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썸네일형 리스트형 [1인분 영화]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 영원성이라는 굴레(중) (2020.11.18.) (...) '이브'가 디트로이트행 비행기를 타기 전에 잠시 지나가는 재미난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골목길을 걸어 당도한 어느 카페에서 '이브'는 '크리스토퍼 말로'라는 이름을 가진 노인과 대화를 합니다. 그런데 크리스토퍼 말로는 1593년에 세상을 떠난 영국의 극작가이거든요. 그 역시 뱀파이어라는 암시를 슬쩍 넣어둔 것입니다. (그는 어디 가서 자기 이름을 함부로 말하지 말라는 이야길 하기도 해요) 영화 에서 활용되는 '뱀파이어'라는 캐릭터 설정은 이렇듯 (...) (2020.11.18.)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11월호 여덟 번째 글은 '영원성이라는 굴레'(중)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3)에 관해 이전 글과 이어서 썼다. 글 전문은 구독자 이메일을 통해서. 더보기 [1인분 영화]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 영원성이라는 굴레(상) (2020.11.16.) (... ) 길어야 100년 정도를 사는 사람과 수 천 년을 살아도 죽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각각 있다면, 각자 시간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다를 겁니다. 죽지 않고 계속해서 살 수 있다는 건 유한성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거의 모든 인간이 갖는 환상 같은 것이지만, 막상 실제로 그렇게 된다면 일단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이 곁을 떠나는 걸 수없이 지켜봐야 하고 언젠가 죽을 수 있다는 것에서 오는 절박함이나 삶의 유한성에서 오는 소중한 가치들이 옅어집니다. 물론 뱀파이어는 주기적으로 피를 먹어야 살 수 있으니 그 자체로 불멸의 존재는 아니지만요. 살아있다는 것이 절실하지 않으니 나태해질 것이고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 여러 요소들의 의미도 다르게 다가올 것입니다. 예를 들면, 문화와 예술 같은 것. (..... 더보기 [1인분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 실제의 삶과 회고된 삶의 사이(하) (2020.11.13.) (...) 당연히 ‘파비안느’는 연기를 하는 내내, 시나리오 리딩을 하고 촬영 현장에 머물고 촬영 현장 바깥에서 영화에 대해 생각하는 내내 ‘사라’에 관해 떠올렸을 겁니다. ‘파비안느’는 종종 몰입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정해진 대사를 읽지 않고 애드리브를 하는 등 수십 년의 경험을 통해 관록이 쌓일 대로 쌓인 이른바 대배우의 모습과는 다른 면모를 드러내는데요, 그 자체가 ‘사라’에 관해 가지고 있는 그의 복잡한 기억과 생각들을 상대 배우이자 극중 자신의 엄마 역을 맡은 ‘마농’을 보는 내내 떨쳐내지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 (2020.11.13.)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11월호 여섯 번째 글은 '실제의 삶과 회고된 삶의 사이'(하)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9).. 더보기 [1인분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 실제의 삶과 회고된 삶의 사이(중) (2020.11.11.) (...) 그러니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이라는 건 그 한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과 그의 주변 모든 사람들 간의 관계 속에서 살펴볼 수 있는 서로 간의 영향, 그리고 우리의 기억이 완벽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해 말하는 것입니다. 가량 지금 그 SF 영화를 찍고 있는 촬영소(스튜디오)를 어릴 때 이후 오랜만에 들른 ‘뤼미르’는 “여기가 원래 이렇게 작은 곳이었나”라고 반응하는데 옆에서 ‘파비안느’는 “그게 아니라 네가 자란 거야.”라고 말해요. (...) (2020.11.11.)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11월호 다섯 번째 글은 '실제의 삶과 회고된 삶의 사이'(중)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9)에 관해 썼다. 글 전문은 구독자 이메일을 통해서. 더보기 [1인분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 실제의 삶과 회고된 삶의 사이(상) (2020.11.09.) 이 영화에 대해 말하기에 앞서 우선 생각나는 작품은 자크 드미 감독의 (1964)입니다. 프랑스 영화라는 점과 까뜨린느 드뇌브의 주연작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제게 고전의 반열에 오른 작품을 볼 때 다가오는 것들 중 하나는 자연히, 영화에서 만나는 배우의 당시 모습과 현재 모습의 차이입니다. 1943년생인 까뜨린느 드뇌브는 20대 초반에 출연한 때의 모습과 70대 중반이 된 해에 출연한 (2019)에서 전혀 다른 인물처럼 보여요. 각각의 캐릭터를 연기한 한 배우의 나이가 들었기 때문이 아니라, 캐릭터 자체가 지닌 성격과 특징 면에서 그렇게 생각됩니다. 이제 막 세상 밖으로 나오려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람, 그리고 여전히 아름답지만 어른의 삶에 관록 있게 무뎌지고 여러 주름들을 겪어낸 사람. (...) (2.. 더보기 [1인분 영화]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 그 세계는 누구의 자리인가(하) (2020.11.06.) (...) 이 장면은 얼마 후 펼쳐지는 같은 장소에서의 또 다른 장면과 연결됩니다. 어느 정도 여왕의 눈에 들기 시작한 ‘애비게일’과, 그가 자신과 여왕의 사이에 끼어드는 듯한 예감을 갖고 있는 ‘사라’가 함께 후원에서 비둘기 사격을 하는 중 ‘애비게일’이 쏜 총에 비둘기가 맞고 그 피가 ‘사라’의 얼굴에 튑니다. 앞서 탄환 없이 발사된 총성을 듣고 소스라치게 놀랐던 ‘애비게일’은 이번에는 ‘사라’의 얼굴에 피가 튀든 말든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습니다. 곧이어 여왕이 보낸 남자 하인이 나타나고 ‘사라’는 자기를 찾는 줄 알고 금방 가겠다고 하지만 그때 여왕이 찾은 것은 ‘사라’가 아니라 ‘애비게일’이었던 것. (...) (2020.11.06.)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11월호 세 번.. 더보기 [1인분 영화]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 그 세계는 누구의 자리인가(중) (2020.11.04.) (...) 대표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장면 중 하나는 휠체어를 탄 ‘앤’이 ‘사라’에 의해 침실로 들어오는 장면입니다. ‘사라’는 국방비를 늘리기 위해 세금을 증액할 것을 여왕에게 마치 명령하듯 말합니다. (“You’ll pronounce the tax in parliament, I’ll set the date.”) 물론 여왕은 전술한 여러 과거들로 인해 국정을 냉정하게 돌볼 수 없는 상태이고 ‘사라’에게 심적으로 많이 의지하고 있기도 합니다만, 그로인해 ‘사라’는 실질적인 권력을 궁에서 행사하고 있습니다. ‘사라’가 침실을 나간 직후, 영화의 카메라는 침실에 홀로 남은 ‘앤’과 침실의 풍경을 광각으로 잡습니다. 단지 홀로 남았다는 것뿐 아니라 ‘앤’을 더 외롭게 보이도록 만들기 위한 촬영 방식이죠. (.. 더보기 [1인분 영화]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 그 세계는 누구의 자리인가(상) (2020.11.02.) 영화 (2018)의 주연 배우 엠마 스톤은 “권력과 사랑을 향한 욕망은 시대의 영향을 받는다. 이 영화가 현대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현재의 감정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인간에 관한 변하지 않는 주제를 다루는 영화다. 여러모로 도전적인 작품이었다. 캐릭터 자체가 흥미로운 여정을 계속하기도 하지만 배우들 중 나 혼자 미국인이라는 사실도 흥미로운 부분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영화의 거의 모든 키워드가 다 있는 것 같군요. 영국의 여왕 앤(1665-1714) 재위 기간 중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극화한 작품 이야기는 엠마 스톤으로부터 시작해야겠습니다. 자신이 직접 말한 바와 같이 캐스팅에 있어 눈에 띄는 점은 주요 출연진 대부분이 영국 배우들인 가운데 ‘애비게일’을 연기한 엠마 스톤만 미국 배우라는 점입니다.. 더보기 [1인분 영화] ‘인터스텔라’ – 구체적인 세계의 풍경 (2020.10.30.) 8월 말 국내 개봉한 영화 (2020) 보셨나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3년 만의 신작이자 침체된 극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작품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기대가 컸던 작품입니다. 새 영화의 개봉이 줄자 거듭된 재개봉과 재상영이 이어지면서 어떤 사람들은 분명 코로나 19 때문이 아니라 ‘볼 영화가 없어서’ 극장에 가지 않는다고들 했고, 그냥 신작이 아니라 전 세계 영화 팬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는 감독의 2억 달러 제작비의 신작이 개봉한다는 소식은 극장에 가고 싶게 만들기 충분한 소식이니까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영화 중 가장 많은 제작비가 들어간 은 그러나 전작 (2017)에 비해서는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생각했을 관객들에게는 어렵고 불친절한 영화이.. 더보기 [1인분 영화] ‘보이후드’ – 삶은 어째서 픽션이 아닌가(하) (2020.10.28.) (...) 사람의 삶이 어차피 우주적 범주로 볼 때 한낱 먼지이자 찰나에 불과하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라, 어쩌면 살아간다는 것이 나중에 뭔가 있을 거라는 희망 아래 지속되는 게 아닐까 싶은 것입니다. 내가 앞으로 나아갈수록 누군가는 남겨지고 누군가는 떠나간다는 것. 에는 그런 대목이 많습니다. ‘올리비아’가 두 번의 재혼과 이혼을 반복하면서 ‘메이슨’과 친해졌던 이복 남매들은 물론 가족처럼 다가왔던 의붓 아빠(들)도 지나간 존재들이 됩니다. 영화에서 이들의 삶을 더는 보여주지 않지만 ‘메이슨’의 유년을 거쳐갔던 그들의 삶을 가지고도 누군가는 영화 한 편을 찍을 수도 있겠지요. (...) (2020.10.28.)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10월호 열두 번째 글은 '삶은 어째서 픽션이.. 더보기 이전 1 ··· 3 4 5 6 7 8 9 ··· 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