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썸네일형 리스트형 [1인분 영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 소외받은 자들의 연대기(중) (2020.10.05.) (...) 1973년의 ‘프로페서 X’는 어떤 일로 인해 텔레파시 능력을 쓸 수 없는 상황에 있고 ‘매그니토’ 역시 JFK 암살 사건에 연루되어 펜타곤에 수감되어 있는 상황. 미래에서 왔기 때문에 다른 ‘엑스맨’들의 존재를 알고 있는 ‘울버린’은 전화번호부를 활용해 남들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퀵실버’(에반 피터스)를 찾습니다. 2023년의 전투에서도 ‘매그니토’가 자력으로 비행선을 이동시키고 그것을 ‘스톰’(할리 베리)이 번개 공격을 통해 폭파시킴으로써 밀려오는 ‘센티넬’들에게 피해를 주는 등 팀플레이가 액션의 핵심을 이룹니다. 자신이 가진 유전자, 곧 정체성으로 인해 차별을 넘어 제거의 대상이 되어야 했던 ‘엑스맨’들은 과거에서나 미래에서나 서로의 옆과 뒤를 함께하고 공동의 위협에 맞섭니다.. 더보기 [1인분 영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 소외받은 자들의 연대기(상) (2020.10.02.) (...) 가 개봉 전부터 기대가 컸던 이유 역시 이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시리즈 복귀작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2편도 성공시켰지만 (2006) 연출을 위해 3편 ‘최후의 전쟁’에서는 하차했고, 결국 다른 감독이 투입된 3편은 제작비 대비 그럭저럭 흥행하기는 했지만 전작을 전혀 계승하지 못하고 흔한 블록버스터 영화로 전락해 혹평을 면치 못했습니다. 이후 스핀오프로 만들어진 ‘울버린’ 시리즈도 마찬가지였고, 결국 매튜 본 감독의 (2011)가 프리퀄 성격으로 만들어져 평단의 좋은 반응을 얻기 전까지는 시리즈의 미래는 불투명해보였습니다. (...) (2020.10.02.)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10월호의 첫 번째 글은 '소외받은 자들의 연대기'(상)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4)에 관.. 더보기 [1인분 영화] ‘버드 박스’ – 희망을 잃은 세상에서 (2020.09.30.) (...) 5년의 시간 동안 '맬러리'는 살아있음의 희망 같은 건 완전히 소진해버린 듯 오로지 '생존'을 위한 갖가지 요령들만을 습득했습니다. 아이들이 금방 죽기라도 할 것이라 생각했는지 그들은 이름도 '보이'와 '걸'입니다.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꿈과 동화보다 눈가리개를 언제 벗을 수 있는지, 집 바깥에는 무엇이 있는지를 주입받아왔습니다. '맬러리'는 그래서 세상 어딘가에 생존자들이 더 있고 '그것'에 맞설 수 있다고 믿는 '톰'(트레반테 로즈)과 의견 충돌을 빚기도 해요. 몇 번의 위기를 넘기며 가까스로 몇 해를 생존했지만 식량을 구할 수 있는 곳도 점점 줄어들고 심지어 '그것'을 봐도 자살하지 않는 어떤 정신이상자 무리들은 오히려 다른 사람들에게 강제로 눈을 뜨게 하고 '그것'을 보게 만들기도 합.. 더보기 [1인분 영화] ‘어드리프트: 우리가 함께한 바다’ – 보이지 않지만 거기 있는 것(하) (2020.09.28.) (...) "스토리가 누군가에게 스토리텔링 될 수 있는 건, 사람이 보이지 않는 것을 믿을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 그것은 생명을 앗아가는 재난을 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에게도 그것이 거기 있었다는 생동감을 줍니다. 어떤 경험은 찰나일지라도 평생을 바꿔버릴 수 있습니다. 태미 올드햄 애쉬크래프트는 지금도 항해를 계속하고 있다고 해요. 어디선가 또 다시 폭풍을 만날지도 모르죠. 그러나, 이미 허리케인으로부터 살아남은 적 있는 태미는 세상 누구보다 강인한 선장이나 삶의 항해자가 되어 있을 겁니다." (...) (2020.09.28.)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9월호 열두 번째 글은 '보이지 않지만 거기 있는 것'(하)이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8)에 관해 앞선.. 더보기 [1인분 영화] ‘어드리프트: 우리가 함께한 바다’ – 보이지 않지만 거기 있는 것(중) (2020.09.25.) (...) 재난 상황을 묘사하는 방식으로는 흔치 않게 기억 속 지난 일상의 단면들이 현재에 빈번하게 개입하도록 이야기를 구성한 건 가 그만큼 실존 인물이 겪은 이야기에서 감정을 제대로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는 뜻입니다. ‘태미’가 정말 ‘리처드’가 바로 옆에서 조언해주듯이 그의 음성을 떠올리며 삶의 의지를 다잡았고 결정적인 순간들마다 5개월 전 과거의 나날들을 회상했기 때문에, 영화 역시 표류기와 로맨스를 기계적으로 교차해놓은 게 아니라 각색의 과정에서 그 점을 고스란히 구현한 것이죠. (...)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9월호 열한 번째 글은 '보이지 않지만 거기 있는 것'(중)이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8)에 관해 앞선 글과 이어서 썼다. 전문은 구독자 이메일에서. 10월호 구.. 더보기 [1인분 영화] ‘어드리프트: 우리가 함께한 바다’ – 보이지 않지만 거기 있는 것(상) (2020.09.23.) (...) 요트를 타고 수천 킬로미터를 항해하는 이 이야기의 큰 줄기를 관객은 처음부터 이미 아는 채로 영화를 함께하게 됩니다. 사방을 둘러봐도 아무런 생명의 흔적이나 붙잡을 무언가도 보이지 않고 저 수평선 너머엔 오직 구름 낀 하늘 밖에 존재하지 않을 때, 그 사람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는 영화의 실제 주인공 태미가 직접 쓴 회고록을 기반으로 하여 5년여의 시나리오 작업을 거쳐 탄생한 작품입니다. (...)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9월호 열 번째 글은 '보이지 않지만 거기 있는 것'(상)이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8)에 관해 썼다. 전문은 구독자 이메일에서. 10월호 구독자 모집은 9월 30일까지 열려 있다. (링크) 더보기 [1인분 영화] ‘그래비티’ – 살아있음의 아이러니(하) (2020.09.21.) (...) ‘라이언’은 소유즈의 연료가 이미 다 되었지만 다시 발진할 수 있는 어떤 방법을 떠올립니다. 물론 이것으로 곧장 지구에 돌아가는 건 아니고, ‘텐궁’이라는 중국 정거장의 소형 우주선을 찾아 그것을 움직여야 하니 거기서는 또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라이언’은 다시 한번 의욕을 갖습니다. 이제 이 고난의 여정이 어떻게 될지는 ‘맷’의 말처럼 ‘라이언’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선내의 여러 버튼들을 차근차근 다시 조작해보면서, ‘라이언’은 이렇게 스스로에게 말합니다. “이제 운전은 그만 할래, 집에 가는 거야. 멋진 모험담을 들려주든지 10분 안에 불타 죽든지 밑져야 본전이겠지만 어느 쪽이든 아주 엄청난 여행이 될 거야.” (...)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9월호 아홉 .. 더보기 [1인분 영화] ‘그래비티’ – 살아있음의 아이러니(중) (2020.09.18.) (...) 아무 의미도 효과도 없어보이지만 그 ‘아무런 말’이 이상하게 힘이 되는 순간을 혹시 경험해보셨는지요. 당장 힘이 되지는 않더라도 마음을 고쳐먹고 무슨 행동에 나서게 하거나 적어도 그럴 의지가 되살아나게 하는 말. “힘내”라거나 “할 수 있어”라거나. 이런 말은 스스로 중얼거리는 것보다 누군가 자신에게 해줄 때 더 영향력을 갖습니다. 적어도 영화 는 그렇게 말해주고 있어요. 이 세상에서 나를 살아있게 해주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느꼈을 때, 정말로 죽기 직전이어서 마지막을 예감하는 어떤 상황에서 자신과 누군가 여전히 ‘연결’ 되어있다는 그 관계의 실감은 사람을 살게 해줄 수도 있다는 것을요. (...)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9월호 여덟 번째 글은 '살아있음의 아이러니'.. 더보기 [1인분 영화] ‘그래비티’ – 살아있음의 아이러니(상) (2020.09.16.) (...) 왜 우주에 왔냐는 ‘맷’의 물음에 ‘라이언은 “소음이 없어서”라고 답합니다. 아무런 소리가 없는 공간이라는 게 좋아서 왔다고. 불의의 사고로 어린 딸이 허무하게 세상을 떠난 뒤, ‘라이언’은 삶의 의지를 잃은 채였습니다. 일을 마치고 나면 아무 멘트가 없는 아무 라디오 채널이나 튼 채 목적지 없이 드라이브를 했고 특별히 누군가와 친밀한 관계를 맺지도 않은 채 공허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라이언’이, 초유의 재난을 만나자 지구로 돌아갈 수 있을지 당장 생존의 가능성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태에 놓입니다. 소음이 없어서 우주에 오길 택했지만 그 소음 없는 공간이 주는 무력감과 막막함은 오히려 주인공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가 됩니다. 이 아이러니에 관해 더 생각해보기로 합니다. (...) 이메일 영화.. 더보기 [1인분 영화] ‘월드워Z’ – 밤에도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하) (2020.09.14.) (...) 전 지구적인 재난 상황으로서 좀비가 창궐한다면 우리가 과연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하는 주제는 대자본이 담긴 블록버스터로서 상업성에 충실한 가운데서도 분명 소비적인 오락 영화에만 그치지는 않는 면이 있겠습니다. 막연히 ‘여름쯤 되면 괜찮아지겠지’ 생각했던 코로나19 상황은 오히려 더 나빠졌습니다. 자영업과 같이 직접적으로 타격이 큰 분야에 계신 분들의 고충을 미처 헤아릴 길이 없지만, 모두에게 힘든 시절일 거예요. 어쩌면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모두의 삶의 방식을 뒤바꿔버릴 만큼 그 파장이 길고 깊은 것일지도 모르겠고요.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로 유명한 김영민 교수의 또 다른 책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에는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텍스트를 읽음을 통해서 우리가.. 더보기 이전 1 ··· 5 6 7 8 9 10 11 ··· 27 다음