, 이곳에는 분명 변하지 않고 각별히 남아 있는 단호하고 소중한 가치들이, 저 너머의 미지의 공간으로 우리를 이끌어 줄 거야. 팍팍하지만 그저 절망만 하지 않고 분주히 살아볼 만한 값어치가 여전히 있기에. (2016.11.09.)그저 나를 잠시 스쳐가는 사람일 뿐일지라도 누군가.. 더보기 2018년의 기록들, 그리고 2018년의 기록들. (사진은 인스타그램에 몇 개 올려뒀으므로 생략)1.내 사진: 12월 19일, 망원동에서. 본인 사진이 많이 없는 편인 데다 자연스러운 대화와 응시의 순간이라 더 마음에 든다. 현재 카톡 프사.2.영화: . 시나리오를 찾아 정독하고 블루레이를 국내 출시도 되기 전에 북미판을 구입하게 만든, 과 두 개의 탑이지만 올해 단 하나의 영화를 고른다면 이것.3.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넷플릭스 덕분이었지만, 오랜만에 다시 한국 드라마들을 찾아보게 만든 최고의 웰메이드 작품.4.여행: 9월 3-5일, 제주. 가을 바다의 행복, 바다부터 숙소, 걸음한 장소들 모두 좋지 않은 것이 없었다. 뉴욕만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사랑하게 된 곳. 와중에 11월에 하룻밤 더 갔다.5.음악: 심규선의 모든 노.. 더보기 더 이상 당신에 대해 쓰지 않겠다 '더 좋은 사람 만나'라는 말에는 '자신보다'라는 단서를 붙인다 한들 스스로가 그렇게 좋은 사람은 아니었을지 모른다는 단서가 섞여 있겠다 생각하는 쪽이다. 나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말은 곧 내가 당신에게 정확히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는 얘기. 그래서 나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고맙다고 했고, 잘 가라고 했고, 손을 흔들었다. 커피 얼룩이 묻은 채 거의 빈 머그, "잠시 후 도착 버스는..." 안내가 쉴 틈 없이 들리던 버스 정류장, 버스가 완전히 정차하기 전에 그 버스에 다가서던 사람들, 그리고 당신까지. 어떤 기억은 생생한 풍경으로 남아서 소환되곤 한다. 추위를 많이 타니까, 아프지 말라고 했고, 당신의 말은 "치, 그런 말을 마지막으로 하다니. 나쁘다." 같은 것이었다. 웃어보였던가. 그.. 더보기 김금희 소설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오픈한 지 그리 오래지 않은 서울 도심의 어떤 서점에서, 김금희 작가의 이 책이 소설이 아니라 에세이로 분류되는 매대에 꽂혀 있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잘못 분류된 것이겠지만, 소설도 읽다 보면 픽션임을 알면서도 너무 자신의 이야기 같아서, 혹은 바로 제 마음속에 있거나 있었던 특정한 어떤 이를 떠올리게 만들어서 펼쳐진 책에 가만히 손을 얹었던 적이 누군가 한 번쯤은 있겠죠. 그러면 그 소설은 제게는 에세이가 되기도 하는 것일 겁니다. 무엇인가 혹은 누군가에 대해, 단 한 번이라도 아주 오래 생각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요."제가 가졌던 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결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라는 좋아하는 문장이 책을 읽는 내내 맴돌았습니다. 과거의 일을 오래 생각하는 사람은 단.. 더보기 영화 평점에 관한 끼적임 영화 평점에 관한 끼적임_'왓챠'나 '키노라이츠' 같은 플랫폼에 기록 용도로 남기는 것 외에는, 글을 쓸 때 평점 혹은 별점을 대부분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종종 언급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나 어떤 영화에 대하여 그 영화의 감상이나 만족도를 '몇 점 짜리 영화'로 단순화시키고 싶지 않은 것이 첫 번째 이유겠으며, 점수화 내지는 객관화한다는 것에 관하여 다소간 오해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여기서는 별 다섯 개 대신 10점 만점을 기준으로 하죠. 먼저 제가 A라는 영화에 대해 7점을 주었고, B라는 다른 영화에 대해서도 7점을 주었다고 해봅시다. 점수 자체를 보면 같은 수치겠지만 이것이 A와 B 두 영화에 대해 제가 똑같은 수준의 재미 혹은 만족감을 느꼈다는 의미가 되지는 않습니다. 이것은 단지 .. 더보기 알폰소 쿠아론 감독 영화 '로마'(2018)(넷플릭스) 좋은 이야기는 원대한 표현이기에 앞서 내밀한 대화로 존재한다. 이런 불완전한 세상 속에서도 영화는 삶이 그래도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믿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행복이 영화에만 있지는 않다고 믿으면서. 좋은 영화를 보면 그게 영화라는 게 고마워서 그걸 이 세상에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게도 고마워진다. 어쩌면 영화는 사람이 하는 만큼보다 더 세상을 사랑하는 게 틀림없다. 별 수 없이 그런 영화와 사랑에 빠지는 것이고, 영화를 보는 이유는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기 위해서겠다. 결말이 존재한다는 걸 아는 이야기가 끝나고 나서도 그토록 끝나지 않은 채 살아있으니, 그러니 나도 살아야겠다 생각하면서. (Amor.) 더보기 연말의 우리들, 박준의 시를 떠올리며 눈은 다시 내리고나는 쌀을 씻으려며칠 만에 집의 불을 켭니다 섣달이면 기흥에서영아가 올라온다고 했습니다모처럼 얻는 휴가를서울에서 보내고 싶다는 것입니다 지난달에는 잔업이 많았고지지난달에는 함께 일하다죽은 이의 장례를 치르느라서울 구경도 오랜만일 것입니다 쌀은 평소보다 조금만 씻습니다 묵은해의 끝, 지금 내리는 이 눈도머지않아 낡음을 내보이겠지만영아가 오면 뜨거운 밥을새로 지어 먹일 것입니다 언 손이 녹기도 전에문득 서럽거나무서운 마음이 들기도 전에 우리는 밥에 숨을 불어가며세상모르고 먹을 것입니다 (박준, '좋은 세상',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에서) *계절이라면 몰라도 날짜나 요일에 대해서라면 비교적 둔감하려 노력하는 편인 나 같은 사람도 '연말이구나' 하고 느낄 수 있는 시간과 장소.. 더보기 새해를 맞이하며 미리 써둔 끼적임_인스타그램을 생각하며. 새해를 맞이하며 미리 써둔 이야기 _ 미안한 말일 수 있으나 전에는 '잘 보고 있어요' 같은 말이 무성의하다고 생각했다. 뭘 어떻게 보았고 무슨 생각을 하거나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가 담겨 있지 않으니 하지 않는 것만 못한 기계적인 리액션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조금 돌아보면 보았고 읽었다는 사실 자체를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큰 역할이 있겠다 여기게 되었다. 그러지 않는다면 읽는 건지 염탐을 하는 건지 읽었지만 별로였는지 읽을 마음이 없는지 어떤지 등등 알 길이 결코 없으니까. 언젠가 오프라인에서, 나의 글에 그 어떤 반응 한 번도 한 적 없는 사람이 '잘 읽고 있습니다'라고 했을 때의 그 멋쩍은 기분을 아직 기억한다. 그에게는 진심이기도 했을 테지만 내게는 그게 인사치레를 넘어서는 의미로는 느껴지지 않았기 .. 더보기 다큐멘터리 영화 '인생 후르츠' 영화로 비춰지는 츠바타 슈이치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철학을 가족과 지역 사회가 공감하고 함께하게 만들면서 그 자신은 프로젝트가 일정 궤도에 오르면 전면에 나서거나 스스로를 부각시키지 않는 사람이었다. 의 내레이션 역시 그 역할을 담당하는데, 키키 키린의 목소리를 빌리고도 영화의 내레이션은 스스로 서술자가 되거나 작품에 개입하는 일이 없다. 간단한 메시지를 알맞은 리듬으로 반복하거나, 혹은 이야기가 끝나고서야 스스로의 어조를 변화시킨다."바람이 불면 낙엽이 떨어진다. 낙엽이 떨어지면 땅이 비옥해진다. 땅이 비옥해지면 열매가 여문다. 차근차근 천천히." (키키 키린의 내레이션)보기 전에는 간단하지만 일면 추상적으로 다가왔던 '인생 후르츠'라는 제목은 작품을 보고 나면 그보다 완전히 이 다큐멘터리를 표현할 말.. 더보기 이전 1 ··· 64 65 66 67 68 69 70 ··· 7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